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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는 일, 그런 거 없습니다
쓰무라 기쿠코 지음, 박정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제목을 보면 덥석 집게 되는 그런 소설이 있다.
쓰무라 기쿠코의 <설레는 일, 그런 거 없습니다>는 30대 초반 직장인 나카코와 시게노부의 사정이 평행선처럼 이어진다. 그리고 가끔 교차한다. 마치 별일 아니라는 듯, 제목처럼 무심하게.
나카코는 여자 직장 동료들의 민감한 감정 변화가 불편하지만 꾹 참으며 일하고, 시게노부는 원치 않는 지역으로 전근하고 개발 일 때문에 지역 주민의 불평을 듣는다.
일본 소설 특유의 담담함이 배어나오는 가운데, 경제난에 시달리는 젊은 세대의 체념도 느껴진다. 두근두근 하는 일은 현실이 아닌 미디어 같은 가상세계 한정인 건가.
피클 병을 열면서 구텐모르겐, 하고 중얼거린다.영어로 굿모닝이다. 마가린이 잘 녹지 않아 군데군데가 맨 빵인 토스트를 베어 물면서, 완전히 현실도피 같다고 생각한다. 아침이 좋을 리가 없다. 구텐모르겐도 굿모닝도, 아마 누군가가 자신을 달래기 위해 만들어낸 말일 것이다. 아침이라는 잔혹한 상황을 견디기 위해. 22p
나카코는 다이마루 백화점 지하 1층 양과자 매장으로 이어지는 에스컬레이터를 탄다. 뭔가 적당히 싸고 좋은 것이 있으면 살까 하고 이곳저곳 가게를 둘러보지만, 자신이 정한 수준을 아슬아슬하게 넘어가는 것만 있어서 세상 사람들의 양과자 가격에 대한 관대함과 자신의 가난함이 싫어진다. 4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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