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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읽을때는 잘 몰랐는데, 두번 읽으니까 완전 좋아졌다. 너무 좋았다.








<사랑>

출연자들이 사흘 동안 서로의 신상에 대해 알게 되는 거라곤 이름이 전부였다. 노정훈 씨, 이혜정 씨 그리고 다른 모든 출연자들도 캠프 애드벌룬 안에서 오직 한명의 개인으로만 존재했다. ‘사회적 조건에 종속된 사랑 이 진짜 사랑일까.‘ 선우는 공식 홈페이지의 기획 의도에 그런 말이 적혀 있었다고 기억했다. ‘조건에 얽매인 결혼 상대자로서가 아니라 자유로운 인간 대 인간의 만남. 네이키드 상태에서 피어나는 진실한 사랑을 찾기 위해 기획되었다.‘ 유치하고 조악한 문장이었다. - P20

<사랑>

모든 게임에는 규칙이 있다. 러브 애드벌룬의 세계도 그랬다. 첫 번째 선택은 예선에 불과했을 뿐이고 결선은 그 다음이었다. 예선전을 통과한 남녀는 - 미래의 연인 후보를 향해 - 미리 적어낸 편지 형태의 자기소개서를 묵독으로 읽어야 했다. 그러면서 그/그녀를 둘러싼 외적인 환경을 그녀/그는 비로소 알게 된다. 이제 그들은 정말로 마지막 결정을 내려야 한다. 제각각의 결정이었다. 이 사람이 나와 어울리는지, 어울리지 않는지, 그럼 에도 불구하고 사랑의 방향으로 계속 걸어갈 것인지 아 니면 그냥 여기서 걸음을 멈출 것인지.
그건 좀 그러네요.
설이 중얼거리자, 잔인하죠, 라고 선우가 대답했다. - P21

<사랑>

두 사람은 모든 게 달랐어요. 그냥 다른 세계의 사람들처럼 보였어요.태어날 때도 자라는 동안에도 어른이 되어서 경험한 삶에도 접점과 교차점이 없는 사람들. 이런 두 사람이 사흘 만에 어떻게 사랑에 빠지게 되었 을까요. 그게 경이롭고 끔찍하게 불가사의했어요! 선우의 느낌표가 환청처럼 귓가에 부서졌다. 두 사람 의 유튜브 영상에서 추천 수가 가장 많은 댓글은 다음과 같았다.

보고 또 봅니다. 사랑의 첫 순간에 대해 생각하면 저 는 항상 이 장면이 떠오릅니다. - P24

<사랑>

사랑이 고정불변한 틀 안에서 존재한다는 것도 착각 아닌가요? 사랑은 감정인데 네모 통에 담으면 네모가 되고 원형 통에 담으면 또 원형이 되는 거죠. - P35

<사랑>

그러면 저 혼자도 할 수 있어요. 싱글 대디와 사춘기 아들이 좌충우돌 살아가는 얘기도 그림 괜찮을 겁니다. 그쪽이 더 감동적인 사랑일 수도 있어요. 설은 남자의 눈을 보았다. 퀭한 눈, 퀭해서 슬픈 눈이 었다. 누구나 자신의 방식으로, 이 사람은 이 사람의 방식으로 풍화를 견디는 중이었다. - P35

<이별>

정화가 외롭다는 말을 하려 한다는 걸 민영은 알았다. 나도 마을 사람들과 함께 얘기하고 싶다고 말하고 싶어 한다는 걸. 정화는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할줄 몰랐다. 하고 싶은 말이 있을 때면 비웃음을 담아 빈정거렸다. 민기는 정화의 속뜻을 매번 알아채질 못했다. 정화가 말도 안 되는 트집을 잡는다고 여겼다. 그리고 타인 앞에서 정화를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어버렸다. - P56

<이별>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이죽거리는 정화의 말투를 닮았고, 소중한 사람의 마음을 읽지 못하고 여러 사람 앞에서만 체면을 차리는 민기의 성격도 닮았다. 평소에는 애써 감춰왔던 자신의 단점이 정화와 민기를 보고 있자면 너무나 또렷하게 느껴졌다. - P57

<이별>

정화와 민기의 다툼이 어린 시절 민영에게 얼마나 커다란 공포를 주었는지가 떠올라서였다. 공과금을 한 달 연체했다거나 드라마를 보며 의견이 달랐다거나. 아무것도 아닌 일도 정화와 민기의 대화를 거치면 큰 싸움으로 번지곤 했다. 민영은 자기 방에 들어갔고, 문에 귀를 댄 채 목소리를 훔쳐 들었다. 몸이 너무 떨려서 몸이 떨리는 소리가 문 바깥까지 들릴 것만 같았다. 떨림을 멈추려고 숨을 참게 되었고, 너무 오래 숨을 참아서 죽을 것 같았다. 이제 정화와 민기의 다툼은 민영에게 어떤 떨림도 일으키지 않았다. 민영은 노트북을 켜둔 채 자리에 앉아 있었다. 정화와 민기가 다투는 소리를 듣고 있었다. 눈꺼풀이 점점 내려앉았다. 이 시끄러움 속에서도 졸음이 온다는 게 반가웠다. - P59

<이별>

"언니, 해볼래? 자기가 운전하면 멀미가 안 나."
"안 한 지 오래됐는데."
"그냥 해봐. 달걀 꺼내듯이."
그럴까? 라고 말하며 정화는 활짝 웃었다. 민영은 갓길에 차를 세웠다. 정화와 자리를 바꿨다. 차는 천천히 나아갔다. 잔뜩 긴장한 듯 정화는 운전대에 상체를 바짝 붙였다. 차가 크게 휘청였고 정화가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웅덩이였다. 정화의 손이 떨려왔다. 민영은 비상등을 켰다. 한쪽 손을 정화의 손 위에 포갰다.
"걱정 마. 아무렇지도 않아."
민영은 민기에게 배운 말을 뱉었다. 정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더는 손이 떨리지 않았다. - P69

<죽음>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몸과 마음이 생각보다 단단하게 연결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이야. 몸은 의식에 따라 다르게 인지될 수 있는 고깃덩이에 불과해. - P76

<죽음>

나는 최대한 무심한 척, 담담한 척했다. 지금같이 과학이 발달한 세상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나는 이런 일로 호들갑을 떠는 사람이 아니라고, 연인의 죽은 남편이 살아 돌아온다고 해서 걱정하는 사람도 아니고, 그의 귀환은 기쁜 일이다. 그가 요절했을 때 아파했던 그녀의 마음을 헤아려보라. 질투하고 토라질 게 아니라 이해하고 위로해야 한다. 지금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은 나고 그녀 곁에 있는 사람은 나니까 내가 힘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정말 그녀 곁에 있는 사람이 나일까. 왜 그는 죽었지만 살아 있는 것처럼 느껴지고 나는 살아 있지만 죽은 것처럼 느껴지는 걸까.

- P89

<죽음>

만약 그의 기억 역시 그대로 이어진다면 그를 다른 사람이라고 할 수 있냐고 졸탄은 물었다. 부활한 그가 목소리도 얼굴도 전과 다르지만, 아무도 모르는 모어와의 기억을 정확히 떠올릴 수 있고, 되살아난 스스로를 인지한다면 다른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래도 그건 다르죠. 몸이 다르면 존재도 달라지는 거니까.

그럼 심장 이식수술을 한 사람은요? 전신 성형을 한 사람은? 이렇게 생각해봅시다. 사고로 뇌에 손상이 생겨서 성격이 전혀 달라진 사람이 있다면 그는 다른 사람인가요? 나를 나로 만드는 건 무엇일까요? - P95

<죽음>

졸탄을 들은 건 그즈음이다. 시간과 정신의 방에서 엄청난 소동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졸탄과 그의 와이프가 대판 싸웠다는 것이다. 부활까지 해서 부부 싸움이라니. 하지만 전후 사정을 들어보니 이해가 갔다. 졸탄의 와이프는 다시 죽길 원했는데 죽을 방도가 없었단다. 예전에는 면도날로 손목을 긋거나 테라스 밖으로 뛰어내리면 됐는데 홀로그램이 된 지금은 어떻게 자살해야 하나. 자살이야말로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철학적 문제인데 그 문제가 원천 봉쇄되어버린 것이다. 졸탄은 잘된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죽느냐 마느냐로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게 축복 아니냐고, 이제 셰익스피어나 카뮈는 그만 읽을 때가 됐다고 말이다. -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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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3-05-15 0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랑 이별 죽음은 바로 사람이 사는 거군요 본래 소설이 사람 사는 이야기군요 두번 보니 더 좋아졌군요 새파랑 님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새파랑 2023-05-15 09:26   좋아요 1 | URL
이 책 좋더라구요~!! 리뷰 잘 써봐야겠습니다. 희선님도 즐거운 한주 시작하세요~!!

페크pek0501 2023-05-15 15: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글이 좋네요. 잘 쓰는 작가 세 분이 썼나 봅니다. 이런 글은 필사하는 재미가 있지요.

새파랑 2023-05-15 22:50   좋아요 0 | URL
짧지만 임팩트가 있는 작품들이었습니다. 전 셋다 너무 좋았어요 ㅋ 여기 실린 작가분들 책을 찾아 읽으러고 합니다 ^^

시간의흐름 2023-06-02 11: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좋아하는 데 이유가 없는 거다, 눈물 훔치고 갑니다. 새파랑님 :)
 

왜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는지, 이해가 가면서도 안타까웠다.

요즘 밤에 나는 잠을 자거나 쾌락을 누리거나 고독을 즐기는 대신 카페 테라스에 앉아 밤새도록 절망에 빠진 지식인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가 있는데, 그럴 때 내가 행복을 누린 적이 있다고, 액면가 높은 동전 한 움큼이나 전후 마르크 한 다발하고 바꿀 수 있을 금화 같은, 절대 변하지 않기에 아무리 평가절하되어도 원래의 가치를 간직할 수 있 는 금화 같은 참되고 진실된 행복을 누린 적이 있다고 말하면 모두들 놀라워한다. - P133

그리고 어느 날 아침, 미헬이 감자 모종을 옮겨 심던 정원에서 마침내 나는 모두가 아는 비밀을 알게 되었다. 콘라드만은 끝까지 모르도록 동료들이 세심하게 지킨 그 비밀은 바로 소피가 리투아니아인 하사에게 강간당했다는 것이다. 그 하시는 이후 부상을 당해 후방으로 후송되었다. 그는 술에 취한 상태였고, 다음날 거실에서 서른 명이 지켜보는 앞에서 무릎을 꿇고 울먹이며 용서를 구했다고 했다. 소피에게는 끔찍 했던 전날의 십오 분보다 그 순간이 더 역겨웠으리라. 이후 몇 주 동안 그녀는 그 기억에 괴로워했고, 임신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었 다. 나는 소피와 많이 친해진 뒤에도 그 불행한 사건에 대해 흐릿한 암시조차 입에 담을 용기를 갖지 못했다. 우리는 그 주제를 늘 밀쳐냈고, 하지만 그것은 늘 우리 사이에 버티고 있었다. - P143

어느 순간부터 우리의 게임을 이끌어간 것은 그녀였다. 그녀는 자신의 인생을 걸었기 때문에 더욱 치열했다. 게다가 주의를 쏟아야 할 다른 일이 많아 신경이 분산된 나와 달리, 그녀는 오로지 나에게 집중했다. 나에겐 콘라드도 있었고, 전쟁도 있었으며, 그 이후로 버렸지만 그때까지는 어느 정도 야심도 있었다. 그녀에게는 이내, 마치 주변 사람 모두가 비극의 단역이 되어버린 것처럼, 오직 나만 혼자 존재했다. - P145

몇 주 동안 소피는 사랑에 빠진 여자가 상대에게 그 마음을 이해받지 못해서 미친듯이 화가 날 때 겪는 온갖 끔찍한 고통을 치러야 했다. 그런 뒤에는, 내가 바보이기 때문이라 생각하면서 그 때문에 일어나는 일들에 짜증을 냈고, 결국에는 몽상적인 인간들의 상상력에나 맞을 상황에 지쳐버렸다. 그녀는 쇠칼이 몽상과 거리가 먼 것보다 더 심하게, 결코 몽상적이지 않은 인간이었다. - P147

소피의 사랑은 나로 하여금 나 자신의 인생관이 정말로 정당한지 처음으로 의혹을 품게 했고, 그럼에도 그녀가 자신을 완전하게 내어줄수록 내 남자로서의 체면, 허영심은 더욱 견고해 졌다. 이 일의 희극적인 면은 소피가 나를 사랑하게 된 것이 바로 나의 냉정함과 거절 때문이라는 것이다. 만일 처음 이리저리 마주치던 때에 그녀 앞에서 내 눈이 번득였다면, 그때 내 눈에서 찾을 수 없어 죽도록 고통스러워했던 그 눈빛 탓에 그녀는 겁에 질려 날 밀어냈을 것이다. - P149

겁을 먹고 순종하는 프란츠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여자들을 통해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 더 멀어졌다. 소피가 거만하고 짜증스럽게 아주 사소한 친절만 베풀어도 프란츠가 마치 설탕을 받아먹는 강아지처럼 달려들던 모습을 떠올리면 아직도 연민이 느껴진다. - P166

"무서워하지 않는 건 나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하지만 행복하기만 하다면." 그녀는 첼로의 저음처럼 늘 나를 감동시키는 투박하면서 부드러운 원래의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죽어도 괜찮을 것 같아요. 단 오분이라도 행복하다면 그건 신이 내려준 신호일 거예요 당신은 행복한가요? 에릭?" - P174

나는 감방의 죄수가 벽에 머리를 들이박듯이 그녀가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에 내 머리를 들이박았다. 나에게는 소피의 죽음보다 어떻게든 죽으려는 그녀의 고집이 더 끔찍했다. 나 보다 더 나은 사람이라면 멋진 방도를 찾아냈으리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어차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내 능력에 대해 나는 아무런 환상 도 품고 있지 않았다. 소피가 죽으면 지나간 나의 젊음도 청산될 것이 고, 이 고장과 나 사이에 놓인 마지막 다리도 끊어질 것이다. 마침내 나는 그동안 내가 지켜보았던 죽음을, 마치 그 죽음이 소피의 처형에 정당성을 부여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차례로 떠올려보았다. 그런 다음 인간이라는 상품이 얼마나 하찮은 값밖에 갖지 못하는지 생각하면서, 바르너 방적공장 복도에서 차갑게 식은 어느 여자의 시체를 보았다 해도 별로 슬퍼하지 않았을 내가 쓸데없이 유난을 떨고 있다고 생각했다. - P223

그녀는 조금 가쁜 숨을 내쉬 었고, 나는 콘라드가 죽어갈 때 차라리 내 손으로 끝내주고 싶었듯이, 지금도 똑같다는 생각에 매달렸다. 나는 크리스마스 밤에 폭죽을 터뜨리며 무서워하는 어린애처럼 고개를 돌린 채로 방아쇠를 당겼다. 첫 발로 얼굴 한쪽이 날아갔고, 결국 그녀가 어떤 표정으로 죽음을 맞았는지 알 수 없었다. 두번째 총알로 모든 게 완수되었다. - P225

처음에는 소피가 이 임무를 나에게 맡긴 것이 사랑의 마지막 증거라고, 그 무엇보다 결정적인 증거라고 생각했다. 나중에 나는 그녀가 원한 것은 복수였음을, 나를 회한에 빠트리려는 것이었음을 깨달았다. 그녀의 계산은 정확했다. 아직까지도 나는 이따금 회한에 젖는다. 여자들을 상대하면 언제나 덫 에 걸려들게 된다. - P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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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 2023-05-14 21: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문학동네 소설 작품을 자주 만나시는 것 같아요.
전 아픈 뒤로 책이 잘 안 읽혀지네요.ㅎ 휴식모드가 길어지니 집중이 잘 안됩니다.
천천히 리듬을 찾아야겠지요. 벌써 5월 절반이나 흘러갔네요.
이달에도 왕성한 독서 이어가시길 바랄게요. 새파랑님.^^

새파랑 2023-05-15 09:27   좋아요 2 | URL
제가 고전파라서 ㅋ

맞습니다. 아프거나 바쁘거나 고민이 많으면 잘 읽히더라구요 ㅜㅜ

빨리 리듬을 찾으시길 바라겠습니다~!!
 

이제 절반 읽음


당신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아직까지 내가 당신에게 부탁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너무도 힘들 게 써나갈 이 글을 한 줄도 빠뜨리지 말고 읽어달라는 거요. 삶을 사는 것도 힘들지만, 자기 삶을 설명하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라오. - P20

원래 예술은 열정으로 하여금 너무도 아름다운 언어를 말할 수 있게 해주지만, 그 말을 이해하기 위해선 그때의 나보다 훨씬 많은 경험이 필요했던 거요. 그 시절에 내가 조금씩 작곡해 놓은 곡들을 다시 본 적이 있소. 나름 봐줄 만하긴 한데, 당시에 내가 품었던 사념들에 비하면 훨씬 유치하다오. 원래 그런 법이오. 우리의 작품은 우리가 그것을 쓸 때면 이미 지나와버린 삶의 한 기간을 재현하기 때문이지. - P29

책 속엔 삶이 들어 있지 않소. 책 속에 있는 것은 삶이 타고 남은 재, 흔히들 인간적 경험이라고 부르는 바로 그거요. - P39

난 늘 죽는 것이 쉬우리라 생각했소. 내가 죽음을 생각하는 방식은 사랑을 상상하는 방식과 크게 다 르지 않았다오. 힘이 다 빠진 상태, 아마도 달콤할 패배이리라 생각했지. 그날 이후 사는 내내 그 두 가지 강박적 생각이 번갈아 나타났소 하나에 시달리면 다른 하나가 나타나서 낫게 해주면서 말이오. 하지만 그 어떤 추론도 두 가지 병에서 다 낫게 해주진 못했다오. - P44

난 조언을 구할 사람이 아무도 없었소, 금지된 성향의 첫번째 결과는 우리가 우리 자신 속에 갇히게 된다는 거요. 침묵하든지 아니면 공모자들에게만 이야기해야 하기 때문이오. 나 자신을 이겨내려고 애쓰 는 동안 고통스러웠던 건, 나에게 용기를 주는 사람도 연민을 품어주는 사람도 기대할 수 없다는 것, 진정한 선의가 누릴 자격이 있는 아주 약간의 존중이라도 베풀어줄 사람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었소. - P55

제아무리 강렬한 감정이라 해도 얼마나 덧없는지 이미 절감한 터라, 소멸을 피할 수 없는, 어디로 가든 죽음에 걸려 있는 존재들과의 관계에서 영원하다고 할 만한 감정 을 끌어낼 수 없다는 걸 난 알고 있었다. 타인 안에 있는 것 중에서 우리의 감정을 흔드는 것들 역시 삶이 빌려준 것에 지나지 않지. 지금 나는 영혼도 육신과 똑같이 늙는다는 것을, 훌륭한 사람들에게도 영혼은 한 계절 동안만 꽃을 피운다는 것을, 젊음이 그렇듯이 그것은 하루살이 같은 짧은 기적일 뿐임을 절감하오. 그러니, 그대여, 그저 흘러가 버리는 것에 의지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소. - P64

우리는 서로의 어린 시절에 대해 얘기할 정도가 되었소. 당신을 통해 난 어린 시절의 행복한 기억을 알게 되었고, 나를 통해 당신은 어린 시절의 슬픈 추억을 알게 되었지. 우리는 마치 우리의 과거를 둘로 나누어 살아온 듯 했소, 조심스럽게 오누이의 애정을 나누던 우리 관계에 시간이 흘러갈 때 마다 무언가가 더해졌고, 그때쯤 난 사람들이 우리 결혼할 사이로 본다는 것을 깨닫고 경악했소. - P89

그리고 꿈꾼다는 건 그대여, 바라는 것과는 다르다오. 그냥 꿈꾸는 걸로 만족하는거지. 꿈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기에 오히 려 더 감미롭게 언젠가 진짜로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불안이 없으니 말이오. - P91

게다가 두 사람이 하나될 때 무 엇이 솟아오를지, 육체의 호감과 반감 중에서 어느게 나타날지 누가 알겠소 건전하지 못한 생각이었을 수도 있소. 하지만 그게 바로 내 생각이었다. - P95

우리는 상대를 불쌍히 여겨야만 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잠든 척했소. 아니, 당신은 울었소. 당신은 내가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최대한 소리를 죽여가며 울었고, 난 못 듣는 척했소. 눈물을 달래줄 수 없을 땐 차라리 모르는 척하는 게 나을 테니까. - P98

그대여, 우리는 삶이 우리를 변화시킨다고 믿지만, 그렇지 않다. 삶은 우리를 마멸시키고, 우리 안에서 마멸되는 것은 우리가 배워서 알게 된 것들이 오 난 전혀 변하지 않았소. 단지 나와 나 자신의 타고난 기질 사이에 사건들이 끼어들었을 뿐이오. 나는 이전의 나 그대로였고, 어쩌면, 환상과 믿음이 하나둘 스러져갈 때마다 우리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더 잘 알게 되니, 이전보다 더 깊숙하게 나 그대로였소. 수없이 노력하고 수없이 성의를 쏟았지만 결국 이전과 똑같은 나.. -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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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은 책은 많은데 시간이 부족하고, 리뷰도 잘 않쓰다 보니 리뷰를 쓸 자신이 없어서 최근에 읽은 책을 몰아서 리뷰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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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3022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되찾은시간 2) 13권 : 프루스트

정말 어렵게 어렵게 완독했다. 큰 이야기 흐름이 없어서인지 읽기 힘들었다. 그리고 잃시찾의 결말이 이거야? 하는 의문도 느꼈다. 원래 위대한 작품(?)은 마지막에 큰 한방(교훈, 반전, 감동, 여운 이런거?)이 있어야 한다는 선입견이 있어서 인지 아쉬움이 남았다. 당연히 내가 이 작품의 진가를 잘 몰라서 이렇게 느꼈겠지만...

일단 잃시찾 시리즈 완독에 의미를 두고 싶다. 몇년이 지난 후에 다시 읽으면 좀 이해할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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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3023 언어의 무게 : 파스칼 메르시어

<언어의 무게>의 주인공인 레이랜드는 어린시절 삼촌집에 있는 지중해 지도를 보면서 지중해에 접해 있는 모든 나라의 언어를 배우겠다는 다짐을 한다. 그리고 이 다짐은 그를 번역가라는 직업을 갖게 한다.

[이제 그는 담배를 한 개비 꺼내 불을 붙이고, 마른 담뱃잎 연기 를 현기증이 날때까지 폐 깊숙이 들이마셨다. 눈을 감았다. 이제까지 중요한 것은 언어였다. 모든 것은 이름이 불리고 이야기된 후에야 실제로 존재했다. 레이랜드가 찾아 나선게 아니라 그게 그에게 와서 부딪쳤다. 처음부터 그랬다. 언어없이 사물에 도달 하기를, 사물과 사람과 감정과 꿈에 닿기를 원할 때도 자주 있었지만 언제나 그 사이에 언어가 다시 끼어들었다. 언어로 이해해야 제대로 경험할 수 있다고 말할때면 사람들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곤 했다. 리비아와의 경우에만 언어가 필요하지 않았다.]  P.21



번역가로서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성공한 레이랜드에게 시련이 온다. 뇌종양에 의한 시한부 판정을 받는다. 이제 그의 삶은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그는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하고 (끝이 보이는) 두번째 삶을 시작한다.

[하지만 이건 그래도 행복한 경우야, 불안으로 독살된 잃어버린 시간 뒤에는 기다린 보람이 있는 시간이 오니까. 나는 이제 그런 시간이 없어. 내가 두려워하는 그 시점에 도착하면 그 뒤에는 아무것도 없고, 그 자리가 나에게는 모든 시간의 종말이 될 거야. 지금 뭘 해야할지 모르겠어. 이 종말이 최대한 빨리 오기를 모든 불안을 삼킬 순간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야 하나? 아니면 끝까지 싸워서 불안으로부터 남은 시간을 얻어내고 눈에 보이는 최후의 날들에 적합한 필사적인 현재를 쟁취 해야 할까? ]  P.108



하지만 11개월이 지난 후에야 레이랜드의 뇌종양 판정은 차트가 바뀜에 따른 오진이였음이 밝혀진다. 그가 평소에 느꼈던 두통은 단순 두통이었다. 누군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오진, 레이랜드는 안도와 분노를 함께 느낀다. 그리고 이제는 (끝이 보이지 않는) 세번째 삶을 시작한다.

[˝그럴 마음도 없습니다. 불현듯 다시 미래가 생겼어요.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는 아직 모릅니다. 하지만 어쨌든 달라질 테지요. 당신의 미래가 달라지리라는 거야 말할 나위도 없고 말입니다.˝]  P.230



한번의 인생에서 세번의 삶을 시작한 레이랜드는 더이성 과거의 그가 아니었다. 그는 과거의 인연들에게 더욱 헌신한다. 그리고 번역가 일 뿐만 아니라 자신의 작품을 쓰기 시작한다. 번역가 역시 제3의 언어를 자신의 언어로 바꾸는 창작의 영역이지만, 이제부터는 나의 언어로 나만의 이야기를 펼치려고 한다. 그 이야기의 끝은 어떨까?

[하지만 이제 몇 주, 어쩌면 며칠만 지나면 다 ‘지나간다‘는 삶이 ‘끝‘이라는 느낌에 담긴 외로움은 누구도 덜어주지 못했지. 미친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격렬하고 필사적이며 혼란한 소원이 있었다. 누군가 와서 나를 이 외 로움에서 건져주기를, 나를 받아들이고 자기 안에 품어서 흘러가는 마지막 시간을 나홀로 겪지 않아도 되게 해주기를 바랐지. 누 군가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그래, 달라야 했지. 누군가 이 마지막 길을 ‘덜어주길 바랐어. 말하자면 내 안에 파고들어와, 나 홀로 무방비상태로 종말에 대면하지 않게 마법처럼 도와주기를.]  P.318



제목만큼이나 무게가 느껴졌던 작품. 책의 무게(두께)도 장난아닌 작품이다. 책을 읽는 내내 착함, 정직함, 바름 이런 단어들이 떠올랐다. 정말로 주위에 착하고 정의로운 사람들만 있다면 언젠가는 세상도 그렇게 바뀔까?

[질병이 삶이 언제 끝나는지 결정하는 것을 왜 우리가 견디며 받아들여야 할까? 그걸 스스로 결정하는 게 누구나 누릴 당연한 권리라고 왜 생각하지 않을까? 누군가 ‘이제 그냥 충분하니까‘라고 말하는 게 왜 훌륭하고 정당한 사유로 간주되지 않을까? 우리가 이 문제에 대해 직접 이야기한 적은 없지만, 당신이 나를 이해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우리가 함께 듣던 음악을 이곳으로 가지고 왔어. 오늘 저녁에 들으면서 내 생각은 당신에게 가 있겠지. 내가 파리로 돌아 가자마자 가장 먼저 찾아가는 사람도 당신이 될 테고.]  P.619



가끔 힘든 일이 닥칠때면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했다. 하지만 언제나 생각에서 끝날 뿐이었는데, <언어의 무게>를 읽고나서 꼭 어떤 중요한 계기가 있을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요한건 다짐이 아니라 행동이니까, 그리고 그 행동의 시작이 바로 또다른 삶의 시작이니까.

[˝인생은 아름답다. 삶이란 언제나, 매순간 시작되 니까.˝]  P.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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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3024 이중 작가 초롱 : 이미상

한국문학을 그렇게 즐겨 읽지 않는다. 한국문학이 이해하기도 쉽고 번역의 어색함도 없어서 가독성이 좋긴 하지만, 뭔가 작가가 몸을 사린다는(?) 느낌과 감동(교훈)을 강요(?)한다는 느낌 때문이다. 어디까지나 나의 선입견이긴 하지만... (내가 한국문학을 다 읽어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아닌 작가와 작품도 당연히 있을것이다...)


이러한 원인은 아마 작가와 작품을 동일시하는 인식때문이 아닐까 싶다. 한국문학을 읽으면 과감성이 아쉬울때가 많았다. 그런데 이미상 작가의 단편집인 <이중 작가 초롱>은 그렇지 않았다. 문장들이 너무 솔직해서 좀 놀랐다.


이 작품집은 초롱이라는 인물이 주인공이든 스쳐지나가는 인물이든 어쨋든 등장하는 연작소설이다. 총 여덟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는 작품집 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은 표제작인 <이중 작가 초롱>이었다.


등단 이전에 쓴 작품과 등단 이후에 쓴 작품의 괴리감으로 인해 독자로부터 공격을 받게 되는 작가 초롱은 말 그대로 이중작가 취급을 받는다. 작품과 작가를 땔래야 땔 수없는 현실에 대해 작가는 이야기 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그건 단지 작품일 뿐이라고, 독자의 생각과 다르다고 틀린건 아니라고.

[‘악하다‘ 도 그런 말 중 하나였다. ‘되짚다‘보다 ‘복기‘가 ‘잘못 읽다‘보다 ‘독‘이 더 그럴듯하게 느껴지듯, ‘생각이 짧다‘ 정도면 족했을 텐데도 사람들은 기어이 초롱의 소설에 대해 악하다는 표현까지 썼고 거기에는 ‘아‘ 해도 될 것을 ‘악!‘ 하고야 마는 문학의 낯간지러운 과장과 그것이 불러일으키는 부당한 환기가 맴돌이치고 있었다. 초롱도 그 점을 잘 알았지만 그렇다고 상처를 덜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P.75



이 외에도 부조리를 타파하고자 했던 운동권 세대가 자식들에게는 오히려 기득권과 똑같은 모습으로 어떻게든 좋은 대학, 스팩을 쌓으려는 아이러니를 보여주는 <하긴> 도 좋았고, 다른 작품들도 전반적으로 획기적인 느낌이었다.

[한밤, 나는 초롱의 글을 읽으며 상상한다. 나를 육박하듯 빠르고 거칠게 공격해오는 내 딸 초롱이 코너에 몰린 나는 기분좋게 당혹 한다. 내가 키운 거한테 내가 먹힌다니. 나는 카이스트에 갈 석형의 딸은 하나도 아쉽지 않다. 초롱이 나의 이상이다. 그런 애들이 있다. 새벽까지 술 먹다 동기 한 놈 집에 쳐들어가 만나게 되는 애들, 아빠 친구한테 인사해야지, 가 채 끝나기도 전에 방문을 쾅 닫으며 인사도 없이 들어가는 애들 아비와 아비의 친구와 아비의 세대를 쌩까며 쾅 하고 후두부를 가격하는 문소리를 내곤 ‘쿨‘하게 사라지는 애들 쾅쾅. 뺨을 갈기듯 문은 내 앞에서 쾅쾅 닫히고 나는 가만히 부러워진다. 멋지지 않은가? 우리가 우리 부모에게 가하고 싶었으나 하지 못했던 것을 우리에게 가하는 새끼를 길러낸 다는 것이.]  P.21



그러나 작품속 문장들에 너무 많은 암시가 들어있어서 한두번 읽고는 이해할수 없는 부분들이 많았다. 수수께끼를 푸는 느낌으로 책을 읽었다. 이러한 경향은 후반부 작품으로 갈 수록 심해지던데, 작품의 끝에 실린 해설을 읽고나서 아이쿠 내가 또 잘못읽었네 하는 생각도 했다.


절대 쉬운 작품은 아니었고 잘 읽히는 작품도 아니었지만 이미상 작가가 대단한 작가인것 만은 확실히 느꼈다. 최근에 읽은 한국문학 작품중에 가장 인상적인 책이었다. 혹시 이 책을 읽게 된다면 해설은 꼭 마지막에 읽어보기를 당부드리고 싶다.

[당신도 말의 시간차공격을 당하는가? 나는 요새 자주 말의 시간 차공격을 당한다. 오래전에 들은 별것 아닌 말이 멀쩡히 몸을 돌아 다니다 갑자기 내장을 찢는다. 그러면 나는 시간차 공격을 당한 배구 선수처럼 속수무책이다. 상대편 공격수가 뛰어서 나도 뛰었는데, 어느새 공격수는 사라지고 발이 땅에 닿는 순간, 다음 공격수가 스파이크를 때려넣는 것 같다. 말의 강타, 나는 그저 당할 뿐이다. 도끼날 아래 장작처럼. 게다가 배구와 달리 말의 이차 공격은 수년, 심지어 수십 년 후에 비로소 시작되기도 한다.]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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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3025 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 : 하가시노 게이고

예전만큼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즐겨 읽지는 않지만 가끔 읽는다. 뭔가 시원한 글이 읽고 싶어질때면 생각이 나는데, 친구가 이 책을 샀길래 빌려서 읽었다. 블랙 쇼맨 시리즈는 처음 읽어봤는데, 이 작품은 살인사건 장편 추리소설은 아니고 다소 평범(?)한 사건을 추리하는 3편의 단편이 실려있는 작품이다.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답게 가독성이 좋고 재미있어서 읽기 시작하자마자 세시간만에 다 읽었다. 내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나쁘지 않았다. 특히 체호프 이야기가 나와서 좋았다.

[˝저는 <벚꽃 동산>을 좋아하는데, <바냐 아저씨>도 인기가 있어요. <갈매기>나 <세 자매>도 좋고요, 출판사에 따라 수록된 작품도 달라요.˝]  P.95



개인적으로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중 <백야>, <환야>, <편지>가 좋았었다.






이렇게 해서 그동안 밀려있던 작품들의 리뷰를 간단하게 써봤다. 뭐든지 밀리는건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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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3-05-07 18: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의 해석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돌아오세요 ㅋㅋ

새파랑 2023-05-07 18:26   좋아요 1 | URL
가끔 리뷰를 쓸때마다 내가 제대로 읽은게 맞나? 라는 자책(?)을 합니다 ㅋ

물감 2023-05-07 21: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등장한 새파랑님 페이퍼 좋아요 ㅎㅎㅎ 말씀하신 과감성의 이유로 저 역시 한국문학에 아쉬움이 많아요. 장르소설이 아닌 이상 저자의 철학과 사상이 들어가니 ‘방방봐‘에는 어폐가 있고요. 그래도 한국문학 좋아합니다! 제 알라딘 독서 통계를 보니까 한국문학만 별점 평균 4개고 나머지들은 3개로 나와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새파랑 2023-05-08 06:45   좋아요 3 | URL
역시 물감님은 한국문학 전문이십니다~!! 물감님 별다섯은 정말 희귀한거 같아요. 전 거의다 별 다섯이라는 ㅎㅎ 저도 이제부터는 한국문학에 관심을 많이 가지겠습니다~!!

레삭매냐 2023-05-07 22: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 읽고 나서 바로 리뷰를 쓰지
않으면 나중에도 다시 쓰게 되
기가 힘들더라구요...

간단 리뷰 인상적입니다.

새파랑 2023-05-08 07:46   좋아요 1 | URL
요새 좀 게을러져서 리뷰쓰기가 좀 귀찮더라구요 ㅡㅡ
그래도 책의 완독은 리뷰쓰기라 생각해서 몇자 적었습니다 ㅎㅎ

희선 2023-05-08 02: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다 읽으신 거 축하합니다 한번 다 읽은 것도 대단합니다 언젠가 또 만나시겠네요 새로 시작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그걸 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무슨 일이 일어나기 전에 하는 게 좋을 것 같기는 한데... 사람은 꼭 뭔가 일이 일어나야 지금까지 잘못 살았어 할 때가 많은 것 같아요

새파랑 님 오월에도 즐겁게 책 만나시기 바랍니다


희선

새파랑 2023-05-08 07:48   좋아요 2 | URL
5월에는 호기롭게 책을 읽겠다고 다짐했는데 잘안되네요 ㅜㅜ
희선님도 즐겁게 책 많이 만나시길 바라겠습니다~!!

coolcat329 2023-05-08 07: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잃시찾 완독 정말 대단하시고 축하드립니다. 새로운 한 주 화이팅하세요!

새파랑 2023-05-08 07:49   좋아요 1 | URL
완독했지만 완독한거 같지 않은 기분입니다 ㅋ 쿨캣님도 이번주 화이팅 입니다~!!

거리의화가 2023-05-08 09: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리뷰 몰아쓰기 진짜 힘들죠ㅋㅋㅋ 정리하느라 고생하셨어요. 책을 읽고 나서 딱히 떠오르는 게 없거나 내가 읽은 의도를 책에서 못 찾았을 때나 너무 좋은데 정리가 안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리뷰쓰기 곤란합니다^^; 무엇보다 잃시찾 완독은 엄지척이에요!

새파랑 2023-05-08 12:43   좋아요 2 | URL
사실 정리한건 없고 그냥 생각난대로 막 써서 좀 그렇습니다 ㅡㅡ 화가님의 잃시찾 완독 리뷰를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건수하 2023-05-08 14: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잃시 완독 축하드려요!
오랫만에 새파랑님 리뷰 보니 좋습니다 :)

새파랑 2023-05-09 07:45   좋아요 2 | URL
리뷰 자주 쓰고 싶은데 읽은책이 별로 없네요 ㅜㅜ 허접하지만 책 읽고 리뷰 열심히 쓰겠습니다~!!

파이버 2023-05-10 16: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밀린 리뷰가 많습니다... 저도 새파랑님도 얼른 여유 있는 시간이 찾아왔음 하네요ㅎㅎ 저도 히가시노 게이고 <백야행>, <편지> 좋아합니다 ^^~

새파랑 2023-05-10 17:00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ㅜㅜ 왜 이리 시간이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ㅜㅜ
백야행이랑 편지 좋으셨군요~! 저도 아주 좋았었습니다 ^^
 

오랜만에 읽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은 역시 재미 있었다 ~!!


"체호프는 어디에 있나요?"
"체호프의 어떤 작품을 찾으시나요?"
그러자 여성은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추천작이 있으면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알겠습니다."
나나에는 그녀를 해외 문학 코너로 안내했다.
"저는 <벚꽃 동산>을 좋아하는데, <바냐 아저씨>도 인기가 있어요. <갈매기>나 <세 자매>도 좋고요, 출판사에 따라 수록된 작품도 달라요." - P95

"생각해봤는데, 난 그 사람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을 지도 몰라." 포크를 쥔 손을 내려놓고 유즈키가 말했 다. "나랑 만나지 않는 동안에, 어떤 식으로 살고 있는지 별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 나에게 보여주는 모습 이 그의 전부라 생각했지." "보통 그렇지. 그걸로 된 거 아냐?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는 법이니까. 그런 건 차라리 모르는 게 나아." - P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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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3-05-07 02: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설에 체호프 소설 이야기가 잠깐 나오는군요 이 시리즈는 안 읽어봤어요 언젠가 볼지...


희선

새파랑 2023-05-07 18:13   좋아요 0 | URL
오랜만에 히가시노 게이고 읽었는데 재미있고 좋았습니다~! 희선님 취향이실거 같아요~!!

페크pek0501 2023-05-07 10: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작품 속에서 실제의 작품명이나 작가 이름이 나오면 저는 흥미롭더라고요.ㅋ

새파랑 2023-05-07 18:13   좋아요 1 | URL
ㅋ 체호프 좋아하는히가시노 게이고는 책잘알 입니다~!!

고양이라디오 2023-05-16 10: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냐 아저씨> 너무 좋아요ㅎ 체호프도 읽고 싶고 히가시노 게이고도 읽고 싶고. 읽고 싶은 게 너무 많네요 요즘ㅎ

새파랑 2023-05-16 17:05   좋아요 1 | URL
저도 읽고싶은 책은 엄청 많은데 시간은 없고, 그런데 책은 계속 사고... 악순환인거 같습니다 ㅋㅋ

고양이라디오 2023-05-16 18:51   좋아요 1 | URL
벗어날 수 없는 굴레, 숙명인 거 같습니다ㅜ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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