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6년 만의 단편집이라니 기대가 컸다. 13편의 단편(掌篇 포함)이 수록되어 있는 이 작품집을 다 읽은 지 이주일이 지났는데 기억에 또렷이 남는 작품은 '로봇'밖에 없다. 다양한 주제로 변주하고 있지만 왠지 이전의 김영하의 강한 흡입력을 느낄 수가 없었다.  

'로봇'은 재미있고 주제도 산뜻하다. 그가 정말 로봇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일본 만화 원작의 드라마 '절대그이'를 연상시키는 소재. 아이작 아시모프의 로봇 3원칙도 흥미로와서, 이 주제가 로봇 영화들의 모티프가 된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나는 ~ 해본 적 있다/없다'라는 서로를 알기 위한 체크리스트라는 장치를 그대로 갖다 쓴다든지 김영하는 트렌드에 빠른 작가임에는 틀림없다. 그리고 무척이나 논리적으로 견고하게 소설의 스토리를 구조해 나간다. 하지만 이번 작품집은 가슴보다는 머리로 쓴 것 같은, 차가운 느낌이 든다. 마치 하트가 사라져 동작을 멈춘 로봇 같다. 

그리고 이 띠지가 표지이기도 한 제본방식은 그다지 마음에 안 든다. 뭔가 불완전해 보여. 표지의 사진도 좀 성의 없고. 

   
 

그러니까 이런 식이었다. 점심시간이 시작하는 열두시에 그녀가 자기 자리에 앉아 있으면 동료들은 주저 없이 그녀를 데리고 나갔다. 그렇지만 그때 잠시라도 자리를 비우면 동료들은 단 일 분도 기다려주지 않았다. – 15쪽

 

 

 

 

 

 

아이작 아시모프가 밝힌 거지요. 제1조. 인간을 해쳐서는 안 된다. 제2조.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단 1조에 어긋나는 경우는 제외한다. 제3조. 위 두 원칙을 위배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 이것을 아이작 아시모프의 로봇 3원칙이라고 부릅니다. –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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