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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링크로스 84번지
헬렌 한프 지음, 이민아 옮김 / 궁리 / 201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책과 편지는 언제 들어도 기분 좋아지는 단어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책과 편지를 주제로 한 책이라면 재미 없을수가 없다. 시작부터 반칙이다.
한 사람과 만남도 없이 20년간 편지를 주고 받는게 과연 가능할까? 이 작품에서는 그러한 실제 이야기가 펼쳐진다. 미국의 뉴욕에 사는 "헬렌 허프"는 우연히 광고를 보고 절판 서적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마크스 서점'에 구매를 희망하는 책 목록을 동봉하여 편지를 보내게 된다. '마크스 서점'의 주소는 '영국 련던 채링크로스 84번지'로 이 책의 제목이다.
까다로운 고객인 "헬렌 허프"의 요구사항에 대해 '마크스 서점'의 "프랭크 도엘"은 뭐든지 적극 구해주고, 이에 고마움을 느낀 "헬렌 허프"는 서점 사람들에게 영국에서는 구하기 힘든 음식들을 선물로 보내게 되며, 본격적으로 유대감이 형성된 "헬렌 허프"와 '마크스 서점'간의 교류가 시작된다. 서로가 서로에게 고마움을 느끼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궁금증을 느끼면서 말이다.
[저 멀리 떨어진 곳에서 누군가가 본 적도 없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친절하고 자상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훈훈해집니다. 서점의 다른 분들도 모두 같은 생각일 것입니다.] P.46
같은 시간 다른 공간을 살아가는 그들에게 공통된 관심사는 바로 책이었고, 편지속에 그 마음을 담아 공간을 초월하는 유대감을 형성했던 그들은 무려 20년간 관계를 유지한다. "헬렌 허프"는 꼭 체링크로스에 가보고 싶었지만 삶에 치여서, 경제적 여력이 안되어서 런던 방문을 미룰 수 밖에 없게 된다.
하지만 1968년 12월, 20여년간 그녀와 주로 편지를 주고 받던 "프랭크 도엘"이 세상을 떠나게 되고, 결국 20여년간 이어진 그들의 편지 서신은 중단되게 된다. 그들을 이어주던 '책'을 더이상 주문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헬렌 허프"에게 '마크스 서점'은 가보지는 못했지만 너무나 소중했던 곳이었고 그곳을 영원히 기억하고 싶었기에 그와 주고 받은 편지들을 출판하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체링크로스 84번지>라는 책으로 탄생하게 된다.
[이 모든 책을 내게 팔았던 그 축복 받은 사람이 몇 달 전에 세상을 떠났어요. 그리고 서점 주인 마크스 씨도요. 하지만 마크스 서점은 아직 거기 있답니다. 혹 채링크로스 가 84번지를 지나가게 되거든, 내 대신 입맞춤을 보내주겠어요? 제가 정말 큰 신세를 졌답니다.] P.145
말보다 편지가 좋은 이유는 아마 그만큼 정성이 들어가 있으면서 언제나 꺼내 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책이 이어준 그들의 인연은 20여년이나 이어졌지만 결국 멈출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그들의 추억은 이렇게 책으로 남아 후대의 독자에게 감동을 준다. 그들의 인연은 결코 끝난게 아니다. 북플에 글을 쓰는 것도 왠지 이 책에서 펼쳐지는 유대감 형성과 비슷한것 같다. 여기에도 책이라는 연결고리가 있으니까 말이다. 열심히 오랫동안 유지해야 겠다. 노력하면 안되는건 없으니까.
Ps. 갑자기 생각난 제목이 '편지'인 노래 두곡 소개해 드리고 싶다~!!
(김광진의 '편지' 처럼 너무 유명하거나, '우울한 편지', '이등병의 편지', '나에게 쓰는 편지' 등과 같이 다른 수식어가 붙은 노래는 제외하고)
편지 : 김동률
https://youtu.be/o1axQfKy3zg
며칠을 망설이다 끄적인 종이 위엔
말 없는 세월이 흘러라
편지 : 브로콜리 너마저
https://youtu.be/2pkgzPih1Oo
너 밥은 잘 먹고 다니니 어디가 아프진 않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