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게임
카린 알브테옌 지음, 임소연 옮김 / 살림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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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북유럽 소설을 읽고 깜짝 놀라는 일이 많아졌다. 아날두르 인드리다손(목소리 등)이 그렇고, 카밀라 레크베리(얼음공주 등)가 그랬는데, 바로 이 작가 카린 알브테옌도 나를 그렇게 만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점점 빠져들었고 다 읽고 나서도 에스프레소처럼 쓰고 진한 여운에 시달려야 했다.  

소설은 홀로 사는 노인 예르다가 죽고 주택관리사인 마리안네가 사후 처리를 위해 집안을 살펴보는 데서 시작한다. 그녀의 집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악셀 랑네르펠트의 친필 사인본이 여러 권 나오고, 이를 이상히 여긴 마리안네가 예르다와 노작가와의 관계를 추적해 나간다. 랑네르펠트의 아들인 얀-에리크는 아버지의 업적을 칭송하는 연설을 하면서 크게 명성을 떨치고 있는데, 그의 가족 구성원 면면을 들여다보면 모두 불행하기만 하다. 어릴 적 사고로 죽은 여동생이, 사실은 다른 이유로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거기에는 놀랍고 끔찍한 비밀이 숨겨져 있다.  

소설-문학성을 추구하는 작가를 다루기에 이 작품은 마치 예술가를 다룬 작품(모차르트-살리에르)처럼 보이기도 한다. 악셀 랑네르펠트라는 온 국민이 사랑하는 작가가 죽음 직전까지 껴안고 있는 '추악한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알고 나면 머리를 쿵 하고 맞은 것처럼 띵해지게 된다. 음- 사람이 그렇게까지 할 수 있구나, 라는 느낌일까? 그의 가족의 불행은 어떤 의미에서 독자를 위로한다.   

장마다 각기 다른 주인공들을 교차 서술하는 시점으로 되어 있는데 이는 카밀라 레크베리의 방식과 유사하다. 다만 등장인물 수가 좀더 적기에 스토리를 따라잡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 추리소설이나 미스터리라기보다는 순문학에 가까운 서술방식을 취하고 있어 조금은 지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류의 소설이 나는 너무나 마음에 든다. 미스터리 형식을 빌렸기에 읽는 내내 긴장감도 있었고,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서의 무거운 감동도 있었다.  

그녀의 다른 작품이 진심으로 기대된다.

P.S. 스웨덴 소설을 읽고 나면 반드시, 잘 구운 계피향의 시나몬 롤이 먹고 싶어진다. 그 나라에서는 거의 주식인 듯.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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