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들의 전쟁 1 얼음과 불의 노래 2
조지 R. R. 마틴 지음, 서계인 외 옮김 / 은행나무 / 2006년 1월
구판절판


"권력이란 정말 이상한 것입니다. 제가 지난번에 냈던 수수께끼의 답을 생각해 보셨습니까?"
"한두 번쯤은. 왕, 사제, 부자, 누가 살아남고 누가 죽었을까? 기사는 누구의 말에 복종했을까? 그건 정답이 없는 문제였소. 아니, 정답이 너무 많은가? 모든 것은 소드를 가진 사람 맘대로니까 말이오."
"그렇죠. 하지만 그 기사는 아주 평범한 사람이에요. 왕관도, 황금도, 신의 은총도 갖지 못한 평범한 기사. 가진 거라곤 오직 날카로운 강철 조각뿐이죠."
"그 강철 조각이 삶과 죽음을 관장하는 권력이로군."
"맞습니다. 사실 세상은 무기를 든 사람들에 의해 움직이지요. 그런데 왜 왕이 모든 권력을 가진 척하는 걸까요? 왜 기사들이 조프리처럼 어린 왕이나 그의 아버지처럼 술에 찌든 사람에게 복종하는 걸까요?"-185쪽

"그건 어린 왕과 술주정뱅이 왕이 소드를 가진 다른 힘있는 사람들을 부릴 수 있으니까."
"그렇다면 그 힘있는 사람들이 진짜 권력을 가진 겁니까? 그럼 그들의 소드는 어디서 온 거죠? 왜 그들은 복종하죠? 어떤 이들은 지식이 권력이라고 합니다. 또 어떤 이들은 세상의 모든 힘이 신에게서 나온다고 합니다. 또 다른 사람들은 법에서 나온다고도 하죠. 그러나 바엘로의 셉트에서 에다드 경이 처형되던 날, 하이셉톤과 섭정 왕대비, 그리고 그들의 신하들은 군중에 섞여 있던 구두 수선공이나 푸주간 주인만큼이나 무력했습니다. 에다드 경을 죽인 사람이 진정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명령을 내린 조프리 왕? 소드를 휘두른 세르 일린 파이네? 아니면 또 다른 누구?"
티리온이 얼굴을 찡그렸다.
"당신이 낸 그 빌어먹을 수수께끼의 답을 얘기하려는 거요, 아니면 내 두통을 더 심하게 만들려는 거요?"
바리스가 빙그레 웃었다.
"권력은 사람들이 그것이 있다고 믿는 곳에 있습니다. 그것이 정답이죠."-186쪽

"그렇다면 권력이 무언극 배우의 속임수 같다는 거요?"
"벽의 그림자와 같은 거죠. 하지만 그 그림자는 사람을 죽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작은 남자도 아주 커다란 그림자를 만들 수 있지요."
마지막 말에 티리온의 얼굴이 환해졌다.
"바리스 경, 당신이 점점 좋아지는군. 당신을 죽일 수도 있지만 그러고 나면 슬퍼질 거요."
"칭찬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바리스가 살짝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했다.-1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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