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도의 비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추지나 옮김 / 북스피어 / 2010년 9월
구판절판


중년에 적당한 몸집, 중키. 하느님이 진흙을 빚어 인간을 만드는 작업에 질렸을 무렵 한 손으로 꾸깃꾸깃 둥그스름하게 만들었음이 분명한 이목구비다.-178쪽

반장이나 아내는 전선에 너무 가까워서는 안 된다. 작은딸은 금세 한쪽에 붙어 버린다. 큰딸은 전선을 둘러보는 눈과 전선에서 날아오는 불똥을 정면으로 받지 않을 만큼의 거리를 유지하는 현명함을 겸비했다.-203쪽

좀 더 젊고 에너지가 있는 남자, 아직 세상에 바닥이란 없고 설령 있더라도 바닥에 돌을 쌓아 올려 어둠의 깊이를 낮출 수 있다고 믿는 남자, 긍겅적인 신념을 지닌 남자만이 하시바를 도울 수 있는 게 아닐까. 반장처럼, 세상에서 가장 희망이 없는 부분을 자꾸만 봐야 하는 업무에 시달리고 거기에서 뿜어져 나온 방사능에 오랫동안 노출되어 뼛속까지 서서히 병들기 시작한 남자가 아니라.-2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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