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존재
이석원 지음 / 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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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네 이발관이라는 밴드의 음악을 초창기부터 꽤 좋아해 왔다. 최근 5집 앨범 '가장 보통의 존재'가 나왔고 올해 리더 이석원의 수필집 <보통의 존재>가 출간되었다. 유명인의 에세이라는 것은 때로 실망을 안겨주기 마련이라서 구입을 망설였다. 하지만 언 니네 이발관의 노래들은 모두 가사가 매력적이고, 온라인에서 몇 장 넘겨본 책 속 글들은 꽤 괜찮았다.  

책의 만듦새가 참 단아하고 병아리처럼 포근하고 어여쁘다. 책을 한번 더 감싼 겉표지는 오돌도돌한 종이 같지 않고 천 같은 느낌이 참 좋다. 그 중앙에 단아하게 자리잡은 의자 셋, 그리고 정갈한 글씨. 오, 표지만으로도 소장 가치가 있다.

수필집 속 이석원이라는 사람은 꽤 우울하고 불행해 보인다. 혹은 늘 그런 척 하는(나쁜 의미가 아니라) 삶의 태도가 몸에 배인 듯한 사람. 대장염을 앓고 있으며 우울증을 앓은 경험이 있고 이혼을 했고 친구도 많지 않은. 그래서일까, 문장 구석구석 삶에 대한 통찰은 오히려 생생하게 빛나고 있었다. 좋아하는 사람의 내밀한 속 이야기를 갈피갈피 알게 된 것 같은 여운이 남는 책. 그 이야기들조차 물론 꾸밈이 들어간 것이겠지만, 그래도 꽤나 솔직한 작가를 만나 반가웠다.

   
 

연애란? 

누군가의 필요의 일부가 되는 것. 그러다가 경험의 일부가 되는 것. 나중에는 결론의 일부가 되는 것. -268P

 
   

P.S. 비슷한 분위기의 1인 밴드 루시드 폴의 <아주 사적인, 긴 만남>은 시인 마종기와 주고받은 편지를 모은 것인데, 이 책은 '편지 모음'이라는 컨셉 때문인지 그다지 공감을 하지 못했다. 루시드 폴을 꽤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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