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현대적 미술
임근준 지음 / 갤리온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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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대 이후 최전선에 있는 현대미술을 잘 정리했다. 작가 중심이어서 읽기 편한데 약간의 배경지식은 필요할 듯.
정가제 전 반값에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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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레시피 -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에서 꺼낸 위로의 요리들
차유진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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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를 재료로 요리 에세이라니, 위험하다. 저자의 다른 에세이집을 봤고 평균은 간다 생각했는데, 이 책은 출판사에서 `하루키와 요리를 버무려보자는 기획`에서 출발하여 억지로 한 권의 분량을 짜맞춘 느낌. 매 챕터마다 마지막 코너에 `소설 속 주인공에게 보내는 편지`는 정말 유치해서 눈물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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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친구 밥친구 - <심야식당> 작가가 만난 좋은 안주 그리고 좋은 여인들
아베 야로 지음, 장지연 옮김 / 미우(대원씨아이)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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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인 마이프렌드 술친구밥친구는 저자의 추억과 요리에 대한 이야기를 잘 버무렸는데, 2부인 00의 여인은 술집이나 음식점을 경영하는 여성들의 이야기지만 재미있다기보다는 건전한 성공 스토리 느낌? `심야식당`에 나오는 여인들을 창조하는 데 배경이 되었다고는 하나, 내가 왜 읽고 있는지 싶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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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화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3
김이설 지음 / 은행나무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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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출간된 김이설 작가의 <선화>를 읽었다.

148쪽의 가벼운 분량이고 은행나무의 노벨라 시리즈 3에 해당한다.

 

김이설이 담담해졌다.

물질적, 외적 상처가 내면에도 상흔을 입힌다는 주제는 같은데 서술 방식이 담담하다.

그래서인지 주변에 더 있을 것 같은 여자, 선화다​

김이설의 전작들은 불행의 거친 단면을 통나무처럼 툭 잘라 보여줬고

그래서 거칠거칠하고 날것이고 때로는 불편한 감정이 들기도 했다.

이번 소설은 선화라는 꽃집 주인 여자의 이야기인데

불행은 불행이되, 좀더 다듬어지고 매끈해져서 내놓았다. ​

마치 문단에 등단하려는 신인작가 같은 조심스러움이 엿보인달까.​

스토리의 구성에 있어서도 표현에 있어서도 그러하다.

선화가 그럴 듯해 보이는 남자와 현실적인 사랑을 꿈꾸는 ​모습이라든가, 좌절하는 과정이라든가.

읽고 나서 생이 막막하다,는 기분이 드는 점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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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보겠습니다
황정은 지음 / 창비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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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은의 소설 <계속해보겠습니다>를 읽었다.

그녀는 나름 젊은 작가들 중에서 확고한 팬 층을 확보하고 있으며

<파씨의 입문>, <야만적인 앨리스씨>, <百의 그림자> 등을 펴냈다.

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그가 추천하는 <百의 그림자>를 뺏어와 읽었으나 잘 안 읽혔다.

 

 

 

 

이번 신작을 읽은 감상은,

말랑말랑해져서

황정은 인정.

다른 작품들도 꼼꼼히 완독해봐야지,다.

 

애자에게서 태어난 나나와 소라 자매의 이야기. 그 옆집에 사는 순자의 아들 나기 이야기.

잘 뜯어보면 사회구조적 계급적 빈곤에서 초래된 것일 수도 있고, 혹은 개인사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는

그 세 주인공의 결핍에 대한 이야기.

전통적인 서사 기법을 쓰지 않고도 새로운 방식으로 잘 전달하고 있다.

문장은 간결하고 때로는 시적이고, 건조하지고 담백하지만.

그 안에 들어있는 이야기는 축축하고 촉촉하다.

 

 

 

 

 

무려 사인본.

이름자만 쓰는 것이 독특하다 생각.

 

 

속 표지는 이렇게 생겼고.

겉 표지의 힘없는 모습보다는 쨍한 컬러가 더 다가온다.

 

 

   

책속에서 남기고 싶은 문장들. 이번에는 좀 많다.

 

아무래도 좋을 일과 아무래도 좋을 것.

살아가려면 세계를 그런 것으로 가득 채우는 것이 좋다고 애자는 말한다. 나나와 내가 어릴 때부터 그녀는 그런 이야기를 수없이 들려주었다. 애자의 이야기는 부드럽고 달다. 그녀는 세계란 원한으로 가득하며 그런 세계에 사는 일이란 고통스러울 뿐이라고 말한다. 모두가 자초해서 그런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필멸, 필멸, 필멸일 뿐인 세계에서 의미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중략)  애자의 이야기는 대부분 그렇다. 달콤하게 썩은 복숭아 같고 독이 담긴 아름다운 주문 같다. 애자의 이야기를 들으면 귀를 통해 흘러든 이야기의 즙으로 머릿속이 나른해진다.  (중략)  세계는 아무래도 좋을 일과 아무래도 좋을 것으로 가득해진다.

12~13p

 

이날부터 나나와 나는 매 끼니,까지는 아니더라도 종종 나기네 밥을 먹었다. 그 시절엔 초등학생이라도 도시락을 싸서 다녔는데 나기네 어머니는 나기의 도시락까지 세개를 준비해서 신발장에 얹어 두었다.  (중략)  반찬으로 머리 달린 부세구이가 통째로 담겼다거나 고춧가루에 버무린 오이지만을 수북하게 담았다거나 이따금 달걀말이지만 대개는 달걀 프라이 혹은 다른 반찬 없이 달걀 프라이 한 가지를 밥에 얹고 양념간장을 뿌린 것, 하는 방식으로 투박하기 이를 데 없는 도시락이었다. 나나와 나는 소중하게 그것을 먹었다. 성장기였으므로 그 밥을 먹고 뼈가 자랐을 것이다. 뼈에도 나이테라는 것이 있다면 나기네 밥을 먹고 자란 그 시절의 테가 분명 있을 것이다.  (중략)

아침에 도시락을 세개나 준비하는 것.

그것도 일하는 사람이.

그게 무척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나는 어른이 되어서야 알았다. (중략)

그저 도시락이지만.

도시락이되 웬만해서는 어김없는 도시락.

그것을 맛본 경험이, 그런 것을 꾸준하게 맛볼 기회가 나나와 내게 있었다는 것을 나는 요즘도 골똘하게 생각해볼 때가 있다. 그게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렇게 가정라고 생각해보는 것은 조금 두렵다. 순자씨는 그 도시락으로 나나와 내 뼈를 키웠으니까. 그게 빠져나간 뼈란 보잘것없을 것이다. 구조적으로도 심정적으로도 허전하고 보잘것없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대단하지 않아? 보잘것없을 게 뻔한 것을 보잘것없지는 않도록 길러낸 것.

무엇보다도 나나와 내가 오로지 애자의 세계만 맛보고 자라지는 않도록 해준 것.

그게 그녀의 도시락이었어.

다만 도시락.

40~44p

 

나나입니다.

말해보겠습니다. (중략)

나는 나나, 나나는 나. 좋아하는 것보다도 싫어하는 것보다도 좋아하지 않는 것이 잔뜩 있습니다. 좋아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결국은 비등한 에너지의 소요. 이것저것을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좋아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 것을 잔뜩 만들어두었습니다. 복숭아를 좋아하지 않고 사과를 좋아하지 않고 겨울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눈도 비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고양이도 개도 좋아하지 않고 부엉이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어릴 때부터 어른을 좋아하지 않았고 아이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어른도 아이도 좋아하지 않는 것은 현재도 마찬가지인데, 임산부입니다.

86~87p

 

좋아해.

좋아합니다. 금주씨를 향한 애자의 전심전력의 사랑, 정도의 사랑은 아니더라도 나름의 밀도와 정도로는 모세씨를 좋아합니다. 말도 없고 애교도 없고 요령도 없는 사람이지만 보고 있으면 사랑스럽습니다. 하지만 모세씨를 사랑스럽다고 생각하는 것과 모세씨를 이 집으로 불러들이는 것은 별개,라고 단호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집으로 모세씨를 불러들여 소라에게 소개한다는 것은 나나의 세계에서 가장 연한 부분을 모세씨와 만나게 한다는 의미입니다.

119p

 

 

수목원에 가고 싶다는 대답은 대강이었는데

대강의 대답을 듣고 이렇게 노력하는 서툰 사람.

사랑스럽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랑스럽지만 더는 안되겠다.

이렇게 생각하기 시작한 순간이 언제부터였는지를 말해보겠습니다. (중략)

아버지는 왜 남의 손으로 요강을 비울까, 어머니는 왜 남의 요강을 비울까, 그런 걸 묻고 대답을 듣고 싶었던 적이...... 거기까지 말했을 때, 남이라뇨, 하고 모세씨가 말했습니다.

남이라고 할 수 있나.

남이 아니에요?

어떻게 남이죠?

남인데.

가족인데.

가족은 남이 아닌가요?

남이 아니죠.

단호하게 말하고 모세씨는 포크로 찍은 당근을 입에 넣고 오독오독 씹었습니다.

146~147p

 

애자 아주머니에 관한 내 어머니의 생각은 어머니가 이따금 만들곤 하는 조각보처럼 다양한 감정으로 이루어져 있는 듯하다. 어미로서는 몹쓸 지경이지만 사람으로서는 안됐다. 사람으로서는 안됐으나 어미로서는 몹쓸 지경이다.  (중략)  애자 아주머니는 세월이 흐를수록 사람과 관계를 거절하고 점차, 그리고 조용히 망가져갔다. 망가져갔다는 말은 그녀의 지금 상태를 표현하는 말로 적합하지 않은지도 모르겠다. 그보다는 완성되었다거나 완전해졌다고 하는 것이 적합할까. 오랜 세월 동안 점차로 그리고 조용히 그녀는 자신의 고통을 완성하고 완전해졌다. 껍데기처럼 그것을 그녀는 뒤집어썼다.

188p

 

예쁜 봉투에 담긴 새 문구, 하필 그런 것을 소중하다는 듯 손에 들고 있었다는 것, 단정한 옷차림, 마지막 구멍까지 끈을 꽉 채워 묶은 운동화 같은 것이 아주 부끄러웠다. 아주 평범하고 안전한 것들이었다. 그건 너와 아주 거리가 있는 것들이었다.

19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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