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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내성적인
최정화 지음 / 창비 / 2016년 2월
평점 :
최정화 소설집 <지극히 내성적인>을 읽었다. 10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흥미로운 작품이 많아서, 장편 <없는 사람> 이후 또 한번 만족스러운 경험을 안겨준 작가.
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미세한 균열을 보여주는데 특히 '구두', '홍로', '대머리' 등이 인상적이었다.
가사 도우미의 분열을 그린 '구두'는 왓챠에서 본 단편영화, 가사 도우미와 SNS 문제를 결합한 '그녀'와 비슷한 설정.
'홍로'는 계약 관계의 노부부 이야기를 하루 동안의 단막 꽁뜨 느낌으로 잘 그려냈다.
'대머리'는 여자친구의 사촌에게 잘 보이려는 중년 남자의 애달픈 이야기다.
관계의 불안함을 그려내는 작가의 태도가 한발짝 떨어진 관점이고 골계미가 살아 있어 읽기 편했다.
표지 이미지를 잘 뽑아낸 것 같다. 줄무늬가 오돌토돌 입체적으로 만져진다.
제목의 '지'가 뾰족 솟은 것이 균열을 표현하는 것 같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