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장 행복한 탐정 시리즈 4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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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의 스기무라 탐정 시리즈, <이름 없는 독>, <누군가>,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에 이어지는 신작 <희망장>은 
평범한 남편이자 편집자였던 스기무라가, 탐정사무소를 차리게 되는 전환점이 나오고 그 이후에 맡게 된 사건들을 다룬 단편집이다. 
특별한 사건이 없을 것 같은 주변의 평범한 이웃들의 사건을 다루면서 그 안에서 사람의 인간성, 심리, 관계에 대한 통찰이 들어 있다.
악인이 없고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는 심리를 잘 그려내서, 꼭 주변에 이런 일들이 있을 것만 같은.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있다. 과연 '플롯의 여왕'이라 할 만하다. 본격 탐정이 된 스기무라의 행보가 기대된다. 

성역 : 탐정사무소를 차린 스기무라가 처음 맡은 사건. 갑자기 부자가 된 할머니와 중년의 딸, 그 사연은 무엇인가. 
희망장 : 요양원의 할아버지는 무슨 사건을 저질렀을까. 죽으면서 남겨진 의혹. 
모래 남자 : 메밀국숫집을 운영하는 부부. 갑작스러운 살인사건은 왜 일어났을까 
도플갱어 : 한 남자가 사라진다. 동일본 대지진 사태와 관계가 있을까.  

 

 

"간지 씨는 이제 없어. 그러니까 너는 앞으로 육십 년쯤 걸려서 간지 씨 같은 할아버지가 되면 돼."
미키오는 입을 시옷자로 구부렸다. 꽤 오랫동안 그러고 있더니, "무리예요"라고 말했다. "할아버지는 할아버지 한 분뿐이에요."
이 말은 착실하게 평생을 일해 온 서민에게 바치는, 최고의 묘비명일 것이다.
-희망장. 208p

"그는 자기를 잘못 평가하고 있었어요. 제대로 된 인간이었던 거예요. 제대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견딜 수 없었던 거죠."
‘이오리‘의 주인이었던 남자, 맛있는 메밀국수를 만들고, 아내를 사랑하고, 산속을 걸어 다니며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온화하고 다정했던 남자.
-모래 남자. 362p

"나는 아무것도 못 들은 걸로 할게요, 도련님" 하고 나카무라 점장은 말했다. "그러니까 와인보다 센 술 좀 내놔 봐요."
본래는 와인 잔으로 마시는 술이 아닌 그라파(포도 찌꺼기를 발효한 뒤 증류해서 만든 이탈리아 브랜디)를 벌컥벌컥 마셨고 새벽에는 술에 취해 소파에서 잠들고 말았다.
-모래 남자. 364p

"명함에는 ‘스기무라 탐정 사무소‘라고 박아요."
이것은 아사미의 어드바이스가 아니라 명령이었다.
"‘조사 사무소‘라니, 결심이 안 선 거 같아서 멋없어요. 삼촌은 사립탐정이 되는 거니까 탐정이라고 하세요."
그래서 나는 그렇게 했다.
-모래 남자. 36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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