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터 앤 나이트 블랙 캣(Black Cat) 3
S. J. 로잔 지음, 김명렬 옮김 / 영림카디널 / 2004년 7월
평점 :
절판


지루한 순간을 참아가며 밤 깊도록, 책장이 너덜거리도록 넘기는 이유는- 멋진 대단원이 기다릴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 작품도 그러한 종류 중 하나였다. 다행히 엔딩은 독자를 배신하지 않고 묵직한 감동을 준다.

560쪽의 이 소설은 주인공인 탐정(빌 스미스)가 사건에 휘말리고 해결해 나가는 5일간의 추적과 여정을 그리고 있다. 하루에 거의 100쪽을 할애한 셈이라서 그의 행동과 심리가 세세하게 묘사된다. 미국이라는 사회에서 특히 고등학교 커뮤니티는 풋볼 선수와 치어리더가 가장 상위계급이고, 그 아래에 모범생들과 괴짜, 왕따들이 순서대로 자리한다. 이 소설에서는 탐정의 15살짜리 조카를 등장시켜 그러한 커뮤니티의 불합리함을 파헤친다.  

그리고 현재의 사건과 교차하는 23년 전의 유사한 사건. 미드 'Cold Case(미해결 사건)'을 연상시키는 편집이다. 마침내 과거의 사건도 현재의 사건도 골격을 드러내고(마치 조심스러운 발굴작업처럼) 우리의 탐정 스미스는 집으로 돌아가 버번 한 잔 마시며 푹 쉴 수 있게 된다. 

블랙캣 시리즈는 유수한 추리소설상을 받은 작품들을 출간하는 만큼 안정감 있는 작품의 질을 보여준다. 가볍지 않은 내러티브를 따라가다 보면 묵직한 메시지와 마주치기도 한다. 흔히 통속적이고 자극적인 영미 스릴러들에 비해 좀더 문학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읽는 과정은 비록 고통스럽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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