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미스터리 2020 봄.여름 특별호 - 67호
한국추리작가협회 지음 / 나비클럽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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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 스릴러, 미스터리 등 장르 소설에 입문한 건 오래되지 않는다. 피가 낭자하고 눈살이 찌푸려지는, 무섭고 섬뜩한 이야기는 여전히 좋아하지 않지만 은근히 스릴 있고 이게 뭐지? 하는 스릴 만점의 이야기는 '이래서 읽는구나..'할 정도로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이제서야 장르 소설에 입문한 나라서.. 알고 있는 작가는 많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계간 미스터리는 나에게 조금은 색다르게 다가왔다. 내가 몰랐던 작가들의 색깔을 만끽할 수 있기도 했고, 새로이 미스터리 작가 반열에 발을 디딘 신입 작가들의 글도 만날 수 있어 다양한 작가들의 매력에 흠뻑 취했다 빠져나온 시간이었다. 그중 눈에 띄었던 작가가 바로 계간 미스터리 신인상을 거머쥔 <백색살의>의 작가 홍정기였다. '엽기부족'이란 닉네임으로 블로그에 13년째 쉬지 않고 장르소설을 리뷰하고 있는 리뷰어였던 그가 자신만의 작품을 선보이며 어떤 색깔로 자신의 작품을 색칠했을지 너무 궁금했다.

아파트 510호.. 밀실 살인이 연상되는 듯 문은 모두 닫혀 있고 심지어 안에서 다 잠겨있다. 그 안에서 화재로 목숨을 잃은 여성. 하지만 귀를 막고 괴로워하고 있는 듯한 모습과 냉장고 속에 몸의 반이 들어가 있는 상태로 발견된 여성의 사체가 뭔가 수상하다. 죽기 전 무언가 남기고 싶은 메시지라도 있었던 것일까?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강력반 형사 영섭은 피해자의 아파트 라인과 위아래층 사람들을 조사해 나간다. 직장을 그만둔 39세 미혼인 309호 남성은 남자친구와 자주 싸우는 소리를 들었다고 진술하고 410호 주부는 헤드폰을 끼고 드라마 몰아보기를 하는 중이라 화재가 나도 몰랐다 진술한다. 그리고 담배 피우는 모습을 많이 목격했다고... 506호 주부는 택배를 가지고 들어가면서 어두운 남색 계열의 상의를 입은 남자가 510호로 들어가는 것을 봤다고 진술하고 610호 남자의 집으로 갔을 땐 세탁물이 배달되었고 주말마다 남자친구와 싸웠다는 진술을 한다. 특별히 오간 이들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아파트 CCTV.. 범인은 누구일까? 아파트 주민인 것일까? 그녀의 남자친구인 것일까? 화재가 발생하기 전 다녀 간 택배기사인 것일까?

짧게 끝을 맺어야 하는 이야기다 보니 빠른 전개에, 날카롭게 범인을 색출해 내는 형사 오영섭이 달라 보이기도 했던 백색살의였다. 요즘 층간 소음으로 아파트 주민들 사이에 많은 사건 사고가 일어나고 있어 안타깝기도 했는데 이런 사회적인 문제를 접목시킨 미스터리라 '새롭다'라는 느낌이 강하게 남았다고 하겠다.

이미 인기 반열에 올라서 있는 유명 작가와 신인을 발굴해 가능성을 제시해 주는 '계간 미스터리'. 작가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궁금하신 장르 소설 덕후라면 읽어봄직한 책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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