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저드 베이커리 - 제2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구병모 지음 / 창비 / 2009년 3월
절판


나는 언젠가 스스로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무언가를 두 손에 쥐게 되면, 그대로 떠나버릴 사람이야. 그때까지만 나를 참아주면 안 될까, 당신. 그냥 좀 무거운 공기가 옆에 있다고 생각해주면 안 될까. 당신이 필사적으로 그리고 싶었던 가족사진, 그것이 영원한 화석이 될 때까지, 거기서 나 좀 빼주면 안 될까.-33쪽

그렇게 뜯어먹는 사이에 무언가 손에 미끈거리는 게 묻었다. 손가락을 빨아보니 땅콩 맛이 났다. 둥근 대보름빵이 4분의 1 깊이나 먹었을 때 비로소 땅콩버터 크림이 처음 나온 것이었다. 최소 비용과 최대 효율 같은 경제 원칙이라곤 전혀 모를 나이였지만, 나는 크림이 이제야 나온 것이 매우 부당한 일이라는 걸 직감했다.-1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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