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끝 초등국어 5-2 - 2008년용
비유와상징 편집부 엮음 / 비상교육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원래는 한끝이 아니라 다른 출판사의 자습서를 구입하려고 했으나 알라딘에서 찾지를 못해 헤매다가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서점에서 확인도 하지 못하고 그저 "비상"의 명성만 믿고 구입을 했다. 도착한 책을 보니 꽤 마음에 든다.

요즘 나오는 문제집들은 지나치게 화려하고 다양한 색을 사용해서 문제집을 보는 눈이 어지러운것들도 있는데 일단 이 책은 표지도 심플하고(만화 그림이 좀 유치하긴 하지만...) 내용 구성도 지나치게 많은 것을 실어놓지 않아서 좋다. 어떤 문제집에는 문제와 그 보기에까지 주석을 달아놓아 그 주석을 보는것만으로도 문제의 답을 알 수 있는 것이 있다. 도대체 아이들의 공부를 도와주는 것인지 방해하는 것인지 헷갈릴 정도로 지나치게 친절한 경우인데 개인적으로 이런 문제집은 아이들의 진정한 실력을 가늠할 수 없다고 생각되어 피하는 편이다. 한끝의 초등국어는 이런 우려를 말끔히 씻어 주었다.

앞부분에 학생들이 공부하고 넘어가야 할 부분에 대한 설명이 실려있고 교과서에 실린 지문들과 문제들로만 구성되어 있어서 보기에도 매우 편하다. 풀다가 모르는 문제가 나오는 경우 스스로 찾아서 공부할 수 있는 자기주도적 학습 훈련에 딱 적합한 문제집이라고 생각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구덩이 창비청소년문학 2
루이스 새커 지음, 김영선 옮김 / 창비 / 200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탠리 옐너츠(Stanley Yelnats)!

바로 읽으나 거꾸로 읽으나 스탠리 옐너츠인 이름을 집안 대대로 자랑스러워 한 덕분에 증조 할아버지때부터 똑같은 이름을 아들에게 물려주는 스탠리 집안은 스탠리의 고조할아버지가 외다리 집시할머니의 돼지를 훔치는 바람에 저주를 받아 집안 대대로 운 나쁜 일만 생기곤 한다.

주인공 스탠리 옐너츠 4세 또한 그리 운이 좋은 아이는 아니다. 그는 뚱뚱하고 친구도 없다. 하지만 스탠리는 나쁜 아이는 아니었다. 단지 그는 운 나쁘게도 안 좋은 시간에 엉뚱한 장소에 있었을 뿐이다. 그는 우연히 고가도로 밑을 지나던 중에 위에서 떨어진 냄새나는 헌 운동화를 주웠다가 도둑으로 몰리게 된다. 그의 아빠 스탠리 3세는 헌 운동화를 재생하는 법을 연구하는 발명가였고 그 때문에 우연한 장소에서 우연히 떨어진 운동화를 보자 아빠의 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에 헌 운동화를 주워들었을 뿐이다. 하지만 역시 그의 조상대대로 그랬듯이 그는 운이 지독히도 나빴다. 그 운동화는 유명한 야구선수 “달콤한 발” 클라이드 리빙스턴의 것이었고 자선기금 모금을 위해 팔릴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재판에 붙여진 스탠리는 “감옥에 갈래? 초록호수캠프에 갈래?”라는 판사의 물음에 당연히 초록호수 캠프를 선택한다. 왜냐하면 그는 집안 대대로 운이 없어 지독히 가난했기 때문에 캠프라는걸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스탠리는 소년 범죄자들을 수용하는 <초록호수캠프>에 보내지고 거기에서 매일매일 뙤약볕 아래 구덩이를 파야만 하는 운명에 처한다. 전갈과 방울뱀과 노랑점박이 도마뱀이 돌아다니고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끝없는 황무지....그 음울하고 황폐한 황무지에서 방울뱀의 독으로 만든 매니큐어를 바르는 원장이 소년들을 시켜 구덩이를 파게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짧고 간결하면서도 묘사가 뛰어난 문장, 영화의 장면 장면이 넘어가는 듯한 스토리 전개, 그리고 주인공과 주인공의 친구, 그들의 조상들까지 얽혀있는 의미심장한 구성! 이 모든 요소가 책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마치 복잡한 그림의 퍼즐을 맞추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스탠리가 자신의 운명을 헤쳐 나가는 길을 따라가다 보면 그야말로 책장에서 손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스토리 구성이 탄탄하고 독특한 재미, 그리고 기막힌 반전이 있다. 운 나쁘게도 안 좋은 시간에 있지 말아야할 장소에 있었다고 생각했던 스탠리는 결국 정확한 타이밍에 운명적인 장소에서 있었다는 사실을 책을 다 읽고 나면 누구나 느낄 것이다.

 

 

중간 중간 결정적인 단서도 놓치지 말고 읽어야 한다. 읽다 보면 이야기의 앞뒤가 꿰어 맞춰질 때가 있는데 그때는 퍼즐 한 조각 때문에 여러 조각이 연달아 이어지는 기쁨을 느끼게 되고,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남은 한 조각 퍼즐을 빈 부분에 맞추어 넣을 때 느끼는 짜릿한 재미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재미있는 내용뿐 아니라 인종차별, 소년의 성장, 자신의 삶을 낙천적으로 바라보는 태도, 우정, 학교에서의 왕따 문제 등, 내용 곳곳에 깊이 생각해 볼 문제도 다양하게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꼭 한 번씩은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작가 루이스 새커는 현재 미국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작가 중의 한 사람이라고 한다. 중학교 이상 권장도서이지만 어른이 읽어도 손색없는 재미를 갖추고 있고 초등학생 고학년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리라 본다. 사실 내가 이 책을 산 것은  2002년 책이 출간되자 마자였다. "내셔널 북어워드 수상", "뉴욕타임즈 선정 올해의 걸작"등등의 문구를 보고 좋은 책인가보다 하고 집어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사람과 마을>이라는 출판사에서 “엄지손가락의 기적”이라는 제목으로 번역해서 책을 냈었다. 

 

 

 그런데 어제 중앙일보 책 소개난에서 이 책에 대한 기사를 보았다. 이번에 출판사 창비에서 “창비청소년문학”시리즈를 발간하면서 그 두 번째 책으로 출간한 것이 루이스 새커의 “HOLES"라는 내용이었다. (기사에는 "이 책이 30여개국에서 번역돼 총 500만부나 팔린 히트작인데, 출판시장 규모로 세계 7위라는 우리나라에서 이제야 번역됐으니, 그동안 우리 출판계에서 청소년문학이 얼마나 ‘찬밥’이었는지 알 법하다"라고 적혀있었다. 쯧쯧... 기자가 좀 자세히 알아보고 기사를 썼으면 좋았을걸...) 아무튼 내가 너무 좋아했었고 우리 남편, 그리고 큰 애까지 책이 더러워지도록 몇 번을 읽었던 책이 창비에서 다시 출간됐다니  반가운 마음에 얼른 서점에 가서 새로 나온 책을 보고 오는 길이다. 책표지는 초록색과 붉은색을 기조로 책 내용을 상징하는 이미지들이 생동감 있게 표현되어 있고 번역도 깔끔하게 되어 있어 마음에 들었다. "엄지손가락의 기적"은 번역은 깔끔하고 좋았지만 책 내용에서 느껴지는 음울함과 황폐함, 소년의 성장, 모험이 풍기는 분위기와 잘 어울리지 않게 책표지에 파스텔톤의 소년 얼굴을 그려 넣은 디자인이었던지라 책표지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던 터였다. 그에 비해 창비의 책은 "구덩이"이라는 말이 책제목으로 쓰기에는 어감이 좀 어색하고 세련되지 못하다는 느낌이 들지만 그 낯선 느낌을 생동감있는 표지디자인을 이용해 많이 상쇄시켰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구덩이에 빠져있는 소년들의 얼굴이 너무 사나와 보여 거슬리는 감이 있다(개인적으로 이런 표정의 얼굴을 싫어한다. 눈동자가 빠져있어서 귀신같아보이는....-_-)  얼굴 표정을 좀더 유머러스하고 낙천적으로 그렸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약간 들었다. 그나저나 집에 같은 책이 있는데도 한 권 더 사고 싶다고 지름신이 자꾸 나를 유혹하니 이를 참아야 하나... 질러야 하나??^^ 




댓글(7)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뽀송이 2007-08-29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그렇군요.^^
저도 구덩이를 파게 하는 이유가 무척 궁금해지는데요.^^
한 번 찾아 읽어 보고 싶군요.^^ 잘 읽고, 추천도 꾸~욱!!!

책향기 2007-08-29 15:35   좋아요 0 | URL
앗~ 부족한 리뷰 읽어주신것만도 감사한데 추천까지...(아잉 좋아라!!)*^^* 이 책 정말 재밌으니까 꼭 읽어보셔요. 아이들도 좋아할거에요~

다가섬 2007-09-01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체적인 내용이 궁금해지네요. 일단 보관해 두고...리뷰 잘 읽었습니다.

책향기 2007-09-03 10:12   좋아요 0 | URL
다가섬님 반갑습니다. 꼭 읽어 보셔요. 정말 재밌답니다!

순오기 2007-12-05 0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또 구입해야돼서 땡스 투 ^^ 루이스 새커 정말 멋지죠?

책향기 2007-12-08 14:32   좋아요 0 | URL
어머나 감사합니당~ 지금에서야 봤네요. 잘 지내시죠?

순오기 2007-12-11 00:36   좋아요 0 | URL
옙, 저 잘 지냅니다~ㅎㅎㅎ 오늘의 태그 주제 글 쓰면서..... ^^
 

그녀와 헤어지고 - 고흥준

 


어느 골목이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네. 은새잎 냄새가 코를 찔렀는데 그때가 유월이었는지, 칠월이었는지, 하루종일 비가 왔는지, 비가 오다 잠시 그쳤던 저녁이었는지,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네. 내가 기억하는 건, 당신의 창가에서 흘러나오던 작은 라디오 소리. 초승달이 낡은 지붕 위로 살금살금 걷던 소리.





때로는 어느 골목이었는지 모두 기억할 수 있네. 당신이 잠시 걸음을 멈춰 처음으로 나를 돌아본 길이었는데 그날은 고양이들이 낮은 담장에 나란히 앉아 낯선 이를 구경하던 밤, 아직 밤이기엔 너무 일러 낮잠을 실컷 잔 늙은 호박잎들이 옹종옹종 수군거리던 저녁이었네. 그때 사랑은 참 다정도 하여 반짝거리는 심장을 내게 주었지.



그 밤을 지나는 동안 젊었던 몸뚱이는 참으로 쉬이 늙어 흐느끼던 울음으로도 추억은 남질 않았네. 고양이들의 밤도, 호박잎들의 밤도, 은새잎 가벼이 지던 밤도, 당신이 안녕하며 뛰어갔던 골목에는 무엇 하나 남질 않았네. 그 길에 이리 늙은 몸만 홀로 남아 옛 소리를 듣던 귀는 자꾸 닫혀가고, 당신의 이름 석 자를 담벼락에 쓰다가 주저앉았던 그 골목에, 스물 몇이었던 세월만 고스란히 남았네.

 

 

* 체셔님이 올려놓은 시인데 너무 좋아서 여기다 베껴놨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비로그인 2007-08-22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하셨어요. :)
저도 너무너무너무 좋아하는 시랍니다.
시인이 시작활동을 계속 하심 좋으련만....

책향기 2007-08-22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저 베껴왔을 뿐인데 뭐 그런 칭찬까지...^^; 근데 이 시 옮겨오고 나니 서재가 이상해졌어요. <시 읊조리기> 클릭하면 왜 "그녀와 헤어지고"만 뜨는걸까요? 저번에 올린 "주저흔"은 안 보여요. 근데 체셔님 댓글 클릭하면 "주저흔"이 뜨거든요?!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비로그인 2007-08-23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말고 좋은게 또 있었단 말입니까?
 
제랄다와 거인 비룡소의 그림동화 27
토미 웅거러 / 비룡소 / 199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그림책은 표지그림부터 예사롭지 않다. 시커먼 배경을 뒤로 하고 무시무시하게 생긴 울퉁불퉁 근육질의 거인이 한손에는 맥주잔(안에 든 내용물은 확인 불가이나 설마 무서운 거인이 달콤한 음료를 마시진 않겠지??^^;)  또다른 한손에는 식칼을 손에 쥔 채 금발머리 여자애를 노려보고 있다. 그런데... 어라?? 거인을 올려다보는 여자애의 이 표정은 뭘까? 전혀 겁에 질려 있지 않고 생글거리는 표정이 거인의 날카로운 이쯤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하다. 아니 오히려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에요"라고 자신만만해 하는 여유로움이 엿보인다. 그림의 상황으로 본다면 거인에게 잡아먹힐 것이 분명한 이 여자아이가 두려움에 떨지 않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답은 바로 "요리"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누구나 마음이 무장해제되면서 행복을 느끼는 것은 다 똑같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서도 공감하게 된다. 어린아이들을 잡아먹는 식인 거인과 환상적인 요리 솜씨를 뽐내는 제랄다가 이끌어가는 이야기 구조는 언뜻 "미녀와 야수"를 떠올리게도 한다. 아이들과 함께 비교해 보는것도 좋을 듯 싶다.  또한 거침없는 선과 등장인물의 유머러스한 표정들이 살아있는 그림도 아주 재미있다. 1,2학년 정도의 아이들이라면 서양의 여러가지 요리와 조리법에 대해 알 수 있고 다양한 의성어와 의태어를 공부할 수도 있겠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뽀송이 2007-08-22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미로울 것 같아요.^^

책향기 2007-08-22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뽀송이님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재미있는 책이랍니다*^^*

비로그인 2007-08-23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좋아할것같아요.
한번 찾아봐야겠어요.
 
예언자의 에메랄드
쥘리에트 벤조니 지음, 손종순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차 안에서 애들 기다리는 시간에 잠깐 잠깐씩 읽어낸 소설 “예언자의 에메랄드”. 이 소설의 작가 쥘리에트 벤조니는 남편과 사별한 후 40세 때 등단하여 1년에 평균 2편씩 60여편이 넘는 소설을 발표한 86세의 할머니라고 한다. 그녀는 특히 역사를 좋아해 도서관에서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한 후 소설을 쓰는 프랑스 역사소설의 거장이라고 하며, “예언자의 에메랄드” 또한 실제 역사적인 사실과 허구가 결합된 팩션 소설이다.




에메랄드는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신록의 상징 보석이다. 초록색 돌의 왕으로 꼽히는 에메랄드는 수많은 보석 중에서 최초로 장식용으로 이용되었으며,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가 가장 즐기던 보석이기도 했다. 예전에는 에메랄드를 지니고 있으면 사랑이 변치 않으며, 다가오는 앞날을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고도 했고 또, 누구나 성실 해지고 정직해지며 낭비를 멈추어 점차적으로 부를 누리게 된다고 믿었다고 한다.  이러한 에메랄드의 상징성 때문에 작가는 이 소설의 모티브로 에메랄드를 선택한 것이 아닐까? 이 책에서 나오는 에메랄드는 우림과 툼밈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귀걸이인데 각각의 에메랄드 속에는 조그만 해와 가느다란 초승달이 들어있다고 묘사되었다. 우림은 “우르”의 복수명사로 “빛들”이라는 뜻이고 툼밈은 “완전”을 뜻하는 “톰”의 복수명사인 동시에 동사로 쓰이면 “완수하다(타맘)”라는 뜻이라고 한다. 즉, 우림과 툼밈에 의해 하나님의 빛이 강력하게 세상을 비추며 그 빛은 반드시 성취되고 완성된다는 뜻이다.




소설의 주인공으로는 베네치아의 왕자 알도 모로지니 왕자와 그의 친구 고고학자 아달베르 비달 펠리코른이 등장한다. 알도는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조건을 갖춘 남성이라 어쩐지 추리소설보다는 순정만화에 더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왕자라는 신분, 보석전문가라는 직업, 매력적인 미소, 게다가 아내 리자를 향한 절절한 사랑까지 그의 캐릭터는 여자라면 누구나 마음을 빼앗길만한 요소를 다 갖추고 있는 셈! 한편 알도의 친구 아달베르는 유능한 고고학자이며 알도와 진정한 우정을 나누는 친구이지만, 한 때 미모의 여인에게 정신을 뺏기기도 하는 인간적인 캐릭터이다.




전설의 에메랄드를 차지하고자 하는 두 축은 이스라엘 민족의 옛 영광을 되찾으려는 골드베르크 랍비와 저명한 고고학자 퍼시벌 클라크경이 차지하고 있다. 골드베르크 랍비는 여호와가 이스라엘 민족에게 하사한 흉패에 박혀있던 에메랄드 우림과 툼밈을 되찾아 옛 이스라엘 민족의 영광을 되살리길 원하고, 퍼시벌 클라크는 고고학자로서의 명성과 욕심 때문에 에메랄드를 원하지만 알도와 아달베르에게 그의 마음을 좀처럼 드러내지는 않는다. 




그리고 이들이 떠나는 에메랄드를 향한 여정에 수많은 여인들이 등장하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다섯 명의 여인네들이 있다. 모두 상당한 미모를 가졌지만 캐릭터는 모두 제각각이다. 첫 번째는 알도 왕자의 부인 리자 왕자비. 스위스 은행가의 딸로 랍비 골드베르크가 알도 왕자에게 에메랄드를 찾아오면 풀어주겠다는 조건으로 납치해 간 후 행방이 묘연하다가 마지막 부분에 나타난다. 사건 발생의 동기 부여만 해 주고 내내 별다른 역할이 없어 사실 존재감 그리 크진 않다. 둘째는 퍼시벌 클라크의 딸 키프로스. 아버지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집을 나와 동굴에서 사는 미지의 여인이다. 세 번째는 점술가 살로메. 상당한 미모를 가진 젊은 여인으로 알도왕자에게 에메랄드의 위치를 알려주는 조건으로 모종의 거래를 제시한다. 그녀에게서 알도는 에메랄드에 얽힌 전설과 역사에 대해 듣게 된다. 네 번째 여인은 대공작 부인. 저주받은 에메랄드의 실제 소유자로 알도왕자는 그녀로부터 에메랄드를 사기 위해 노력하지만 사건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만다. 마지막으로 고고학자 힐러리 도슨. 어느 날 갑자기 아달베르와 함께 알도 앞에 나타나 사사건건 알도의 신경을 긁는다. 게다가 아달베르는 도슨양에게 사랑의 감정까지 느끼게 되니, 리자를 빨리 구해내야 하는 알도에겐 그녀가 눈엣가시에 다름 아니다.




이렇듯 미모의 여인들을 거치면서 알도와 아달베르는 예루살렘을 비롯해서 터키, 프랑스, 체코, 루마니아등 여러 나라를 여행하게 되니, 비록 책 속이지만 이들을 따라다니며 상류사회의 무도회에도 참석해보고 오리엔트 특급열차도 타보고, 각 나라의 경치를 감상하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내용은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더 재미가 있어져 읽는 속도가 더해지는데 결말부분에 가서는 갑자기 모든 사건이 쉽게 해결되어버려 맥이 탁 풀리는 느낌도 든다. 또, 사건전개에 따른 복선도 충분치 않아 읽다보면 좀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혹자는 중동의 왕조부터 루마니아의 드라큐라까지 아우르는 방대한 역사소설이라고 칭찬하고 있지만 나는 “갑자기 왠 드라큐라??”하고 어이없어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몇몇 거슬리는 점에도 불구하고 읽다보면 점점 책에 빠져들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그것은 원석을 갈고 다듬어 빛나는 보석을 만들듯이 역사를 역사로만 바라보지 않고 그 속에서 로맨스와 모험을 찾아낸 노작가의 열정 때문일 것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07-08-22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리뷰 잘 읽었습니다. 문학동네서 이런 책들도 나오는군요~
어쩐지 리뷰상으로만 본다면 코엘료의 연금술사 같은 이미지도 느껴지는데요?

책향기 2007-08-22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금술사에 우림과 툼밈이 나와서 그런가요? 제 생각엔 그다지 비슷하지 않은거 같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