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생각나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송아람 지음 / 미메시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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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레진코믹스 연재 때 유료결제해서 봤는데~ 무척 인상적인 어른의 만화. 홍상수 풍의 술자리와 대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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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 증명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7
최진영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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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어떤 마음에 드는 이야기를 만나면 읽는 내내 가슴이 뛴다.

그리고 읽을 이야기의 분량이 줄어드는 것이 못내 아깝다.

애처로워 꼭 안아주고 싶은 소설, 최진영의 <구의 증명>은 중편소설들을 내는 은행나무 노벨라 시리즈 중 하나다.


주인공 담과 구.

담과 구는 어릴 적 만나 가까이 지낸 사이다.

여기까지는 평범한 인생, 평험한 로맨스.

하지만 구는 부모의 사채 빚을 떠안아야 하는 신세다.

고등학교 때부터 돈을 벌어야 하는, 부모가 실종되자 사채업자들에게 따박따박 버는 돈을 바쳐야 하는 인생.

작가는 그들 속에 들어가 한바탕 살다 온 듯 이야기를 풀어낸다.

조금 과격하지만, 슬픔이 더 압도하는 담과 구의 이야기.


소설 속 서술들은 성기고 거치고 생략이 많다.

작가가 감춘 그들의 일상이 더 궁금한 것은, 작가가 창조한 세계가 현실적이라는 뜻일 테지.

주인공들의 인생이 어느 다른 세계에선가 굴러가고 있다는 뜻이겠지.


작가의 말이 인상적이어서 남겨둔다.

"이전까지는 작가의 말에 꼭 담고 싶었는데 이번 소설에는 그런 문장이 없다.

속에 있던 - 마치 자르지 않은 호밀 빵처럼 커다란 - 덩어리를 부스러기 하나 남기지 않고 해치운 기분이다.

소설에 관해서라면 아무 생각도, 감정도 들지 않는다. 텅 비어버렸다."


 

 

 

1981년생으로 젊은 작가 축에 드는 최진영은 <나는 왜 죽지 않았는가>,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등의 장편을 낸 작가다.

<나는 왜 죽지 않았는가>는 리뷰를 올린 적 있지만 꽤 좋아하는 작품.


전작들과 달리 황정은 작가(특히, 소설 계속해보겠습니다)를 떠올리게 하는 스타일도 얼핏 보이지만,

황정은 소설의 담담함과 절제된 거리감을 소거하고

작가와 주인공이 하나 된 듯 절박한 속도감을 더하면, 최진영만의 스타일이 된다.  

 

오랫 동안 입은 옷이 분명했다. 그런 옷을 갖고 싶었다. 비싼 옷을 집에서 함부로 입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어릴 때부터 그런 옷을 입고 살아온 사람처럼, 그런 옷쯤 추리닝으로나 입는 사람처럼 보이고 싶었다.
남의 옷을 훔친 경험은 그게 전부다. 그런데도 나는 거액의 빚을 지게 되었다. 본 적도 만진 적도 없는 빚이 내게 넘어왔다.
34p

구는 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어릴 때보다 말이 없어졌고 목소리도 작아졌고 행동도, 뭐랄까, 좁아졌다. 몸만 크고 내면은 짜부라진 것 같았다. 넓고 큰 도화지를 두 손으로 구깃구깃 구겨 아주 작은 공처럼 만들어놓은 것 같았다.
59p

무슨 일이 제일 힘드냐고 물었다. 구는 편의점 일이 가장 내키지 않는다고 했다.
다른 일보다 몸은 덜 쓰는데, 몸을 덜 쓰니까 이런저런 생각이 너무 많이 든다고. (중략)
무거운 짐을 이고 나르며 몸을 쓰는 일을 할 때는 머릿속이 복잡하지 않아 좋은데,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서 걱정이라고 했다.
힘든 일할 때 시간이 빨리 가면 좋잖아.
주저하다가 물었다.
그 속도로 내 삶이 지나가는 중이라고 생각하면 좀...... 무서워.
67p

몸은 고되고 앞날은 곤죽 같아도, 마음 한구석에 영영 변질되지 않을 따뜻한 밥 한 덩이를 품은 느낌이었다.
73p

두 분이 게으르게 살지 않았다는 것을 나는 누구보다 잘 알았다.
하지만, 부모님을 원망하지 않는다는 말과 부모님을 이해한다는 말이 같은 뜻은 아니었기에, 아버지와 악수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
아버지가 주는 술을 넙죽넙죽 받아 마시며 아버지 힘드시죠, 라는 눈빛을 건네고 싶진 않았다.
99p

불행해도 행복해도 구를 생각할 텐데, 그런 삶을 살고 싶지는 않았다.
구를 생각하면서 살기는 싫었다. 구와 같이 살고 싶었다. (중략)
나는 고집스럽게 대꾸했다.
행복하자고 같이 있자는 게 아니야. 불행해도 괜찮으니까 같이 있자는 거지.
다시 구를 기다리며 살 자신이 없었다.
만약에 너 때문에 내가 알코올 중독자가 된다면 너는 술병을 치우는 대신 내 술잔에 술을 따라줘야 해. 우린 그렇게라도 같이 있어야 해.
이건 사랑이 아니야.
구가 말했다.
뭐든 상관없어.
15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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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별로 소개되지 않은 만화가 아즈마 히데오.

1969년부터 활동하며 SF, 미소녀 물 다양한 장르를 그려온 작가다.

2005년 일본에서 출간되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실종일기>는 그의 알콜중독, 노숙, 노동자, 알콜병동 체험을 그린 자전적 만화다.

데즈카 오사무 만화대상 등 수상 경력이 화려한 이 책은 세미콜론에서 출간되었다.

 

개인적으로 알콜 중독과 노숙 문제에 관심이 많은 터라, 무척 흥미롭게 읽었다.

노숙을 하면서 쓰레기를 뒤져 끼니를 때우고, 술집 앞의 빈 병의 술들을 모아서 마시는 장면이라든가

알콜 중독을 이기지 못해 자판기에서 싼 사케를 서서 들이키고 쓰러지는 모습 등은

실화라고 가정하고 봤을 때 충격적인 한편 짠한 느낌이다.

이런 소재로 스스로를 객관화해서 유머러스하게 그릴 수 있다는 것, 작가의 역량이 아닐까.

 

1권만 사봐도 될 듯한데, 최근 출간된 2권은 알콜병동 생활만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나카지마 라모의 <오늘밤 모든 바에서> 이후 알콜중독 관련 최고 픽션이라 할 만함.

 

 

 

 

 

 

그 곰팡이 핀 고기만두가 아무래도 신경 쓰이네. 결국 다음날 밤에 가지러 갔다.
껍데기에 핀 곰팡이만 벗겨내면 괜찮을 것 같은데. 하지만 얼어서 상했는지 아닌지 냄새로 판별할 수가 없네. 모닥불을 피워볼까.
23p

이제와 생각해보니 노숙자 생활을 했던 시절에 제일 건강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 잘 먹고 잘 싸, 맑으면 일하고 비오면 책 읽어.
새벽 4시에 일어나면 두 시간 안에 하루 준비를 끝낸다. 그날 먹을 밥, 담배, 디저트, 술값, 마실 물을 확보한다.
문제는 낮에 할 일이 없어서 시간이 남아돈다는 것.
주운 주간지랑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그냥 넓기만 한 어느 공원에서 뒹굴거리며 읽었다.
69p

방금 그게 알코올 금단 증상인가. 전문 용어로 이탈이라고 한다.
생각해보니 15년 동안 매일 소주랑 위스키를 다섯 잔 정도씩 마셨는데 대체 어떻게 알코올 중독이 되었을까?
어느샌가. 갑자기가 아니라 시나브로 그렇게 된다는 것이 중독의 무서운 점이다.
환각을 보지 않으려면 끊임없이 술을 마셔야 한다. 그렇다고 다음 날 숙취로 여기저기 토할 만큼 많이 마셔서도 안 된다.
하지만 어느 정도 마시지 않으면 잘 수가 없다. 이 분량 조절이 어렵다.
-15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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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의 집 - 한 아티스트의 변두리 생활
노석미 지음 / 마음산책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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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노석미의 에세이로, "한 아티스트의 변두리 생활"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책.

어린이책에 다양한 일러스트 작업을 하기도 하고, 에세이도 몇 권 펴낸 적 있는 노석미의 그림은

어린이가 그린 듯 대충대충 선들과 그와 대비되는 화려한 색감이 인상적이다.

그림을 직접 본 적은 없지만, <나는 네가 행복했으면 해>, <로맨스 약국> 같은 책에서 인상적으로 보았다.


이 책은 파주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의 '지혜의 숲' 도서관에서 눈에 띄어 구입.

작가가 포천, 설악면, 동두천 같은 변두리 동네들에서 작업실을 얻어 생활한 경험들을 쓴 글이다.

싱글인 여자가 그런 한적한 동네에 혼자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동네 주민들의 의아한 시선들을 그린 부분이 재미나다.

군데군데 직접 그린 그림들도 들어가 있어서 좋고.

마음산책에서 나왔는데, 에세이집은 역시 잘 만드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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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무늬영원
한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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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옛날 작품들을 찾아 읽고 있다. 생각보다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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