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33
신원섭 지음 / 황금가지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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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지 밀리언셀러클럽 시리즈. 신원섭 작가의 <짐승>은 자신의 방에 있는 영문 모를 시체를 처리해야 하는 프리터 장근덕과, 좋아하는 여자로부터 시체를 처리해달라는 전화를 받은 오동구의 사건이 교차하면서 흥미로워진다. 한편 전직 형사인 이진수는 동창으로부터 사건 하나를 의뢰받는데...
이 모든 이야기들을 속도감 있게 풀어나가는 솜씨가 괜찮았다. 도진기 작가 스타일을 연상시킨다.

 

몇 년이 흐르자 도미옥은 영영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잃고 말았다. 이제 와서 울산에서의 생활을 다시 시작하라면, 그녀는 솔직히 되돌아갈 자신이 없었다. 겉으로는 어떻게 보일지 몰라도 결국엔 돈 쓰는 자가 갑이다. 도미애는 매월 그녀가 쓰는 만큼만 돈을 부쳐줬다. 도미애는 종종 그런 식으로 그녀를 길들였다.
178p

"뭐가 똑같아? 너 같은 인생 패배자랑 내가?"
"그래. 너야말로 패배자잖아. 이 인간 쓰레기야."
살면서 이런 날이 오리라고 생각해본 적이 있었던가? 대놓고 무시해도 백치처럼 실실 웃던 게 오동구다. 그게 오동구의 역할이었고, 최준이 그와 어울리는 유일한 이유였다.
262p

사실 그는 오동구가 아주 싫지만은 않았다. 병신 같은 놈이었지만 녀석과 함께 있으면 안도감이 들었다. 재수를 시작했을 때도, 연애에 실패했을 때도, 그리고 한참 취업 준비를 할 때도 뒤를 돌아보면 늘 오동구가 있었다. 낙오자는 그가 아니라 언제나 오동구였으니까.
26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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