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의 일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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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작법에 대한 책이자, 본인의 경험담을 담은 에세이. 김연수의 책을 처음 읽는데, 이 책은 정말 보석 같은 조언이 넘친다. 언젠가 소설을 쓰고 싶은 사람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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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배트 1
우라사와 나오키 글.그림, 나가사키 다카시 스토리 / 학산문화사(만화)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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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작품이지만 다소 진지한 <몬스터>와 발랄한 상상력의 <21세기 소년>의 중간 쯤 되는 느낌이다. 역시 우라사와 나오키, 최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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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달
무코다 구니코 지음, 김윤수 옮김 / 마음산책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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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를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 단편집을 읽어보니 과연 잘 쓴다. 단편의 묘미가 살아있다. 다만 여러 편 읽으면 좀 질린다는 느낌인데, 인간 본성에 대한 삐딱한 시선 탓인지 뒷맛이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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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문학의 맛있는 코드
석영중 지음 / 예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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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문학 하면 떠오르는 것은 추위, 말도 안 되는 상황들, 싸움, 술 마시는 장면, 이상한 남자들 이다.

그만큼 러시아 문학의 정서적 위치는 유럽과 다르다. 과격하고 기괴하다. 왜 이런 차이가 나타날까?

​석영중이 쓴 <러시아 문학의 맛있는 코드>는 이러한 의문들을 어느 정도 해소시켜 준다.

러시아 문학 전문가 석영중 교수가 푸슈킨,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 등 러시아 문학에 나타난 음식 문화를 서술한 논픽션으로, 서술이 경쾌하고 쉬워서 잘 읽힌다.  

왜 푸슈킨은 탐식을 했을까?

톨스토이는 말년에 채식과 절식을 고집했을까?

그 배경에는 유럽의 문화를 뒤늦게 급격히 받아들인 러시아의 문화 정체성이 자리잡고 있다.

또한 먹는다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기에, 작가들의 개인사와 가정 형편과 사상이 자리잡고 있다.

작품 속 음식에 대한 묘사들이 그 작가의 음식에 대한 철학을 나타내 주는 것이다.  

고등학교 때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고골의 단편들을 읽었는데 너무 오래되어

그런 묘사들이 있었나 전혀 생각나지 않았지만 이 책 자체를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웠다.

작가별, 작품별로 각 잡힌 구성이 아니라, 작은 주제별로, 생각이 펼쳐지는 대로 써내려간 느낌이어서 내공이 느껴진다.

석영중 교수의 다른 저서들도 찾아 읽고 싶어질 정도.

 

서두에 실린 저자의 말이 인상적이어서 남겨둔다.

"먹는 행위 또한 마찬가지다. 먹는 다는 것은 가장 비루한 짓거리에서 가장 거룩한 사건에 이르기까지 인간 행동의 양극단을 수시로 왕복한다. (중략) 이런 식의 먹기가 배설과 연결될 때 '먹고 싸는' 순환의 고리, 갓난아기에서부터 치매 노인에 이르기까지, 노예에서 황제까지 인간 전체를 족쇄처럼 옭아매는 생물학적 고리가 완상된다. 그래서 더더욱 비루하다. 아니 심지어 슬프다. 인간의 존재 자체가 비루하고도 슬프다. 그러나 먹기의 생리학적 속성을 살짝 뒤틀면 그것은 또 가장 위대한 행위가 된다. (중략) 바깥에서 실컷 뛰어놀던 아이가 집에 돌아와 사과를 한 입 크게 베어 물면서 맛보는 충족과 감사와 풍요의 느낌은 '먹고 싸는' 순환 고리에서 벗어난다." 

 

그의 부모는 `프랑스식`으로 접대하는 것에 관심을 기울였을 뿐 실제로 맛있는 음힉을 가족과 나누는 데는 별 관심이 없었다. 부모가 보여준 음식 자체에 대한 무감각은 역으로 어린 푸슈킨에게 허기와 식탐을 심어주었다. 어린 푸슈킨은 많이 먹는 것을 좋아했다. 장성한 푸슈킨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앉은자리에서 서른 장의 팬케이크를 `해치운` 기록을 남기고 있다.
러시아식 메밀죽을 게걸스럽게 먹으며 산해진미에 관한 책을 읽는 시인의 이미지는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37p

그녀에게 오블로모프는 죽은 남편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고귀하고 우아하고 유식하고 존엄한 귀족 나리다. 그녀는 귀족 나리를 존경하고 흠모하고 숭배한다. 그래서 자기와 전남편 소생의 아이들은 멀건 죽만 먹어가면서도 귀족 나리에게는 이전과 다름없는 성찬을 차려주기 위해 온갖 수난을 다 감내한다. (중략)
이런 줄은 꿈에도 모르고, 또 알고 싶어하지 않는 오블로모프는 무사태평, 그녀가 차려주는 음식을 포식하며 편안하게 산다. 손님이 오면 오는 대로, 안 오면 오는 대로 안주인이 무언가를 다 팔아가며 만들어 오는 음식을 먹으며 그저 그녀의 살림 솜씨에 탄복할 뿐이다. 이쯤 되면 이건 물질적이고도 감정적인 착취라 할 수 있다.
101~101p

그것은 유년시절의 상징이며 풍요의 상징이다. 그러나 그것과 똑같은 고기 파이를 만들어 주는 여자와 결혼을 함으로써 오블로모프는 영원히 정체된 삶을 선택하게 된다. 고기 파이는 부동과 정체와 불변의 상징인 것이다.
114p

그렇다면 즐거움을 위해 먹는 것이 어째서 나쁜 것인가? 먹는 것은 인생의 큰 낙인데 왜 그것을 그토록 억눌러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인가? 톨스토이의 답은 이렇다, 쾌락을 위한 음식이 나쁜 이유는 쾌락의 만족에는 끝이 없기 때문이다. "만일 인간이 먹는 즐거움을 사랑한다면, 그리고 그 즐거움을 사랑하도록 스스로에게 허락한다면 그 즐거움을 증폭시키는 일에는 한계가 없다. 그것은 끝을 모르고 자라난다. 필요에는 끝이 있지만 쾌락에는 끝이 없다." 톨스토이는 쾌락을 위한 음식이 어떻게 발전해 나가는가를 다음과 같이 기술한다.

빵은 필요하면서도 충분한 음식이다. 그러나 빵에다 약간의 향미를 더하면 조금 더 맛이 좋다. 고기 국물에다 빵을 적셔 먹어도 참 좋다. 고기 국물에 야채를 한 가지 넣으면 더 좋고, 몇 가지 야채를 넣으면 그보다도 더 좋다. 고기는 좋다. 그러나 국으로 하기보다는 굽는 것이 더 맛있다. 그런데 버터를 발라 구우면 더 좋고 약간 덜 익게 구우면 그보다 더 좋고 특정 부위만 구우면 그보다도 더욱더 좋다. 여기다 야채와 겨자를 더해보자. 그리고 와인도 좀 마셔보자. 붉은 와인이면 더 좋다.
221p

공동 식당은 여성의 짐을 덜어준다는 그 숭고한 사명도 완수하지 못했다. 국영 식당에 동원된 노동력의 대부분은 여성들이 충당했다. 과거에는 개인 주방에서 일하던 여성들이 이제는 대규모 국영 주방에서 일한다는 것이 다를 뿐, 밥하고 설거지하는 것은 여전히 여성들의 몫이었다. 더욱 나쁜 것은 그렇게 일을 한 여성들은 파김치가 되어 귀가한 후 공동 식당에서 허접스러운 식사를 한 가족들을 위해 `진짜` 요리를 해주어야 했다. 여성들의 부엌일은 두 배가 되었다.
27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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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위 - 꿈에서 달아나다
온다 리쿠 지음, 양윤옥 옮김 / 노블마인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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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기록하고 해석하는 게 가능하다면? 온다 리쿠의 <몽위>는 그런 질문에서 출발한다.

2011년 나오키상 후보작이었고 국내에서는 2014년 7월 노블마인에서 출간되었다.

 

어릴 적부터 꿈을 많이 꿨고 그 꿈들이 무척 인상적이고 흥미로워서.

대부분 리얼리즘이 아닌 환타지물이었는데. 아무튼. 꿈을 기록하는 기계가 있었으면 하고 생각한 적 있다.

꿈의 기록이나 변형은 SF의 소재로도 간혹 다뤄지지만, 본격 SF가 아닌 장르로 몽위는 접근한다.

 

 

 

 

 

꿈을 해석하는 해석사 히로아키, 예지몽을 꾸는 유이코.

큰 축으로는 두 사람의 이야기로 봐도 되는데 소설을 읽는 내내 재미있다기보다는, 불길하고 으스스했다.

정적인 공포물 장르랄까. 별다른 사건은 일어나지 않는데 무섭다.

사실 이야기를 처음에 풀어갈 때는 엄청난 결말을 기대했는데, 재미 측면은 좀 아쉽다.

같은 출발이라도 헐리우드식 플롯으로 풀어갔다면 다른 이야기가 나왔겠지.

그래도, 좋아하는 작가여서 흥미롭게 읽었다.

 

 

남들이 뭐라 하든 그냥 막 좋은 작가가 있는데, 온다 리쿠도 내겐 그렇다.

작품의 질에 편차가 있긴 하지만.

 

예전에 온다 리쿠 국내 출간작들을 정리하고 선호도를 매겨본 적 있는데 무려 30여 종이 나와 있다.

작품 발표 순서와 국내 출간 순서가 달라서, 언젠가 시간이 남아돌면 순서대로 다시 읽어보리라는 소망을 품고.

혹시 궁금한 분은 참조하시길. http://chups9.blog.me/140138553181

 

연속성이 있는 꿈이 의외로 상당히 많다.
꿈속에서 `지난번 꿈의 다음`이라든가, `항상 꿈속에서 찾아오는 곳`이라고 연속성을 자각한다. 그곳은 본인에게는 중요한 장소인 것이다.
"마지막에 뭉클뭉클 거품 같은 것이 나왔죠? 그건 무엇이라고 했어요?"
"살아 있는 것이라고 말했었어."
"살아 있는 것?"
"그 아이 말로는, 새의 다리를 산에 심으면 거기서 아이의 얼굴이라든가 살아 있는 것의 머리가 열린다는 거야.
그것이 주렁주렁 새의 다리에 열런 것이 그 상태라는 얘기야."
히로아키와 이와시미즈는 어리둥절했다.
그로테스크하고 초현실적인 광경. 유이코는 어린 시절부터 그런 광경을 꿈에서 보았던 것이다. 새의 다리, 그곳에서 열리는 아이의 머리.
-33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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