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 번 리플레이 판타 빌리지
켄 그림우드 지음, 공보경 옮김 / 노블마인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최근 주목받고 있는 시간여행 소설이다. 받아보니 책의 만듦새는 꽤 괜찮았다. 꽤 두꺼운데도무게는 가볍고 사람의 실루엣에만 박을 입힌 깔끔한 무광의 표지.  

주인공 제프는 43살의 나이에 사망하여 19세의 대학생으로 깨어난다. 육체는 과거의 자기지만, 정신은 43살 그대로의 기억을 간직한. 처음에는 당황하지만 미래를 아는 능력을 활용해서 부를 축적하고 결혼도 하지만 43살에 다시 죽어 과거로 돌아간다. 같은 구간을 여러 번 산다는 아이디어는 처음이어서 꽤 흥미로왔다.  

여러 가지 삶을 살아볼 수 있지만, 그 옵션은 과거의 삶의 버전을 0로 만든다는 함정이 있다. 아무리 행복했던 인생도 다시 리플레이되면서 연기처럼 사라진다. 다시 하루하루를 살아내지 않으면 안 된다. 그 다양한 삶의 버전 실험은 '보는 이(독자)'에게는 흥미롭지만 본인에게는 고통일 수도 있을 것.  

아무래도 이런 소설을 읽으면 주인공과 똑같은 상황에 처하면 어떨까 하고 상상하게 된다. 아, 다시 돌아가면 지금의 삶이 무너진다니, 대학 때의 따분한 공부를 다시 해야 하다니, 라는 불평도 생기지만 그래도 한번쯤 인생을 리플레이한다면 지금보다는 더 잘 살 자신이 있다. 하지만 영원한 리플레이는 질색이다. 기회는 삼세 번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1988년 작품이 20년 지나서야 번역되다니. 시간여행이라는 주제가 풍부해진 지금에야 덜 새롭지만 당시에는 꽤 혁신적인 소설이었을 것이다. 성에 대한 묘사 같은 게 너무 통속적이고 전반적으로 가벼운 미국소설이지만 재미로 읽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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