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월급 독립 프로젝트 - 3년 만에 30억 벌고 퇴사한 슈퍼개미의 실전 주식투자 생중계
유목민 지음 / 리더스북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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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책갈피에 적힌 저자 약력부터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저자는 1978년 서울에서 태어나 충북 제천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삼수 끝에 들어간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서른 중반에야 고시 공부를 포기하고 계약직 아르바이트로 늦은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월급은 100만 원, 그것도 세전이었다. 이대로 이렇게 월급쟁이로 돈을 모았다가는 집 장만은커녕 생계도 불안하다는 생각이 들어 주식 공부를 시작했다. 2015년 여유 자금 480만 원을 긁어모아 투자를 시작, 3년 남짓 만에 30억 원을 돌파하며 60.000% 수익률을 기록했다. 1년의 8할을 야근하면서도 오로지 '단타'로 이뤄낸 실적이다.


이 책은 주식을 도박이라고 여기는 고정관념을 비롯해 주식에 관한 여러 잘못된 편견을 하나씩 깨나간다. 저자의 비결을 요약하면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장기투자하지 마라. 또 하나는 '5거래일 안에 승부 나는 종목을 찾아라.' 장기투자하지 말라는 말에 놀라는 독자가 많을 것이다(나도 그랬다). 워런 버핏을 비롯한 유명 투자자들이 '버티면 결국 수익을 본다'라는 식의 장기투자를 강조하지만, 여윳돈이 없는 월급쟁이들에게는 버티는 것조차 부담스러운 일이다. 저자는 차라리 5거래일 안에 승부 나는 종목을 찾아 단타를 반복하면서 단기간 내에 수익을 내는 편이 낫다고 조언한다.


책에는 저자가 직장에 다니면서 주식 투자를 하는 팁부터 뉴스를 수익으로 연결하는 방법까지 깨알 같은 조언도 많이 나온다. 저자는 매일 밤 귀가해 뉴스 홈에서 일간지 1면을 모두 다 보고, 다음날 아침에 구독하는 일간지를 전부 읽는다. 뉴스 포털만 보고 주가에 영향을 주는 뉴스를 파악하는 방법도 상세하게 알려준다. 포털에 '미세먼지 없이 화창'이라는 뉴스가 보이면 저자는 바로 미세먼지 관련주가 빠질 것으로 예상한다. 미세먼지 해결에 도움이 되는 인공강우, 드라이아이스 관련주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하고 보유량을 조정한다.


갤럭시 S 시리즈가 새로 출시되면 누가 가장 큰 혜택을 볼까. 두말할 것 없이 삼성전자다. 그렇다고 주당 200만 원짜리를 몇 주나 사겠으며, 오르면 얼마나 오를까. 저자는 생각의 프레임을 넓히라고 조언한다. 갤럭시 S 시리즈가 새로 나오면 인공지능 업체의 주가가 오를 것이다. 인공지능이 뜨려면 음성 인식이 필요하니 음성 인식 관련주가 뜰 것이다. 음성 인식이 잘 되게 하려면 음성 신호를 전기적 신호로 바꿔주는 칩 제조업체가 부각될 것이다. 삼성전자> 인공지능 업체>음성 인식 업체>음성 인식 칩 제조업체 순으로 시가총액이 작다. 시가총액이 작을수록 더 많이 뛸 수 있고, 단타에 적합한 종목이 된다.


이 밖에도 적은 여유자금으로 단기간에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단타 투자 성공법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주식에 대해 잘 알지 못해서 책의 내용을 백 퍼센트 소화하지 못한 게 너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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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결 - 구글, 아마존, 애플, 테슬라가 그리는 10년 후 미래
W. 데이비드 스티븐슨 지음, 김정아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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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우리 생활을 가장 크게 바꿀 최신 기술은 무엇일까.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미래학자로 손꼽히는 W. 데이비드 스티븐슨의 책 <초연결>에 따르면, 사물에서 나오는 모든 데이터를 인터넷을 통해 공유하는 기술, 즉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이야말로 앞으로 가장 중요한 핵심 기술이 될 것이다. 이 책은 IoT 혁명이 앞으로 우리 생활을 얼마나 바꿀지 전혀 모르거나, IoT 기술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의심하는 사람들을 위해 쓰였다. 저자는 이 책에서 IoT 기술이 그동안 얼마나 발전했는지, IoT 기술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글로벌 초거대 기업들은 IoT 기술이 일으킬 변화에 어떻게 준비하고 대응하고 있는지 알기 쉽게 소개한다.


​ IoT 기술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어떻게 쓰이고 어떤 방식으로 우리 생활을 바꿀지 궁금하다면, 이 책에 나온 폐기물 관리 기업 '빅벨리솔라'의 사례를 보면 좋다. 빅벨리솔라는 태양광 발전으로 작동하는 압축기 덕분에 쓰레기를 다섯 배나 더 많이 담을 수 있는 최신형 쓰레기통을 개발했다. 놀라운 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빅벨리솔라는 사물 지능 통신 분야 업체와 손을 잡고 쓰레기통에 '무선 통신 기능'을 추가했다. 이 기능은 현재 어느 지역의 어떤 쓰레기통이 가득 차 악취를 풍기고 있는지, 아니면 언제쯤 그러한 상황이 다가올지를 미리 확인해 알려준다. 덕분에 기업은 쓸데없이 시간과 인력을 낭비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쓰레기를 수거할 수 있다.


놀라운 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빅벨리솔라는 쓰레기통으로 취합한 방대한 데이터를 고객에게 사용료를 받고 판매한다. 그들은 이제 파트너 도시와 협력해 '무료 와이파이 핫스폿'을 제공하고, IoT 통신 장치 '비컨'을 설치해 주변 보행자에게 위치 정보 등을 안내하기 시작했다. 또 주변 날씨를 감지해 실시간으로 기상 예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이렇듯 IoT 기술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에 고유한 '식별 이름(Distinctive Name)'을 부여한 뒤, 그것을 인터넷이나 지역의 유무선 통신망으로 다른 사물과 연결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취합하고 정보를 형성한다.


IoT 기술이 지금보다 발전하면 '디지털 쌍둥이'라는 개념이 뜨거운 화두가 될 것이다. 디지털 쌍둥이란 'IoT에 연결된 사물들을 통째로, 그리고 실시간으로 복제하는 개념'이다. 실제로 이탈리아의 자동차 회사 마세라티는 독일의 전자 전기 기업 지멘스가 개발한 디지털 쌍둥이 기술을 이용해 새 스포츠카 모델을 설계했다. 디지털 쌍둥이 기술은 제품이 공장에서 출고되어 판매된 뒤 일상에서 사용되고 폐기될 때까지, 제품에 일어나는 모든 일에 관한 정보를 디지털로 입력하고 데이터로 정리한다.


현재는 디지털 쌍둥이 기술이 제조물에 적용되는 것으로 한정되지만, 언젠가는 인간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 그때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한 명 이상의 디지털 쌍둥이를 가지게 될 것이다. 우리가 나이를 먹으며 생김새가 변하고 취향이 바뀌는 것처럼, 디지털 쌍둥이도 계속해서 변하고 성장할 것이다. 장기 곳곳에 설치된 감지기가 끊임없이 새로운 데이터를 수집해 우리 몸 전체의 건강 상태를 진단해줄 것이다. 이 밖에도 IoT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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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부터 일곱 발자국 - 내 감정을 똑바로 보기 위한 신경인류학 에세이
박한선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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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너무 우울하고 슬플 때, 우리는 흔히 '마음이 고장 났다'라고 표현한다. 마음이 힘들고 답답할 때, 짜증이 나고 화가 치밀 때에도 마음에 이상이 있다고 여긴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졌을 때, 좋아하는 친구와 싸웠을 때, 회사에서 안 좋은 일이 있었을 때, 낯모르는 사람에게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마음이 슬프거나 답답하거나 짜증이 나거나 화가 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오히려 안 좋은 일이 있는데 마음이 좋고 편안하면 그때야말로 고장 난 거다.


신경인류학자 박한선의 책 <마음으로부터 일곱 발자국>은 인간의 마음을 신경과학과 인류학의 관점에서 풀어쓴 책이다. 저자는 불안, 슬픔, 부끄러움, 죄책감, 의존성, 사랑, 강박, 외로움, 겸손 등의 기분과 감정을 신경인류학과 진화정신의학의 관점으로 풀이한다. 저자에 따르면 약하고 변덕스럽고 종종 추악하기도 한 인간의 마음은 사실 어떤 의미에서 마음이 잘 돌아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인간이 서로 상처 주고 미워하고 질투하고 때리고 죽이고 죽는 일이 인간의 진화를 촉진했듯이, 인간의 마음 또한 공연한 일에 슬퍼하거나 터무니없는 일에 흥분하며 진화해왔다.


인간이 느끼는 수많은 감정 중에 '프라임 감정'을 꼽는다면 불안일 것이다. 인간은 태초부터 생존과 안위에 유리하도록 불안과 공포를 체화했다. 불안은 역기능만큼 순기능도 많다. 불안은 다가오는 상황을 미리 준비하게 하는 효과를 가진다. 정확하고 신속한 판단을 할 수 있게 도와주고, 특정 상황에 재빨리 대처할 수 있도록 해준다. 불안은 피할 수 없는 감정이니 즐기는 법을 배워야 한다. 시험 때문에 불안하면 지금 당장 공부를 시작하고, 업무 때문에 불안하면 그러기 전에 미리미리 업무를 해결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수많은 현대인들이 우울증을 호소한다. 우울증의 원인은 슬픔인 경우가 많다. 기쁨이 심해지면 조증이 되고, 슬픔이 심해지면 우울증이 된다. 문제는 기쁨에 비해 슬픔이 덜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슬픔은 우리 삶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누군가가 죽거나 배우자와 헤어지거나, 늙고 병들어 사회에서 물러나는 생각을 하면 슬퍼지는 것은 당연하나, 그럴수록 인간은 현재에 충실하게 되고 미래에 대비하게 된다. 저자는 이 밖에도 인간이 느끼는 수많은 감정과 기분, 마음의 상태를 차분한 어조로 설명해준다. 기존의 심리학이나 정신의학과는 조금 다른 차원에서 인간의 심리를 이해하고 싶은 독자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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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실험 - 문명이 붕괴된 이후의 세상을 실험한 어느 괴짜 과학자의 이야기
딜런 에번스 지음, 나현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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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상 수많은 사람들이 유토피아를 꿈꿨다. 여기가 아닌 어디라도, 지금이 아닌 언제라도, 자신의 이상과 철학이 실현된 공간이 생기기를 바랐다(그리고 대부분 실패했다). <유토피아 실험>의 저자 딜런 에번스도 그중 하나다. 딜런 에번스는 1966년 영국 브리스틀에서 태어났다. 사우샘프턴 대학에서 스페인어와 언어학을 공부한 뒤 2000년 런던 경제 대학교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킹스 칼리지 런던에서 박사 후 연구원을 지낸 뒤 바스 대학에서 로봇 공학을, 웨스트 잉글랜드 대학에서 인공지능 시스템을 연구했다.


학자로서 탄탄한 경력을 쌓아가던 그가 돌연 '유토피아 실험'에 뛰어든 건 2006년의 일이다. 경제 성장의 정체와 지구 온난화의 심각화, 다가오는 에너지 위기 등을 목도하던 딜런 에번스는 만에 하나 문명이 붕괴될 때 지구상의 사람들이 어떤 운명을 맞을지 알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선 문명이 이미 붕괴된 것처럼 행동해야 했다. 에번스는 실험을 위해 집을 내다 팔고 대학에서의 경력을 포기했다. 웹사이트에 '유토피아 실험 자원자 모집'이라는 제목의 공지를 올리고 사람들을 모았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 수백 명이나 - 지원서를 보냈다. 연령은 18세에서 67세까지, 직업은 전직 영국 해병대원부터 퇴직 교사, 컴퓨터 프로그래머, 그라피티 아티스트까지 다양했다.


마침내 시작된 유토피아 실험은 처음부터 삐걱거렸다. 인류 멸망 후를 가정한 실험인 만큼 인류 문명의 산물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실험의 규칙이었다. 참가자들은 직접 농사를 짓고 동물을 도축해 먹을 것을 마련해야 했다. 화장지나 치약, 비누 같은 사소한 일상용품 또한 스스로 만들어서 써야 했다. 병이 나거나 다치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엄청난 고통에 시달렸다. 참가자들은 문명이 이미 붕괴된 것처럼 살기 시작하고 나서야 문명의 소중함을 깨달았고, 자신들이 이미 익숙해진 문명으로부터 쉽게 벗어날 수 없음을 깨달았다. 결국 저자는 유토피아 실험을 끝내고 2008년 대학으로 돌아왔다.


저자의 실험을 보면서 <정글의 법칙>, <나는 자연인이다> 같은 TV 프로그램이 떠올랐다. 이런 TV 프로그램만 보아도 문명의 소중함을 쉽게 깨달을 수 있는데 직접 겪어보고 나서야 깨닫다니. 저자가 좀 한심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편으로는 머릿속에 떠도는 생각을 행동으로 옮긴 저자가 용감하고 대단하다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저자는 해봤고, 해봤기 때문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무엇이 문제인지 누구보다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알 수 있지 않았는가. 영국의 유력 언론 중 하나인 <가디언>은 저자를 "실험복을 입은 알랭 드 보통"이라고 평했다는데 그 평이 과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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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에서 깊이로 (리커버 에디션) - 철학자가 스마트폰을 버리고 월든 숲으로 간 이유
윌리엄 파워스 지음, 임현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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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디지털 중독' 증상을 호소한다. 수시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지 않으면 안심할 수 없고, 아침저녁으로 이메일을 확인하지 않으면 왠지 찜찜하다. 음식을 먹기 전에 사진을 찍지 않으면 뭔가 허전하고, 좋은 풍경을 봐서 SNS에 올리는 게 아니라 SNS에 올리기 위해 좋은 풍경을 보러 간다. 이쯤 되면 인간이 기술을 지배하는 게 아니라 기술이 인간을 지배한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윌리엄 파워스의 책 <속도에서 깊이로>에 따르면, 놀랍게도 2000년 전의 사람들도 지금의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들도 우리처럼 사람들 틈바구니 속에서 창조적인 방법으로 인생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고심했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세네카, 구텐베르크, 셰익스피어, 프랭클린, 소로, 매클루언 등 대단한 사상가들은 모두 당대의 새로운 기술과 그 기술에 대해 남다른 방식으로 사고했다. 이 책은 앞에서 언급한 사상가들의 사상을 통해 현대인들이 겪는 디지털 중독 문제를 극복할 방법을 찾는다.


소크라테스는 시쳇말로 '핵인싸'였다. 일대일 대화를 즐기는 네트워크 추종자였던 소크라테스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도시를 사랑했으며, 혼자서 가만히 사유하거나 한적한 시골길을 산책하는 걸 즐기지 않았다. 플라톤이 기록한 대화편에는 소크라테스가 우연히 파이드로스를 만나서 나눈 대화가 수록되어 있다. 파이드로스가 오전 내내 리시아스의 연설을 듣고 그 내용을 암기하려고 속으로 되뇌며 걷는 중이라고 하자, 소크라테스는 그것참 멋진 일이라고 말하면서도 자신은 성벽 안 사람들에게서만 가르침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소크라테스가 요즘 사람이었다면 몇 분, 아니 몇 초 간격으로 새 트윗을 날리지 않았을까.


로마 시대의 철학자 세네카는 도시의 분주함과 정신적 혼란 속에서 자신의 내적 거리를 확보하는 법을 스스로 터득했다. 당시 로마 제국에는 읽을거리가 아주 풍부했다. 책이 교육의 주요 수단으로 자리 잡았고, 매일같이 외국에서 우편물이 날아들었으며, 거대한 제국과 주변국으로부터 각종 정보가 쏟아졌다. 그때마다 세네카는 '편지 쓰기'로 마음의 혼란을 다잡았다. 하루에 한 가지씩 주제를 골라 편지를 쓰면서 바깥세상의 소란을 차단하고 자신의 내면을 돌보았다. 실제로 이는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매일 실천하는 습관이기도 하다.


1440년경 구텐베르크가 인쇄기를 발명하고 성경이 인쇄되었을 때, 사람들은 마치 현대인들이 새로 출시된 아이폰을 구입하기 위해 애플스토어에 줄을 서는 것처럼 구텐베르크의 상점 앞에 줄을 섰다("책이 다 만들어지기도 전에 사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예나 지금이나 새로운 지식과 정보에 접근하고자 하는 군중의 욕망에는 변함이 없고, 군중의 욕망을 충족할 만한 기술을 가진 사람은 막대한 부와 영향력을 거머쥐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인쇄술이 발전하고 책을 비롯한 각종 문서가 넘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정보의 홍수를 경험했다. 셰익스피어는 바로 이런 시대에 탄생하고 활약한 작가다. 셰익스피어의 대표작 <햄릿>에는 정보의 범람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방법이 나온다. 바로 수첩이다. <햄릿>에 이런 문장이 나온다. "의당, 내 기억의 테이블에서 온갖 하찮은 멍텅구리 기록들을 지워버리고, 책에서 베낀 온갖 격언, 온갖 이미지들, 온갖 지나간 인상들, 청춘과 관찰이 거기 베껴 놓은 온갖 것들을 지워버리고, 당신의 명령 단 하나만 살리라."


2004년 미국의 학술지 <계간 셰익스피어>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여기서 '테이블'은 식탁이나 탁자가 아니라 오늘날의 수첩을 의미한다. 즉, 햄릿 -이라는 페르소나 뒤에 숨은 셰익스피어 - 은 끝없이 분주한 삶에 대한 해결책으로 수첩을 이용했고, 수첩을 이용해 훗날 인류의 보물로 여겨지는 주옥같은 작품들을 창조해낸 것이다. 저자는 이를 교훈 삼아 몰스킨 수첩을 구입해 만족스럽게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몰스킨까지는 아니더라도, 정보의 홍수로부터 나를 지키기 위한 수첩 하나쯤은 나도 한 번 장만해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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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5-05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핵인싸 소크라테스라... 재밌네요 ㅋㅋ 요즘말로는 투머치토커 반열에 드셨을 듯. 책 재밌을 것 같아요! 좋은 소개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