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신혼여행
고스기 겐지 외 지음, 정태원 옮김 / 문학의문학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말하자면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책이다. 장편에 비해 단편집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데다가 여러 작가의 모음집이라니. 그러다가 요즘 남아도는 시간 탓에 도서관에서 빌려 읽게 되었다. 11편의 단편이 실려 있고, 내가 아는 작가는 히가시노 게이고, 고이케 마리코, 노나미 아사 정도다.  

읽어보니 작품들의 수준이 꽤 고르게 좋았다. 그 중에 '기묘한 신혼여행', '결혼식 손님', '한 마디에 대한 벌' 세 편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기묘한 신혼여행'은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으로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와서 신부를 죽이고 싶어하는 남자의 심리적 갈등이 잘 녹아 있고 그 해결도 부드럽다. '결혼식 손님'은 자신의 결혼식에 찾아온 노파를 보고 두려움에 떠는 남자가 나오는데 결말 부분이 코믹해서 절로 웃음이 났다.  

이 중에서도 최고라고 생각되는 '한 마디에 대한 벌'은 오래된 여자 친구들간의 심리를 어쩜 그렇게 절묘하게 그려냈는지. 아, 여자들은 참, 하고 싶은 말을 직설적으로 뱉어내지 않고도 상대방에게 자기 의사를 전달하는 데 도사들이라니까. 그 가운데서 미묘한 오해도 생겨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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