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지나가다
조해진 지음 / 문예중앙 / 201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조해진 장편소설 <여름을 지나가다>는 섬세한 문체로 젊은이들의 지난한 삶을 그려낸다.
어떤 박탈과 결핍들, 대부분 스스로 자초하지 않은 환경과 주위 조건들. 연애와 결혼을 꿈꾸지만 감히 그럴 수 없는 젊음.
노동 문제부터 신용불량자, 비정규직, 노인의 빈곤과 죽음까지 여러 사회문제를 건드리지만
그 외연은 스쳐가는 사랑 이야기처럼 다뤄진다.   
권여선작가님의 추천글을 보고 구입했는데, 마음을 울리는 부분도 있고 전반적으로는 재미있게 읽혔다.
톤이 지나치게 감성적으로 흐를 때가 있어서 그 부분은 좀 아쉬웠다.

 

할머니의 목소리는 자못 간절했고 민은 그렇게 하겠다고, 비가 오는 날 꼭 와 보겠다고 대답했지만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리란 걸 잘 알고 있었다. 301호 윗집은 비어 있었고 건물주는 따로 없었다. 그렇다고 민이 사비를 털어 공사를 해줄 수는 없었다. 일산의 아파트 융자는 아직 많이 남아 있었고 중개사무소 보조원의 급여는 형편없었다. 아니, 그 모든 걸 떠나서 민은 그런 식으로 은희 할머니의 삶에 연루되고 싶지 않았다. 끝까지 책임을 질 수 없는 선의는 결국 모두에게 고통이 될 뿐이었다.
민은, 이제 그것을 아는 사람이었다.
7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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