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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후드티 소년 ㅣ 북멘토 가치동화 6
이병승 지음, 이담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13년 3월
평점 :
"다들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니까 그런 끔찍한 일을 저지르는 거야.
잘 모르는 사람이니까 흑인을 잡아다 노예로 부렸겠지.
소, 돼지 취급하면서 채찍으로 때렸겠지.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니까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사람을 집어넣고 독가스를 뿌렸을 테고...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니까 피부색만 보고 무시하고 차별을 했겠지.
맞아, 그게 이유야.
나는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니까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나도 다들 그냥 그런가 보다 하는거야."
니콜은 말하면서 점점 화가 나고 흥분이 되어 목소리가 커졌다.
p. 150
북멘토 가치동화 6
후드티를 좋아하세요? 네, 전 좋아합니다.
체격이 좋아서 헐렁한 후드티를 즐겨입는 편입니다. 그렇지 않은 분들도 많으시겠죠.
저와 취향이 다르니깐 뭐 좋아하고, 싫어한다는 것에 아무 문제 없겠죠.
그런데 '나와 다르다'라는 것으로 세상엔 참 많은 문제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도 알고 계시죠.
<검은 후드티 소년>은 '나와 다르다'는 것을 부정하는 이야기입니다.
작년 조간신문을 읽다 저두 이 사건을 접했지요. 후드티의 모자를 쓴 검은피부 소년의 모습을요.
백인우월주의자의 총에 힘없이 쓰러진 소년의 이야기를 읽으며 '왜? 후드티를 입었다고?'
'미국 갈때는 후드티는 입고가면 안되겠다' 뭐 이런 생각까지 한 기억이 납니다.
동화는 입양된 한국아이 '제이', 흑인 여자아이 '니콜', 늘 이 아이들을 괴롭히는 백인'제이', 죽은 '마틴'이 중심으로 등장합니다. 마틴은 부모님이 헤어져 살지만, 책을 좋아하고, 백인 여자 친구를 사랑하며, 정의를 믿는 친구입니다. 그런 마틴을 절친한 벗으로 생각하는 제이는 엄마가 돌아가신 후, 실의에 빠진 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죠. 백인사회에서 흑인으로 동양인으로 살아가는 인종차별을 아이들의 시선으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마틴은 혼자 살고 있는 아버지와 하루를 보내다 저녁무렵, 사탕를 사러 나갔다 백인 자경단장 조지 짐머만이 쏜 총에 사살됩니다. 그러나 '스탠드 유어 그라운드 법'으로 정당방위라며, 짐머만은 무혐으로 석방됩니다. 신고를 받은 911 상담원도 경찰관도, 목격자인 할머니도 그 사건을 형식적으로 덮었습니다. 숱한 사건 중 하나일 뿐이라며.
제이는 니콜과 하비를 끌고 사건을 파헤쳐 나갑니다.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고,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애씁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현실적인 두려움과 깊은 편견의 벽을 발견하고는 거리로 나섰습니다. "정의가 없다면 평화도 없다" 그것이 시발점이 되어서 미국전역에 '백만 후디스 운동'으로 반향을 이르킵니다.
모른척했던 할머니도 증언을 하고, 상담원과 경찰관도 그 사건에 대해 새롭게 진술합니다. 작품은 사실을 바탕으로 한 동화입니다. 백인과 대립되는 흑인과 동양인 소년을 등장시켜 여전히 진행형인 백인우월주의, 인종차별, 인간의 편견과 평등사회에 대한 메시지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병승 작가는 사건을 접하고, 인류 역사상 반복되는 무자비한 폭력과 '정의와 사랑으로 승리하는 방법'에 대해서 '진정한 용기'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며 작품을 구상했다고 합니다. '다르다' 라는 것은 '틀리다'는 것이 아닙니다.
피부색이 다르고, 언어가 다르고, 생김새가 다릅니다. 이 세상 사람 중 똑같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름에 대해 인정하지 않는한 '마틴'의 죽음은 일상이 될 것입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