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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우식당 - 그곳은 우리를 눈 감게 만든다. 그는 분명, 특이한 사람이다. 기분이 좋아진다.
장진우 지음 / 8.0 / 2016년 1월
평점 :
품절
이태원에 장진우식당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특이한 곳이라고.
긴 탁자에 여럿이 밥을 먹는데 요리들도 개성 있는 집이라고.
그러고 활동 반경이 달라서 잘 가지 못하는 동네가 이태원이다보니 잊고 있었다.
<장진우식당>이라는, 식당 이름만큼 단촐하기 그지없는 책을 사서
이 사람의 식당에 대한, 사업에 대한, 살아가는 원칙과 요리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어떤 경험과 콘텐츠가 장진우를 성공시켰는지 대략은 알 수 있었다.
식당은 단지 요리와 서비스를 뛰어넘은 경험을 제공하는 곳이다.
앞으로 그런 추세는 더 강해질 것이다.
취향은 있는데 소극적으로 즐기기만 하는 사람은 이런 식당을 여러 개나 오픈하고 성공시키지 못할 터.
사진작가라는 경험과 요리를 좋아하는 것과 다양한 취향은 시작이었을 뿐,
사람을 좋아하고 주위에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잘 성장시키는 역량이 있는 사람.
사업할 때는 또 굉장히 철저히 식당 오너로서의 마인드를 지니고 있고.
장진우식당에 들러서 맛있는 밥 한번 먹고 싶다.
취향이 비슷한 사람인지 알아봐 줄까.
내가 보아온 바로는 성공한 사람들이 식탐이 많다. 그렇게 잘 먹으면 나는 이제 ‘저 사람이 진짜 성공한 사람이구나.’ 하고 느낄 수 있다. 음식의 소중함을 모르는 사람들은 다들 2인자 아니면 3인자다. 왜일까 생각해보면 음식을 탐하는 것도 욕심이다. 욕심 있으니까 성공할 수 있다. 자기 삶에 대한 욕심이 있는 사람들은 뭐든 굉장히 끊임없이 ‘탐한다’. 56p
사업을 할 때 사람들이 잘 저지르는 실수가, 바로 3퍼센트를 위한 사업을 한다는 점이다. 왜 그럴까. 본인 감각이 좋아서다. 사람이 감각이 좋아지면 감각이 좋은 소수의 자기 친구들한테 인정받길 원한다. 그러다보니 대중을 잃기 시작한다. 223p
정말 좋은 레스토랑은 셰프와 손님의 기 싸움이 다 있다. 유럽에 가도 일본에 가도 그렇다. 손님이 식당에 자기 와인을 갖고 와 서빙 비용만 내는 콜키지 차지(corkage charge)가 셰프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일처럼 돼버렸지만, 원래는 존경심의 표현이다. ‘셰프님, 제가 정말 훌륭한 이 요리와, 이 와인을 같이 먹겠습니다.’ 279p
식당의 실질적인 운영자는 매니저다. 동업하는 사람들도 일이 있고 나도 원래 일이 있으니 총괄만 하고 실무 관리는 매니저가 맡는다. 그리고 그 매니저를 경계하는 사람을 한 명씩 둔다. 매니저를 경계해주는 사람들은 내 친구들이다. 친구는 매니저를 경계해주고, 이 매니저는 또 친구를 경계한다. 서로의 경계 속에서, 이 사람들이 나한테 해주는 이야기는 그러니까 두 개가 된다. 312p
"회장님, 위기는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좋은 참모를 둬라. 그리고 참모 앞에서는 어떠한 실수도 하지 마." 315p
사장님은 실수가 많은 사람이기도 했지만,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실수에도 관대한 사람이에요. 장진우는 얘기를 듣는데 격의가 없고 같이 잘 놀고, 안 듣는 척하면서 다 듣고는 하나씩 해결해주었어요. 칙칙한 표정으로 일하는 모습을 제일 싫어했고, 자신이 노는 것을 좋아했던 만큼 잘 노는 직원을 좋아했고, 남들에게 직원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죠. 34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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