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부터 시간을 다시 쓰는 중입니다 - 인생 후반의 시간을 잘 기획하고 잘 쓰는 법
사이토 다카시 지음, 이혜윤 옮김 / 유영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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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사이토다카시의 <55부터 시간을 다시 쓰는 중입니다>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작가는 왜? '55'라는 숫자에 변화를 요구하는 걸까요? 인생을 90년으로 본다면 절반인 45세는 아직 30대의 기세가 남아있다네요. 사회적 분위기상 55세는 조기퇴직이 시작되고, 서서히 인생의 후반전에 돌입하기 시작한다고. 라이프 스타일을 변화시킬 시점이라고 합니다. 50세는 이르고, 60세는 너무 늦다고 합니다.

 

<55부터 시간을 다시 쓰는 중입니다>는 1~6장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목차만 읽어보아도 꽤 유용합니다. 아직 20~30대 에게는 전혀 감이 오지 않을 수도 있겠죠?

2~3년만 지나면 저에게도 5라는 숫자가 붙게 되니, 공감이 너무 되더군요.

이 책은 편집이 아주 가독성있게 제작되었습니다. 번역도 개인적으로 읽기에 무난하게 어휘를 제공하고 있는 것 같아 좋았습니다.

이야기가 반복되지 않고, 전철이나 버스를 타고 이동 할 때 편하게 읽히는 정도입니다.

저자는 공자의 '논어'를 참 좋아하는 것 같아요.  논어에 대한 관련 이야기가 꽤 수록 되어 있구요. 스포츠를 좋아하셔 운동선수에 대한 이야기도 인생과 버무려 잘 담아내셨어요. 특히 메시나 스즈키 이치로 선수의 인터뷰 글들은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

저자가 남성분이라 50대를 맞이하는 남성들의 성향과 변화에 대한 충언을 꽤 들어냅니다. 취미와 잡담의 중요성, 농담의 규칙, 친구를 사귀어 사회적 관계를 지속하는 법, 술을 마시는 것에 대한 예의.. 이런 이야기는 좀 미소짓게도 합니다.

 

 

1장 인생 속에서 55세의 위치를 정한다

2장 이제 시간표는 자유롭게 짜도 된다

3장 출발점으로 다시 돌아오다

4장 취미와 교양에 실컷 몰두한다

5장 잡담을 나눌 상대가 있다면 매일이 즐겁다

6장 인생 선배들의 노년기에서 배운다

 

읽다보면 재미도 있지만, 굉장히 철학적인 내용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공자의 '논어' 부터 레셀 '행복의 정복', 니체, 나쓰메 소세키, 프로이드와 이반일리치 등 철학자에서 소설가, 정신분석의 대가들의 조언이 곳곳에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은하철도 99'의 미야자와 겐지, 다와라 마치의 '샐러드 기념일'에 대한 내용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맛이 좋은 걸'

네가 말한 7월 6일은

샐러드 기념일

아주 짧은 시집은 사소한 경험을 기념일로 만들어 버리는 내용을 담고 있지요. 이 책도 읽어 보고 싶어 지더군요. 반복되는 일상을 보내며 우울증이 조금씩 있었는데, '일상을 특별하게'하는 내용 읽으니깐 색다른 느낌이 전해졌어요.

 

 

마지막 부분에 '대일본연해여지전도'를 완성한 이노 다다타카라는 분의 이야기는 참 귀감이 되었습니다. 17세에 이노 가문에 데릴사위로 들어가 가업을 다시 일으키고, 55세 나이에 평소 관심 있었던 도보 측량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는 17년간 일본 각지를 걸어다니며 '대일본연해여지전도'라는 지도를 73세에 떠나는 순간까지 작업했다고 하네요.  고인이 된지 3년 후 제자들이 완성했다고 합니다.

'늦다고 생각 할때가 기회다.' 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중년의 시간에 접어들면서 성취하지 못한 지난 날에 대한 회의감이 저에겐 꽤 크게 작용하는데요. 많은 분들이 그럴 것 같아요. 이 책 읽으면서 좀 더 자신에게 객관화 시켜서 보게 되고,  좀 더 유연하게

남은 생은 어떻게, 무엇을 하며 살아 가는 것이 중요한지 현실적인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55부터 시간을 다시 쓰는 중입니다>는 인생 후반전에 행복하게 살아가는 시간 활용법에 대한 제안을 담고 있습니다. 읽다보면, 시간 활용법 이상의 철학적인 삶의 태도를 독자들에게 전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시간 감각은 그동안 겪은 경험의 질과 양에 따라 좌우되는 법이다.

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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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의 유전자 - 회사 위에 존재하는 자들의 비밀
제갈현열.강대준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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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C레벨이 기업을 살리듯 반대로 훌륭한 C레벨의 부재는 기업을 죽인다.

뛰어난 의사결정력을 지닌 C레벨이 없다는 것 자체가 기업에게는 최악의 리스크인 셈이다.

177쪽





시대가 초스피드로 변형되고, 기존의 룰로 가기엔 삶의 시스템이 다변화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겠죠. 어느 곳 보다 '기업'은 그것을 최전방에서 체험하고 있을 것 같아요. 저자들은 기업의 컨설팅 업무를 수행하면서 많은 현업의 C레벨을 만났다고 합니다. 그들이 말하는 공통의 리스크와 극복의 대안들이 동일함을 도출하는 경험으로 'C의 유전자'라는 제목을 끌어냈다고 하네요.

기존 기업 경영구조는 '경영자를 핵심으로 중간간부들의 나열'로 이루어져 있었지요. 새로운 시대에는 중간관리자가 사라지고 일을 총괄하고, 기획, 운영하는 소수 '디렉터director'와 그들이 의사결정하고 지시한 일을 수행하는 '오퍼레이터operator' 두 집단만 남는다네요. 36p.

이런 시스템은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위해서는 일의 능률적인 면이나 의사결정의 자유가 더 확장되는 의미도 있는 것 같아요. 중간단계가 사라지는 일 자체를 포인트에 맞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해서 '과도기'이라는 분석을 합니다. 하긴요. 많은 직장인들이 무슨 '허공에 멍때리'는 소린가 하기도 할 것 같아요. 여전히 우리들의 직장엔 단계로 이어지는 보고의 시간들이 무진장 많을테니깐요. 눈치보며 일하는 상황은 여전하겠죠. 그렇지만, 책에서 말하는 'C레벨'에 대한 조언은 그냥 지나칠 이야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만큼 시대의 변화를 가장 민감하게 조율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들은 다 이렇게 변형하고 있으니깐요. 그래야 시장에서 살아남겠죠. 아니면 금방 도태 될테니깐요.


<C의 유전자>는 파트별로 나누고 있습니다.

시대의 변화에 맞춰 변화하는 C레벨의 등장과 필요성을 설명합니다. 파트 2에서는 C의 능력이 기업의 축이 된다는 것을 사례를 들어 공감을 제공합니다. 파트 3은 C레벨로 가는 태도에 대해 조목조목 알려주고 있습니다. 처음 읽을때는 뭘 말하는지? 와 닿지 않습니다.

C에 대한 이야기인지? 유능한 직업인이 되라는 건지? C에 대한 맥락이 잘 잡히지 않았어요. 개인적으로는.. 반복되는 이야기가 많고, 좀 더 심플하게 제언하는 편집이었으면 좋아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사례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는데, C레벨이 되는 전략보다는 좋은 직장인이 되는 전략서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읽으면서 변화에 대한 서설보다는 기업의 C레벨 사례들이 흥미이었습니다.

#25세 나이에 애플의 디자이너로 1992년에 평범한 회사원으로 입사해 애플의 모든 디자인을 총괄하는 디자인 수석 부사장이 되고, 2015년에 애플의 CDO(최고디지털책임자)가 되어 전체적인 경영 의사결정을 함께하는 부족장이 된 '조너선 아이브'.

#앤젤라 애런츠 &크리스토퍼 베일리와 같은 이들은 고리타분한 브랜드로 취급되던 1990년대 후반 버버리를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모습으로 브랜드를 탈바꿈시켜 탁월한 성과를 이루어냈다. 애런츠는 디지털과 온라인 채널 유통 방식으로 쇠퇴하던 버버리를 구해내고, 패션쇼를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선보이는 파격적인 행보로 버버리의 시장가치를 상승시켰다.

#네이버웹툰 은 네이버의 대표서비스다. 그것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만화광'인 신입사원 한 명의 도전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와우!

현재 '네이버웹툰컴퍼니(주)' 대표인 김준구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사라져가는 만화시장을 디지털 플랫폼으로 옮기겠다는 아이디어를 회상에 제안했고, 해당 사업 분야를 맡게 되었다. 다양한 웹툰을 발굴해 히트시키며 그 공으로 네이버 이사까지 올랐다고 한다.

#삼성전자 'C랩' / 아모레퍼시픽 '린 스타트업' / 구글 '에어리어120 등 기업은 사내벤처 사업에 도전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권하는 분위기라고 하니, 평범한 회사원으로 들어가 잠재적 C레벨의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


많은 셀러리맨들의 꿈이기도 하겠지.

누구나 C레벨 갈 수 있다고 하지만, 또 누구가 갈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다양한 자기개발서나 직장내 성공비결서 이런건 읽으면 도움은 되지만, 참 와닿지 않는 현실감이 있다. '책이 하라는 대로' 하면 정말 될 것 같다. 개별성, 회사의 환경, 상황들이 목표를 이루기에 시작부터 모호해진다.

그렇다고 자신의 가치를 너무 폄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C의 유전자>는 꼭 ' C 레벨'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자 기획한 것 같지는 않다.

기업의 인사 흐름의 변화, 기업속에 한 사람의 인재의 가치, 직장인으로 자신의 능력을 키워가는 태도 등을 전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기업이 한 인재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조력해야 살아남는다는 조언서라는 생각도 든다.

C레벨로 성장하기 위한 태도적인 내용의 나열들이 참 좋았다. 의사결정을 하는 자세, 네 살 아이라도 된 것 처럼 '질문하는 법', '메타인지 사이클'로 변화에 대응하여 두려움을 이기는 방법, 좋은 평판을 만드는 선의 태도, 협상의 중요성 등은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뭐 어찌되었든 <C의 유전자>를 읽으며, 현재 기업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종에서 흐름의 변화는 진행중이다. 새로운 시대를 살아온 세대들의 사회 진출은 기업이나 각종 사업장에서 변화된 사고로 흡수해야만 급변하는 시장에 적응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들이 C 레벨로 기업의 존패를 가늠 할 수 있을테니깐.. 한 개인의 레벨 상승보다는 기업의 깨어있는 변화를 개인적으로 더 요구 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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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파닉스 1~3 세트 - 전3권 (본책 3권 + 스토리북 3권 + MP3 CD 3장) - 전면개정판 기적의 파닉스
한동오 지음 / 길벗스쿨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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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7살때 부터 <기적의 파닉스 1>부터 엄마와 함께 했어요. 알파벳 단계부터 단모음, 장모음 등 기초부터 천천히 발음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취약전 6,7세의 학습용이나 초등 저학년 학습 교재로 추천 하고 싶어요. 다양한 스토리 리딩이나 플래쉬 카드 활용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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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매일 쉬운 스토리 한국사 1 - 고대~조선 전기, 하루 한 주제 문제와 함께하는 일일 학습 스토리 한국사
EBS(한국교육방송공사) 편집부 지음 / 한국교육방송공사(초등)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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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주제

문제와 함께하는 일일 학습 시스템!



초등4학년이 된 아들과 한국사 학습을 위해서 찾아보다

EBS 교재를 선택했습니다.

<매일 쉬운 스토리 한국사1> 하루 한 주제를 일일학습 형식으로 할 수 있어 효율적입니다.





<매일매일 쉬운 스토리 한국사1> 구성과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공부한 날 기록

2. 재미있는 스토리가 그림자료 안내

3. 스토리 씽킹 으로 주요내용을 체크합니다.

4. 어휘 더하기 스토리 속 어휘를 자세하게 설명합니다.

5. 실전문제 핵심문제를 풀면서 이해도 높이기

6. 어휘적용하기 역사 어휘를 다시 체크



본 교재는 1권으로

선사시대와 고조선 부터 조선전기로 편집되었습니다.

각 시대별로 5~8개의 챕터로 나눠서 중요한 내용들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초등생들의 이해도에 맞게 잘 구성되어 있네요.


시대별로 주요 사건을 연표로 제공합니다.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기에 참 유용합니다. 그림과 사진 자료들이 배치되어 이해도를 높이네요.

아들과 이 연표를 보고도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일일 학습에 들어가기 전에 쭈~~욱 훓어보면서 이야기 나누면 좋겠더군요.



그림책이나 단행본을 통해서 역사인물, 사건 등에 대해서 조금씩 알기는 하지만,

역사는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고, 점진적으로 알아가야 재미를 느낄 수 있으니..

매일매일 조금씩하는 학습서 참 괜찮네요.

한국사는 광범위해서 어디서부터 이야기 해줘야 하나 망설이고 계시면 <EBS 매일 쉬운 한국사>로 함께 시작해보세요.

학습인듯 아닌듯 한국사를 공부로서 접근하기에 자연스러워서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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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엄마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9
스즈키 루리카 지음, 이소담 옮김 / 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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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랜만에 읽어보는 일본 작가의 소설이다. 금방 읽을 수 있는 책을 띄엄띄엄 읽었다. 겨울방학인 아들의 집사가 되어서 챙기려니 은근히 부화가 치밀기도 한다. 코로나로 더더욱 긴 집사 노릇이다. 엄마도 내가 사는 근처에 이사 온지 1년이 넘었고, 늘 챙겨야 하는 존재이다. 본인은 스스로 하신다고 무척 우기시더니 심하게 앓아 입원 후에는 챙김을 받는 것에 좀 더 익숙해 지시는 것 같다. 나 또한 도와 줄 것과 알아서 하실 것을 구분 지었다.

제목하고는 참. <엄마의 엄마> 눈물 짜내는 뭐 그렇고 그런 상투적인 스토리는 아니길 바라며 조금씩 읽다가 어느 순간 흡입력을 느끼게 한 책이다.

생각보다 맑고, 담백한 소설이다. 중년이 되고는 복잡한 서사구조 보다는 깔끔한 문체와 스토리가 좋다. 뒷끝이 경쾌하면 더욱 좋다. 삶에도 군더더기가 많은 중년이 허구 속에서도 속 시끄럽고 싶지 않은 심리가 깔렸다고 할까? ㅋ

<엄마의 엄마>는 갓 중학생이 되는 '다나카'를 중심인물로 주변인물들의 이야기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전개된다. 엄마(마치코) 할머니(다쓰요)의 관계를 중심으로 다나카의 집 주인 '겐토', 중학교 친구 '사치코', 초등학교 선생님 '기도선생님' 초등학교 남사친 '미카미'의 사연을 담고 있다.

#태양은 외톨이

풋풋한 사과향이 느껴졌다. 스토리는 슬프고, 상처의 흔적이 곳곳에 그려져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 청순하다. 상처를 받아 들이는 '다나카'라는 14살의 넘치는 자존감이 산뜻하게 다가왔다. 공사 현장에서 육체노동자로 일하는 엄마와 단둘이 사는 다나카는 미혼모 가정에서 산다. 생활력이 강한 엄마는 다나카가 보기에 구두쇠라고 느낄만큼 아끼는 억척맘이다. 다행이 다나카는 자신의 환경을 비관하기 보다는 엄마만큼 잘 적응하고 있다.

어느 날, 엄마와 단 둘이 사는 집에 낯선 할머니가 방문한다. 상상 속에서 인자하고, 예의바른 조부모를 생각한 다나카는 반전의 외할머니를 만나면서 엄마와 외할머니의 비밀 사연을 듣게 된다. 미혼모로 딸을 키웠던 할머니는 다나카의 엄마를 키우다 버렸고, 아동 학대까지 범했던 사람이다.

엄마는 계속 엄마의 엄마 빚을 갚기위해서 그렇게 억척같이 돈을 벌었다는 것도 알게 된다. 빚을 다 갚게 된 날, 할머니는 몇 일 간 다나카네 집에서 보내다 떠돌이 생활로 떠나게 된다. 떠나는 할머니와 다나카가 나누는 대화는 '엄마'라는 존재를 규정 할 수 없다는 걸 깨닫게 한다. 

'엄마'에게도 입장이 있고, 상황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교육 받고 성장하지 않는다. 어쩌다 '엄마'가 되었고, '엄마'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출발한다. 인간의 성장환경이란 그만큼 존재의 출발점이고, 첫 배움의 시작이다. 할머니 다쓰요는 엄마이기 전에 모성애가 결핍된 상태로 살아온 한 인간이다. 엄마가 되어 다나카의 엄마를 자신의 입장으로 모성애를 보여준 건 아닐까?

"그럼 엄마 이름은요? 마치코라는 이름은 누가 지었어요?"

"이름? 아아, 내가. 그 애가 태어났을 때는 벅차게 기뻤으니까, 나한테는 말 그대로 천금 같은 아이라고 생각해서지었어." 나한테는 과분한 아이니까. 믿지 못하겠지만 사실이야."

"그러면, 그러면 왜?" "아마 나한테 인간으로서 중요한 뭔가가 크게 결여됐기 때문이겠지."

143쪽

 

 

 

 

 

 

 

엄마(마치코)와 할머니(다쓰요)의 모녀관계 속에는 두 개의 플롯이 함께하고 있다. 주인집 아들 겐토와 야스타케 관계, 사치코의 사연은 가족이지만 사적 심리를 나누기에는 폐쇄적인 가정의 암묵적인 폭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나 아동기나 청소년기에 부모의 권위와 맞서지 못하는 자녀들의 심리를 저자는 다양하게 보여주는 것 같다.

천재적이고, 소심한 겐토는 야스타케와 중등 3년 간 절친 사이다. 서로 교환일기를 나누며 남들에게는 말 할 수 없는 비밀이야기까지 나누게 된다. 어느 날, 야스타케 부모님이 비밀일기를 다 읽게되면서 겐토는 문제아로 낙인이 찍히는 학생이 되버린다.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오해는 오해를 불러 결국 두 친구는 결별하게 되고, 겐토는 자퇴 후 정신병원까지 다니게 된다. 결혼을 앞 둔 야스타케가 어느 날, 겐토를 찾아오면서 다나카는 겐토의 사연을 알게 된다.

눈에 띄게 고풍스러운 양옥집에 사는 사치코는 중학교 입학 후 만난 다나카의 동급 친구이다. 재혼한 엄마를 딸로 살아가는 사치코는 고풍스런 양옥집을 떠날 궁리를 늘 하고 산다. 나이차이 많이 나는 동생만 대놓고 이뻐하는 조부모님과 늘 주변환경만 신경쓰는 엄마, 무의미한 아빠. 중학교를 졸업하면 자신이 번 돈으로 당당하게 이 집을 떠나겠다는 계획을 늘 사치코에게 털어놓는다. 초대 받아 처음 사치코 집을 다녀온 다나카는 독백한다.

엄마와 대화를 나누며, 여기가 내가 머물 곳이라 새삼스레 생각했다. 여태 그런 의식조차 없이 살았다. 자기 집인데 내가 편히 머물 곳이 없다니. 그렇게 큰 집인데, 비좁은 셋집이라도 여기에는 분명히 내가 머물 곳이 있다. 지저분한 이층 방이지만 겐토에게도 머물 곳이 있다. 거기 말곤 없지만, 사치코는 자기 자신을 가족에게 필요 없는 조각이라고 여길 만큼 괴로운 거다.

아무리 로라애슐리 이불에서 잔다고 해도..

41쪽

부모에게도 자신의 생활태도와 사회적 위치가 있기는 하지만, 어린 자녀가 처하는 입장과 처지를 무시하는 경우는 많은 것 같다. 부모의 권위를 넘어 개인의 존재성을 자본과 힘의 논리로 부모의 권력이 자녀의 존재까지 좌우지 한다는 문제의식을 <엄마의 엄마>는 담아내고 있다.

 

#신이시여 헬프

미션스쿨에 입학한 미카미는 신부가 되겠다는 진로를 일찌감치 선택한다. 기숙사 생활을 시작한 미카미는 집에서 소식을 전해도 관심이 없다. 어느날 아버지가 위급하다는 신부님의 안내로 오랜만에 집으로 가게 된다. 가족들 사이에서 섬 처럼 떠다니는 미카미를 독자들은 느끼게 된다. 그러다 마을 산책 중에 초등학교 반 친구인 다나카를 우연히 만난다. 다나카의 주선으로 함께 공연을 보러 간 날, 미카미는 사춘기 사내의 설레임과 신부로서의 진로를 고민하는 심리적 갈등이 묘사된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만, 복선이 깔려있는 것 같다. 미카미와 가족들의 분위기로 어떤 사연이 있었는지? 의문을 갖게 하고 있다.

#오마이 브라더

마지막 스토리에서 개인적으로 닭살 돋았다. ㅋ

<태양은 외톨이> <신이시여 헬프>에서 미카미의 생각 속에서 등장하는 초등학교 '기도선생님'의 가족사가 전개된다.

'후미오' '미쓰오' 라는 형제는 12살이나 차이나는 형과 동생이다. 대학생인 형이 어느 날 갑자기 없어졌다.

성실하고, 친절하고, 아무런 문제도 없었던 따뜻한 형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부모님과 경찰, 대학에서 까지 찾았지만 찾지 못했다.

형의 존재는 살아졌지만, 동생 미쓰오는 '오컬트'를 믿으며 성장내내 형을 깊이 간직하며 살아간다.

오컬트는 내 인생의 핵심, 살아가는 신념이었다. 오

컬트를 믿는 것이 곧 형이 살아 살아오리라는 사실을 믿는 것이었으므로.

232

대학 친구의 결혼식으로 신주쿠 호텔을 방문하고, 조용한 곳을 찾아 걷다가 우연히 마주친 '낯선 여인'은 '미쓰오'를 떨리는 눈으로 바라본다.

그 눈은 형 '후미오'라는 걸 직감한다. 서로의 암호를 나누고 각자의 길을 걸어가는 '미쓰오'는 그제서야 흔적도 없이 사라진 형을 인정한다.

 

그랬구나. 형은 다른 세계로 날아간 것이 아니라 자기 세계를 찾은 것이다.

그래, 그랬어. 그랬던 거였어.

유쾌한 기분을 참지 못해 실실 웃음이 흘렀다. 눈에 진한 주황빛이 스쳤다.

아아, 저녁놀이다. 대도시에서 보는 저녁놀도 훌륭하구나.

243

<엄마의 엄마> 속에는 다양한 가족 관계 스토리를 유연하게 풀어내고 있다. 꽤 복잡한 사연임에도 '미카미'라는 14살 소녀의 시선으로 따뜻한 문장과 대화는 독자들에게 미소를 띄게 하는 것 같다. 인물들의 성격이나 관계를 이끌어가는 힘도 우리내 주변에서 쉽게 인물들 사연이 친근감을 더해 주었다. 가볍지 않는 '근친폭력', '성정체성', '미혼모 가정', '재혼가정' 등의 문제를 다양하게 담아내고 있다.

저자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 풀어놓지는 않았다. 다쓰요 할머니는 어떻게 살아가는지? 미카미는 왜 가족들을 외면하는지? 사치코는 어떻게 독립 할지? 의문이 남는 요소들을 곳곳에 숨겨놓았다. 다음 시즌은 어떤 내용으로 스토리를 이어갈지 궁금해진다.

여기서 놀라운 반전은 저자가 2003년 도쿄 출생이라는 점이다. 현재 고등학교 2학년 재학생임을 읽으며 놀랐다. 생일에 맞춰 소설을 한 권씩 출간 한다고 하니 타고난 재능이 부럽다. <엄마의 엄마>는 2019년 출간 된 세 번째 소설이다.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에 이어 나온 작품이다.

2020년에는 17살 생일을 기념으로 <나를 달로 데려가줘>를 내놓았다. 갑지기 호기심으로 저자의 소설을 찾아 읽어 보고 싶어진다.

"중학생이 되어 조금 더 어른스러워진 하나미와 미카미. 앞으로도 같이 성장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라는 저자 '스즈키 루리카'를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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