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도 생각할 수 없어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해용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황매에서 연달아 나온 두 권의 미야베 미유키 작품 중 하나. <오늘밤은 잠들 수 없어>가 연작의 첫 권이고, <꿈에도 생각할 수 없어>가 두 번째 권이다. 화자인 오가타는 중학생 소년. 친구 시마자키와 함께 사건에 휘말리고 사건 해결에도 발을 들여놓게 되는 이야기다. 진즉에 <오늘밤은->을 읽고 나서도 <꿈에도->는 읽을 생각이 들지 않았다. 황매의 책, 표지가 너무 촌스럽잖아. 그런 주제에 너무 비싼 느낌. 

그래도 미미 여사의 책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이번에 손에 들었다. 오, 이건 꽤 재미있었다. 화자가 소년이라서 관점이나 문장이 순진하면서도 곳곳에서 비유가 톡톡 튄다. 사회 문제가 되는 사건을 다루는 사회파 미스테리이기도 하면서, 커다란 사건과 친구와의 갈등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그린 성장소설이기도 하면서, 오가타가 구도라는 소녀를 좋아하게 되면서 연애의 전개가 중간중간 펼쳐지니까 연애소설이기도 하다.   

사건은 해결되지만,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소년은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는다. 그, 상처는, 사람에게서만 받을 수 있는 종류의 것이고, 그 나이이기에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음- 소년의 깨끗한 마음과 대비되는 일반 사람들의 무신경함이 많은 걸 시사해 준다. 소년이여, 그대로 멈춰라- 하고 외치고 싶다니까. 

미야베 미유키 여사의 베스트5에 넣고 싶을 정도로, 내 취향에는 좋았던 작품. 

   
 

나는 바보처럼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처럼 냉수를 마셨다. 카페에서 냉수가 나오는 이유를 비로소 알 것 같았다. 커피잔은 비었는데 추가 주문할 생각은 없지만 손 갈 데가 없어서 허전할 때를 대비한 것일 게다. 만약 냉수라는 존재가 없었다면 수많은 '말하지 않는 편이 좋았을 한마디'가 이 세상 모든 카페 안에 흘러넘쳤을 것이다.  -2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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