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양품 디자인 무인양품 디자인 1
닛케이디자인 지음, 정영희 옮김 / 미디어샘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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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브랜드 무인양품(無印良品)의 디자인은 어떤 철학으로 만들어지는 걸까-라는 질문에 답하는 두 권의 책.

닛케이디자인의 <무인양품 디자인>과 <매거진B '무인양품'>편.

아무것도 디자인되지 않은 듯한 무채색과 나무색, 심플한 외형의 소품과 가구들은

어떤 공간에 놓아도 어울리고 품질은 좋다.

책에는 1980년대 무인양품을 설립하게 된 철학부터 다양한 관계자 인터뷰, 제품 개발 과정까지 나와 있다.

토탈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는 점에서 이케아와 비견할 만한 브랜드라고 생각하는데,

단순한 가구 브랜드가 아니라 소품, 의류, 문구류부터 최근에는 주택에도 도전하고 있는

무인양품의 스토리가 궁금하다면 사볼 만한 책.

 

 

 

해외 사람들이 무인양품을 이해할 때 특히 중요한 개념이 ‘공‘이라는 콘셉트입니다. 비슷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공과 심플함은 서로 다른 개념이죠. (중략)

무로마치 시대 후기, 이른반 ‘히가시야마 문화‘가 완성됐던 시대의 이야기입니다. 이 무렵 쇼인즈쿠리, 다도, 꽂꽂이, 정원, 노 등이 무르익게 되는데, 덜어내고 덜어내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 오히려 더 많은 이미지를 불러일으키는 힘이 있다는 사실을 이미 그때 깨닫고 있었습니다. 다도는 아무것도 없는 공간(다실) 안에 집주인과 손님이 마주합니다. 비록 아무것도 없지만, 수반에 벚꽃 이파리를 슬쩍 떨어뜨리는 것만으로도 만개한 벚나무 아래서 차를 마시는 이미지를 공유할 수 있어요.
82p

그렇습니다. 당시 우리에게는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고자 하는 의식이 있었어요. ‘소비하는 사람‘이 아니라 ‘생활하는 사람‘의 시점에서 어떤 걸 원하고 어떻게 살고 싶어하는가. 사람은 이런저런 것들을 원하기 마련인데 그것과 사물의 관계는 어떠해야 하는가.
10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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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숭이들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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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의 최근 소설들은 여러 등장인물의 이야기를 도돌이표처럼, 돌아가며 들려준다.
마치 이 세상의 주인공이 한 명이 아니라-는 것처럼.
이번 신작 <벌거숭이들>도 그러하다. 주인공 모모와 히비키를 둘러싼 주변인물들을 촘촘히, 언뜻 보기에 공평하게 그려나간다.
모모의 연하 남자친구 사바사키, 전형적으로 좋은 가정주부인 엄마 유키, 자유롭게 살아가는 언니 요우, 절친 히비키의 네 아이들. 좋아하는 감정의 불규칙한 교차-를 흥미롭게 그려낸다. 사람이란 게 참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그 가운데 작가가 애정하는 인물이 누구인지-도 독자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리라.
오랜만에 흠뻑 빠져서 문장들을 음미했다. 일본 작가 작품들을 스토리 따라가기에 바쁜데, 에쿠니 가오리만은 음미하며 읽는 편.
그녀의 문장 호흡은 참 매력적이다. 소설을 덮고 빠져나오기 싫은 세계다, 더 보고 싶다 생각했다.
 
에쿠니 가오리 책은 소담에서 계속 나오는데 이번 건 특히 판형이 작다 할까, 인색하게 책을 만든 것 같아 아쉬웠다.
그리고 일본어 표지를 그대로 살린, 까만 장정의 다이어리가 부록으로 따라왔다.

 

1여년 전, 그야말로 맨몸으로 들어와 살기 시작했을 무렵, 이 집의 분위기 - 카즈에 자신과도 비슷해서 꾸밈없고 소통이 잘되는 분위기-에 야마구치는 살 것 같았다. (중략) ‘ 내 인생에 이런 장소가 마련되어 있었다니‘라는 신선한 놀라움은 ‘이런 여자가 기다리고 있어주었다니‘라는 신선한 기쁨과 동의어이며 그 마음은 지금도 변함없다.
127p

엘리베이터에 오르고 문이 닫히기 무섭게 히비키가 그리워졌다. 기묘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는 일이다. 남편도 자식도 있는 여자, 헤어지기에 앞서 전병을 주는 여자-, 그리고 깨닫는다. 이 건물의 그 집에서, 마치 그곳밖에 있을 곳이 없는 것처럼 살고 있는 그녀를 아무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 사바사키는 화가 났던 거다. 발길을 돌려 끌고나와 바깥을 보여주고 싶었다. 괜찮다고 말하고 싶었다. 뭐가 괜찮은지는 둘째 치고, 그래야만 하기 때문에 괜찮다고.
230p

"보고 싶었는데."
그래서 과거형으로 말했다. 부탁하는 게 아니라 사실을 보고하는 거다, 그렇게 생각하려고 하면서.
232p

남편이 없는 집 안은 조용하다. 그 조용함을 유키는 음미한다. 남편의 존재를 음미할 수 없다면 남편의 부재를 음미하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어렸을 적, 유키에게는 뭘 음미할 여유가 없었다. 항상 무언가에 쫓겨 사느라 시간뿐만 아니라 공기까지 모자란다고 느꼈다. 자신이, 자신이 아니게 되어가는 것만 같아서 무서웠다. 지금 유키는 간신히 자기 자신을 되찾았다고 느낀다.
25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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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를 다루는 잡지 매거진B를 가끔 사본다.
조수용 디렉터의 JOH에서 내는 잡지로, 전 세계를 리딩하는 브랜드를 다루는 잡지다.
브랜드의 철학, 내부자 인터뷰, 대표 상품 등을 다루고 있으며 세련된 편집이 특징이다.
레고, 무인양품, 스노우피크, 프라이탁 편을 소장하고 있는데, 이번에 Mr Poter, Neflix 편도 구입.
53호까지 나왔는데 예전 것들은 절판된 것도 있으니 좋아하는 브랜드가 나오면 찜해야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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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를 기르는 법 1
김정연 지음 / 창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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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웹툰에서 연재중인 김정연의 '혼자를 기르는 법'이 창비에서 출간되었다.

혼자 사는 여자 직장인의 이야기를 냉소적으로, 일상툰을 뛰어넘는 풍자적 시선으로 그려내서 워낙 좋아하는데.
책은 두껍고 판형은 좀 작고 갸름한 편이다. 내지는 갱지 느낌인데,

전체적으로 웹툰으로 보는 맛을 잘 못 살려낸 거 같아 아쉽다.
귀여운 포트잇이 부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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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도감
나카무라 루미 지음, 이지수 옮김 / 윌북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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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 갔다가 <아저씨 도감おじさん圖鑑 >이라는 제목이 눈에 띄었다.

여러 타입의 일본 아저씨들을 일러스트와 단평으로 구성한 책이다.

'평범한 양복 아저씨', '주정뱅이 아저씨', '어쩐지 싫은 아저씨' 같은 식이다.

실제 거리의 아저씨들의 사진을 찍고 그림으로 옮겨서 설정이 리얼하다. 대충 그린 듯하지만 디테일한 그림체도 마음에 든다.

슬쩍 웃으면서 넘겨볼 만한 재미난 컨셉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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