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출산
무라타 사야카 지음, 이영미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표제작 '살인 출산'은 본인 희망으로 10명의 아기를 인공 출산하면 1명을 살인할 수 있는 합법적 권리를 얻게 되는 가상의 세계를 그린다. 단 한 번의 살인 기회를 얻기 위해 10년 이상 출산의 고통에 시달린다는 이상한 시스템, 게다가 남자도 출산을 할 수 있다는. 그리고 그러한 목적을 달성한 사람을 칭송하는. 출산 저하율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이라고는 하나, 비틀려도 한참 비틀린 세계다.
'트리플'은 남녀 관계없이 세 명이 같이 연애를 하는 이야기다. 남남녀 커플도, 남녀녀 커플도 허용된다. 일반적인 커플을 오히려 이상한 눈으로 바라본다.
'청결한 결혼'은 서로의 합의하에 남매 같은, 계약만 있는 결혼 생활을 다룬다. 성행위는 다른 관계에서 풀고, 결혼은 공동의 생활일 뿐이다.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라는 일본 드라마의 설정과도 유사하다. 네 편의 단편 중에 그나마 가장 무난하고 설득력 있다.
'여명'은 수명이 연장되어 200년씩 사는 세상에서 죽을 시점을 선택하는 이야기다. 아주 짧은 소품이다.

<편의점 인간>보다 너무 나아간 상상력, 게다가 파괴적이고 폭력적인 분위기가 조금은 불편했다. 그러한 세계를, 비록 문학이지만 받아들여주는 건 역시 일본이라서 가능한 것 아닐까. 읽기 전에 선택과 심호흡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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