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네자와 호노부의 고전부 시리즈 <쿠드랴프카의 차례>.
고전부 시리즈는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경쾌한 추리물이다.
'고전부'라는 특별활동 동아리 소속 네 명의 학생들이 주인공으로
지금까지 <빙과>, <바보의 엔드크레디트>, <멀리 돌아가는 히나>까지 4권이 출간되었다.
그 중 가장 백미는 바로 이 작품이 아닐까. 제목도 어려운 '쿠드랴프카의 차례' 말이다.
고전부 시리즈는 애니메이션 '빙과'로 제작되어 인기를 끌 만큼 흥행 요소가 많다.
반짝반짝 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라는 것도 끌림의 요소이고. 추억으로 얼마든지 읽을 수 있으니까.
이런 시리즈물이 인기를 끌려면 '캐릭터의 개성과 완성도'가 관건이다. 모든 성공한 탐정 시리즈들의 주인공들이 멋진 것처럼.
주인공인 에너지 절약주의자 호타로를 비롯해, 지탄다, 오레키 들이 바로 이 케이스.
엘릭시르에서 냈는데, 책을 단정하게 참 잘 만들었다.
단단한 어두운 갈색 양장본을 귀여운 일러스트의 겉표지가 감싸고 있는데
시리즈로 쭉 모아놓으면 소장가치가 높을 듯.
취향에 대한 좋은 구절이 있어 남겨둔다.
나는 아닌 게 아니라 온갖 것을 즐긴다. 지나치게 많은 것들이 재미있어서 호타로가 싸늘한 눈초리로 나를 바라볼 만큼.
하지만 그것이 개인적 체험이라는 부분을 지금까지 소중히 여겨 왔다. 즐긴다는 행위를 순수하게 제공자와 수령자의 관계로 환원하는 게 내 취향이다.
그렇기에 나는 셜록 홈스 취미건 본초학 취미건 가장 친한 친구인 호타로와도, 저 멋진 마야카와도 같이 즐기려 하지 않는다.
좋아한다는지, 재미있다든지, 즐겁다든지, 그런 것은 꽤 나이브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비유를 들자면 마음에 드는 책꽂이 같은 것이다.
참고서며 심심풀이용 소설 등을 꽂아 놓은 대외용 책꽂이라면 또 몰라도 내 방 구석에 있는 책꽂이를 타인에게 보여 줄 마음은 없다.
그것과 마찬가지다. 나는 제공자와의 일대일 관계 속에서 상대방에 대한 기대를 조용히 높여 가며 유유히 즐기고 싶다.
-115p
재미없다는 건 만화가 재미없단 뜻이 아냐. 그 만화의 재미를 느끼는 안테나가 낮았던 걸 재미없다고 하는 거지.
-123p
엘릭시르에서 주관한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엘릭시르의 모든 책 중 두 권을 자유롭게 고를 수 있었다.
이런 경품 너무 좋아!
<빙과>는 이미 갖고 있기에 고른 두 권. <멀리 돌아가는 히나>와 <쿠드랴프카의 차례>.
마음에 들어 다음 시리즈도 쭉 구입할 생각.
그러고보면 은근 요네자와 호노부 책들을 꾸준히 읽어왔다.
같은 학교 배경의 <봄철 딸기 타르트 사건> 같은 시리즈는 좀 유치했는데 고전부 시리즈는 업그레이드된 느낌.
그 외에 <추상오단장>과 <덧없는 양들의 축연>도 내 취향이어서 재미있게 읽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