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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의 달
나기라 유 지음, 정수윤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10월
평점 :
유랑의 달
"너, 유괴된 동안 온갖 짓 다 당했지?"
자유분방한 부모님 밑에서 자란 사라사. 아빠의 갑작스러운 죽음, 엄마는 슬픔에 잠겨 있다 사라사만 남기고 새로운 남자를 만나 떠나버렸다. 그 후 이모집에서 지내게 된 사라사는 사촌 오빠에게 밤마다 힘겨운 시간을 겪어야 했다. 점점 더 힘겨운 시간을 보내던 사라사는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놀고 헤어진 후면 다시 놀이터로 돌아가 책을 읽었다. 그런데 그곳에는 웬 젊은 남자가 앉아 그들을 지켜본다. 친구들도 혼자 다니면 위험함을 인지하고 절대 혼자 있으려 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들이 떠난 놀이터로 돌아온 사라사... 때마침 내리는 비, 우산을 받쳐주는 후미에게 집에 가도 되냐고 묻는 사라사다. 그렇게 후미와 사라사는 함께 지내게 되고 두 달을 함께 하다 실종 신고를 낸 이모 덕분에 동문원에서 후미는 체포되고 만다. 시간이 흘러 이제는 다 잊은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사건은 유명 범죄를 모은 사이트에서 다시금 살며시 떠오르기 시작하고 그들의 사생활이 드러난다.
폭력적인 아버지로 인해 이혼한 료의 부모님, 그의 폭력적인 성향은 고쳐지지 않았고 사라사에게로 이어졌다. 결혼을 성사시키고 싶었지만 본인의 폭력 성향이 결혼을 막아서게 했다. 소아성애자로 판결이 났지만 사라사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았던 후미와 후미에게 자유를 느끼게 해 주고 본인도 자유를 얻었던 사라사.. 그들을 바라보는 잣대는 처음 소아성애자의 어린 여자아이 유괴사건이 고착되어 달라지지 않았다. 둘 사이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음을 호소해도 들어주지 않고, 불쌍하고 가여운.. 그에게 당한 여자로 낙인찍히고 말았다.
그 후 료에게 폭행을 당했어도 사라사에게 가해지는 눈빛은 평화롭지 않았다.
"이제 제발, 자유롭게 해주세요."
진심으로 그들을 자유롭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 사회에서도 소아성애자의 범죄 사건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그런 이들이 출소를 앞두고 있을 때면 불안하기 짝이 없다. 피해자들은 속수무책 두려움에 떨 수밖에 없다. 피해자들을 위해서 우리 정부는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생기지만 이 책의 주인공들처럼 진심으로 아무 일이 없었지만 가해자와 피해자로 몰렸을 때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심각하게 생각하게 된다. 그들의 이야기는 1도 들어주지 않는 사회.. 슬프다는 결론에 이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둘은 서로를 의지하고, 서로의 곁에 있으면서 힘을 주고받는 사이라 참 다행이다 싶었다. 사회의 편견 어린 시선을 떨칠 순 없었지만 서로 의지하고 힘이 되어주는 이가 있어 더 응원하게 되었던 <유랑의 달>이라 하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