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책의 제작과정은 베일에 싸여 있었다. 작가들도 먼거리에 존재하는 별과 같은 존재였다. 블로그가 생기고 트위터가 생기면서 출판사와 작가들이 짠-하고 나타나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책의 제목을 정하고, 책 표지를 결정하는 장면은 흔하게 본다. 또, 독자가 교정에 참여하기도 하고, 소설가들의 창작 고뇌를 트위터에 속삭이듯 털어놓는다. 인터넷이라는 괴물이 수평적인 관계망을 생성하였고 그것이 지난 세대의 사람들에게는 진기한 풍경이지만 곧 익숙해질 것이다. 늘 그래왔듯이. 헤르만 헤세의 목소리를 실시간으로, 육성으로 들을 수 있었다면, 참 재미있었을 법도 하다. 도서관 사서가 꿈이었으며 지금은 한낱 독자에 불과한, 내 트위터는 소설가들의 채널에만 고정된 라디오 같다.
<사례1>
김영하의 신작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의 출간소식을 트위터에서 들었는데, 김영하 작가님이 제목 투표를 진행했고 그 중 하나가 채택되었다. 호오, 작가의 의도와는 달라져 버린 선택. 나도 사실 1번을 택했다.
<사례2>
마음산책에서 새로 나올 책에 대한 홍보를, 간접적으로 다음과 같이 알게 되었다. 역시 책 제목에 대한 고민! 책 판매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운명까지도 좌우한다는, 무시무시한 책 제목 정하기에 대한 블로그. 덧글로 다양한 의견이 달려 있다.
<사례 3>
북스피어에서 나온 미야베 미유키의 <혼조 후카가와의 기이한 이야기>는 표지가 독자 투표로 결정되었습니다. 북스피어는 독자 교정 이벤트를 자주 하는 곳 중 하나. 저도 <가모우 저택사건> 독자교정에 참여한 적이 있답니다. ^^
P.S. 화면 캡처와 이미지는 트위터 온라인폴 / 마음산책 블로그 / 북스피어 홈페이지에서 각각 퍼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