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딕에서 2015년 9월에 펴낸 마쓰모토 세이초의 <나쁜 놈들> 상,하 권은
1960년에 잡지 '주간 신초'에 연재된 소설이다.

병원장 도야 신이치라는 남자와 그를 둘러싼 여자들 이야기인데
악녀들이 등장한다고 출판사에서 홍보하곤 있지만, 가장 흥미로운 인물은 도야 신이치다.
뭔가 말도 안 되는 사고방식으로 자기를 합리화하며 제멋대로 구는 캐릭터인데,
범죄인, 특히 사기꾼들의 행태와 변명을 보면 황당할 때가 많은데 그 심리를 잘 설명해 주는.
여러 번 드라마로 제작되었다고 들었는데, 그에 걸맞게 스토리는 쉽고 대중적이다.
트릭도 거의 없다고 보면 되고. 그로테스크한 느낌은 마치 1960년대 김기영 감독 영화를 보는 느낌.

마쓰모토 세이초 작가의 다른 우수한 작품들이 이미 많이 번역되어서인지, 추리소설로서의 완성도는 좀 떨어진다.
그래도 표지는 인상적이다. 큰 돈 들이지 않고 쓴 듯한 흑백 사진이,
폭로 주간지 느낌으로 시선을 붙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