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의 범죄 - 미야베 미유키 단편집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장세연 옮김 / 북스피어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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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테면 세상에는 불공평한 일 따윈 얼마든지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선생님도 부모님도 "노력해라, 노력하면 보답받을 거야"라고 하지만, 말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려 있지 않은 이유는 본인들 삶 주변에서도 비슷한 일이 잔뜩 있기 때문이리라. 그런 것도 모른 채 "노력하자, 노력하면 보답받지 못할 일은 없어"라고 진지하게 받아들이며 자랐다간, 어른이 되고 나서 자신을 차고 월급을 더 많이 받는 남자와 결혼해 버린 옛 애인을 죽여서는 보스턴백에 쑤셔넣어 내다버리는 전개가 되는 거다.-11쪽

"저는 이 일을 하면서 재미있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중략) 결혼 피로연에 나와 있으면, 생판 남인 신랑 신부의 경력이며 그때까지의 가정 환경이나 교우 관계 등을, 꼭 그 사람에 대한 전기나 기록을 끝까지 읽은 듯 잘 알게 되거든요."
(중략)
"피로연에는 신랑 신부와 가로줄 관계밖에 없는 분도, 세로줄 관계밖에 없는 분도 한자리에 모이잖아요? 파고들어 보자면, 피로연에 나란히 앉은 사람들은 신랑 신부의 스펙트럼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어요?"
스펙트럼. 프리즘을 통해 갈라진 빛의 열.
게다가 이 스펙트럼은 말없이 앉아 있기만 하지 않고, 이야기하고 웃고 손뼉 치고 표정을 바꾼다. 제각기 자신밖에 모르는 비밀을 품은 채.-1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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