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여인 - Mystery Best 2
윌리엄 아이리시 지음, 최운권 옮김 / 해문출판사 / 2003년 7월
평점 :
품절


중고로 구입한 이 책을 받았을 때, 역시 해문 책의 만듦새는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번쩍이는 유광 표지는 그렇다치고 그걸 벗겨냈을 때 속의 표지는 악- 소리 나오게 생겼다. 남색의 짙은 두꺼운 종이로 싸여 있을 뿐. 책에 대한 기대도 덩달아 사그러들었는데. 몇 장 넘겨보니 번역도 그다지 자연스럽지 않았고.   

밤거리를 배회하던 주인공은 어느 술집에서 모자를 쓴 여자와 그날 저녁을 함께 보낸다. 집에 돌아와보니 아내가 죽어 있다. 소설의 초반부는 좀 지루했지만, 이 순간부터 긴장감이 올라간다. 혐의를 쓰게 될 것이 당연한 주인공. 챕터의 제목이기도 한 '사형집행 150일 전'에 일어난 일이다. 그리고 사형집행일까지의 사건들이 촘촘하게 펼쳐진다. "왜 아무도 이 여자를 보지 않았다고 증언하는 걸까?"라는 의문에서 시작하는 소설. 그리고 그 의문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또다른 살인들. 

마지막에는 깜짝 놀랄 반전이 기다린다. 정통 추리소설이라기보다는 서스펜스물에 가깝다고 하지만 그래서 엔터테인먼트적인 느낌은 더 강하다. 흑백의 미국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 1940년대에 쓰여진 소설이라는데 놀랍게도 현대적이다. 

국내 출간작으로는 해문의 Panda Mystery 시리즈가 두 권 더 출간(2009년 9월)되어 있다. 해문이 추리소설 전문 출판사라 고맙긴 하지만 번역이나 책 제작에 좀더 신경써 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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