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달을 쫓다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4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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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 리쿠의 다른 근간 <어제의 세계>와 셋트로 읽은 소설. 두 책의 색깔이 많이 달라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어제>가 닫힌 공간 속에서의 다중시점 살인자 추적 미스테리라면, <한낮>은 삼각관계를 베이스로 하는 미스테리 요소 가미 여행 소설에 가깝다.

'실종'을 다룬 소설에는 미스테리한 요소가 있다. 처음에 한 남자가 실종되고 그 뒤를 좇는 두 여자가 기차여행을 떠난다. 사슴과 절로 유명한 관서지방의 나라시로. 두 여자 중 하나의 시선으로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진다. 그녀는 그 남자와 희미하게 이어진 이복동생이다. 그 실종은 그다지 스릴 넘치는 사건이라기보다는 '연애의 어긋남'에 기초하는 듯이 보여서 긴장감은 그다지 불러일으키지 않는다. 소설의 중후반까지 두 여자의 관계와 심리 변화가 밀도 있게 그려지고, 배경인 나라의 여러 장소들이 생생하게 다가온다. 점점 진실에 다가서는 주인공. 그리고 종반에 일어나는 어떤 사건은 작은 놀라움을 안겨준다.  

소설 중에 어릴 때부터 함께 한 남자 1 + 여자 2 셋트의 관계에 대한 정의가 나온다. 그들은 서로를 필요로 했지만 늘 불완전함을 느꼈고 둘이서는 완전할 수 없어서 늘 셋이 함께였다. 하나가 그 안에서 튕겨져 나옴으로써 그 삼각형은 망가진다. 뭐 이 비슷한 내용으로, 온다 리쿠의 인간심리에 대한 통찰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아닐까 싶다.

<흑과 다의 환상>을 연상케하는 이 여행 소설은 그보다는 좀 소품이라서 아쉽게도 느껴진다. 그리고 몇 년 전 관서지방 여행 갔을 때 오사카, 교토, 고베 코스를 택하고 나라를 제외한 내게 약간의 후회를 안겨다 주었다. 다음에 꼭 가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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