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기담집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5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비채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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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키는 그때까지 마쓰나카 유코와 단둘이 무릎을 맞대고 얘기해본 적이 없어서

그녀가 사적인 대화를 하려고 자신의 방을 찾아오리라고는 예상도 못 했다.

그녀는 의자를 권하고 보온병의 물로 티백 홍차를 타주었다.

"미즈키 선배, 질투의 감정을 경험해본 적 있어요?" 마쓰나카 유코는 별다른 전제도 없이 그렇게 물었다.

돌연한 질문에 미즈키는 더욱더 놀랐지만, 그래도 그 점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았다.

"없는 거 같은데." 미즈키는 말했다.

 

-무라카미 하루키, <도쿄 기담집>, 시나가와 원숭이, 180p

 

 

 

요코하마의 괜찮은 사립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는 미즈키에게

여학생 후배가 방으로 찾아와 난데없는 질문을 던진다.

그 상황에서 보온병의 물로 탄 티백 홍차는 꽤나 상식적인, 그리기 쉬운 맛이다.

여고생이니까 립톤 같은 무난한 상표의 티백이 아니었을까.

상대방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데는 커피보다 꽤 적절한 선택이고,

그 배경이 여자아이들이 모이는 여자사립학교여서 더 어울리는 느낌이다.

 

그건 그렇고, 소설 속 미즈키처럼 나도 질투를 거의 해본 적이 없는 타입이다.

그냥 평범한 인생을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러겠지만,

"음 그래? 좀 부럽네" 하고 말아 버린다.

그것이 좋은지 안 좋은지는, 내 인생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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