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너는 자유다 - 모든 것을 훌훌 털어 버리고 떠난 낯선 땅에서 나를 다시 채우고 돌아오다, 개정판
손미나 글.사진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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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편으로는 두려웠다. 그 당시의 나에게는 확실히 보장된 일이라곤 아무것도 없었다. 쓸데없이 1년만 낭비하면 오히려 다행이지만 오랜 시간 동안 열심히 이루어놓은 것들을 한순간에 잃을 수도 있는 모험이라는 것을 나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것이 두려워서 내 안의 열정이 나를 떠미는 곳으로 떠나지 못한다면, 내가 온 가슴으로 원하는 일을 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난 오히려 그것이 더 두려웠다. 이제 겨우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안정과 최고만을 찾다가 더 이상의 도전도, 실패도, 변화도 없는 '죽은 삶'을 사는 것은 상상도 하기 싫었다. 나는 두려움과 망설임을 누르고 마치 번지점프를 하는 마음으로 운명이라는 끈에 나를 맡기고 떠났다. (pp.331-2)

 


몇 년 전 돌연 KBS 아나운서라는 안정적인 직업과 인기를 버린 손미나의 행적이 이채롭다. 여행작가로 변신해서 베스트셀러 책을 몇 권 쓰기도 했고, 파리에서 첫 소설 <누가 미모자를 그렸나>를 완성하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손미나의 여행사전>, 줄여서 '손여사'라고 불리는 팟캐스트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내가 그녀의 팬이 된 건 첫 소설을 완성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즈음이었다. 어느 기사에선가 그녀가 파리의 집 앞에서 아침 식사로 나온 크루아상을 먹다가 소설을 쓰겠다고 결심했다는 문장을 읽은 게 계기가 되었다. 문예창작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것도 아닌 그녀가 스스로의 노력으로 소설을 썼다는 소식이 신기했는데, 생애 첫 소설을 쓰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고작 크루아상 때문이었다니! 그런데 그 말이 전혀 엉뚱하게 들리지 않고 공감이 되었다. 그래서 소설을 읽어보았는데, 프랑스 남부의 봄 레 미모자라는 마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네 남녀의 사랑 이야기가 너무나도 매력적이고 아름다워서, 이런 소설을 써낼 정도라면 창작에 대한 열정은 진작부터 활화산처럼 끓고 있었겠고, 크루아상은 아주 작은 계기에 불과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열정이 끓어 넘치는 사람이라면 평범한 직장인으로, 남이 써준 글을 읽는 아나운서로 살기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새 그녀의 매력에 푹빠져 버리고 만 것이다.

 

 

<스페인, 너는 자유다>는 그녀가 아나운서 생활을 그만두기 전, 입사 10년째 되는 해에 스페인 유학을 다녀온 이야기를 담은 그녀의 첫 책이다. 총 4부로 되어 있는 이 책의 1부에는 대학 시절 스페인 여행을 했을 때의 추억과 유학을 떠나기까지의 과정, 도착 후의 생활이 담겨 있고, 2부와 3부에는 바르셀로나 대학원에서의 생활이 그려져 있다. 마지막 4부에는 스페인 생활 틈틈이 다녀온 여행과 유학 생활을 마무리하는 과정이 그려져 있다. 2006년에 초판이 나온 책이라서 그런지 편집이 다소 세련되지 못한 부분이 있지만, 매 순간, 매 장소마다 그녀가 보고 듣고 생각하고 느낀 것들이 진솔하고 담백하게 서술되어 있어서 여행기, 유학 생활기로서 부족함이 없게 느껴졌다.



무엇보다 내가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 책이 그저 인기 아나운서의 '시선끌기용' 에세이에 그치지 않고, 그녀가 이후의 삶을 펼치는 데 이정표 같은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이 책이 나온 이후 많은 아나운서들이 여행이나 유학 등 개인적인 체험을 바탕으로 한 에세이를 냈지만, 손미나처럼 책에서 공언한대로 '안정과 최고만을 찾다가 더 이상의 도전도, 실패도, 변화도 없는' 삶을 사는 것을 버리고 새로운 도전을 한 사람은 드물다. 그녀가 왜 돌연 안정적인 직업과 인기를 버리고 자유로운 삶을 택했는지, 남을 위한 삶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한 삶을 살기 시작했는지, 그 첫 마음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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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書 - 부를 경영하는 전략적 책읽기
이채윤 지음 / 큰나무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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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성공 비결은 독서, '책 읽기는 나의 힘'이랍니다." 

"성공을 준비하는 사람은 늘 도서관을 끼고 다닌다. (중략) 늘 책과 신문을 지니고 다닌다면 도서관을 끼고 다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렇게 하게 되면 당신은 항상 무언가를 성취할 수 있고, 성공을 향해 훨씬 빨리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p.229) - 오프라 윈프리 (p.228)

 

  

서점이나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둘러보다 보면 '빌 게이츠가 추천한 책', '스티브 잡스가 생전에 즐겨 읽은 책', '마크 주커버그가 감명 깊게 읽은 책' 등등 유명한 사람이 읽었다는 내용의 광고 문구를 자주 볼 수 있다. 전부 거짓은 아니겠지만, 그런 책들이 하도 많다보니 참인지 아닌지 반신반의하는 마음이 들 때가 많았다. 유명한 사람들이 즐겨 읽은 책을 소개한 책이기는 하지만, 적어도 이 책 <부자의 서>만큼은 그런 걱정 없이 읽을 수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에 소개된 명사들이 자신의 저서나 매체를 통해 수없이 많이 밝힌 '내 인생의 책'만 콕 집어 소개한 책이기 때문이다.

 

 

빌 게이츠만 해도 그렇다. "나를 만든 건 우리 동네의 작은 도서관"이라는 말을 남겼을 만큼 어린 시절부터 소문난 독서광이었던 그는 전공 분야인 컴퓨터와 경영 외에도 정치학, 경제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탐독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 중에서도 그는 하버드대 경제학자 제프리 삭스의 <빈곤의 종말>을 '강추'했는데, 이 책이 그에게 얼마나 깊은 영향을 끼쳤는지, 마이크로소프트 최고 경영자을 사임한 후 자선재단을 세워 지구촌 곳곳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유도 다 그 책 덕분이라고 한다. 일본기업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저서와 강연을 통해 여러번 시바 료타로의 <료마가 간다>를 추천한 바 있다. 재일교포 3세로서 온갖 차별과 괴롭힘을 당하며 살던 그가 사카모토 료마의 호쾌한 인생 여정을 보고 어떤 영감을 받았을지 짐작이 간다. 아시아의 최고 부자 리자청은 <무경칠서>라는 중국의 병법서를 탐독한 것으로 유명하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제대로 교육을 받지도 못한 그는 오랫동안 책을 읽으며 배움에 대한 아쉬움을 달랬다고 하는데, 그가 읽은 수없이 많은 책들 중에서 고르고 고른 책이 <무경칠서>라고 하니 얼마나 위대한 책일지 짐작이 간다. 이 책에는 이밖에도 워런 버핏, 스티브 잡스, 오프라 윈프리, 야나이 다다시, 이건희, 마크 주커버그 등 총 아홉 명의 세계적인 부자, 명사들의 애독서와 인생 여정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나는 특히 오프라 윈프리의 애독서가 인상적이었다. 오프라 윈프리는 세계적인 방송인이자 기업가, 명사, 부자이면서, 자신의 쇼에 '오프라 북클럽'이라는 코너를 마련, 수많은 책을 베스트셀러로 만든 '출판계의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책을 좋아하는 그녀는 어떤 책을 '내 인생의 책'으로 언급했을까? 바로 마크 네포의 <고요함이 들려주는 것들>이라는 잠언집이다. 오바마가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말이 있을 만큼 대중문화뿐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큰 영향력을 가진 그녀가 가장 좋아하고 즐겨 읽는 책이 잠언집이라니, 사실 처음엔 놀라웠다. 그런데 이 책이 고요함에 관한 책이고, 물질적인 것에 비해 영적인 것, 영적인 세계가 얼마나 소중한지에 관한 책이라는 것을 알고 '역시 오프라 윈프리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이들이 보이는 것, 물질적인 것만 추구하며 정치, 경제, 경영, 역사 같은 책을 읽을 때, 오프라 윈프리는 그보다 높은 차원의 세계에 눈을 돌렸고,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안목을 키웠다. 그것이 그녀를 성공으로 이끈 비결이 아닐까? 

 

 

더 놀라운 것은 이 책이 그저 명사들의 애독서와 인생 여정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라. 다름아닌 큰나무 아카데미가 주최하는 '독서경영 조찬 세미나'의 강연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책이라는 것이다. 무려 7년 동안, 기업 CEO와 임원, 공직자, 교수, 의사, 변호사 등 3,000명이 넘는 국내 명사들이 이 세미나에 모여 주기적으로 명사들이 읽은 책을 함께 읽고 토론하며, 그들의 삶의 여정을 통해 자신의 삶의 방향을 모색했다는 점이 흥미롭고 또 자극이 된다. 세계 최고의 부자들뿐 아니라 국내 최고의 명사들이 어떤 책을 읽었는지 궁금한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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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럴드 프라이의 놀라운 순례
레이철 조이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민음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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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럴드는 퀴니에게 쓴 말을 생각하다, 그것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창피했다. 그는 자신이 편지를 부친 뒤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 모린이 데이비드를 부르는 모습을 그려 보았다. 퀴니가 버윅에서 죽어 가고 있다는 사실만 제외하면 삶은 똑같을 것이다. 그는 옴짝달싹할 수가 없었다. 편지는 우체통의 어두운 입 가장자리에 놓여 있었다. 그러나 해럴드는 도저히 편지를 놓아 버릴 수가 없었다. "어쨌거나 날씨도 좋잖아." 아무도 보고 있지 않았지만 그는 소리 내어 말했다. 달리 할 일도 없었다. 다음 우체통까지 걸어가도 괜찮을 것 같았다. 그는 마음이 바뀌기 전에 포스브리지 로의 모퉁이를 돌았다." (pp.22-3)

 

 

여기 암에 걸린 예전 직장 동료를 만나기 위해 영국 남부 끝에 위치한 킹스브리지에서 스코틀랜드 바로 밑에 위치한 버윅까지 걷겠다고 선언한 사내가 있다. 이름은 해럴드 프라이. 자그마치 1,000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리를 걷겠다고 했으니 몸짱에 체력도 엄청 좋은 사람이 분명하다고? 놀라지 마시라. 그는 그저 몇십 년 동안 주류 회사에 다니다가 얼마 전에 은퇴한 60대 할아버지에 불과하다. 운동은커녕 별다른 취미 생활도 하지 않았던 그가 갑자기 예전 직장 동료를 만나기 위해 엄청난 도전을 한 것을 보니 그 동료와 은밀한 관계였던 게 분명하다고? 그것도 아니다. 동료와는 오랫동안 연락 한 번 주고받지 않았고, 어디에 사는지조차 모르고 살았다. 그렇다면 왜 그는 이 엄청나고도 뜬금없는 일에 도전한 것일까? 소설 <해럴드 프라이의 놀라운 순례>에 그 답이 실려있다. 

 

 

4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인 데다가, 줄거리라고는 해럴드 프라이가 오로지 걷고 또 걷는 것뿐이기 때문에 사실 읽기 전에는 이 소설이 과연 재미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막상 읽기 시작하니 책장이 넘어가는 것이 아까울 정도였다. 좋게 말해서 '평범'이지, 은퇴 후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채 아내와의 싸움을 반복하며 무기력하게 살고 있던 해럴드가 예전 직장 동료의 편지에 답장을 보낸다는 것이 그 길로 길고 긴 순례를 떠나기까지의 과정은 짧지만 매혹적이었고, 그랬던 그가 '오로지 걷고 또 걷는' 단순한 행위를 통해 어린 시절의 상처, 아내와의 불화, 하나뿐인 아들 데이비드를 지키지 못한 죄책감, 지루하기 짝이 없었던 직장 생활 등 지난날의 묵은 때를 벗고 새 사람으로 태어나는 모습은 실로 감동적이었다. 

 

 

그가 만난 사람들은 또 어떤가? 겉보기엔 허름하고 보잘 것 없던 여인이 그에게만은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성녀(聖女)가 되고, 누가 봐도 세련되고 멋진 차림의 중년 남성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러브 스토리의 주인공임을 토로하는 등 해럴드는 길 위에서 수많은 기적을 만났다. 이쯤 되면 대부분의 소설에서는 그를 성자 또는 영웅으로 그릴텐데, 이 소설은 결코 그렇지 않다. 자칫 화려하게 끝날뻔 했던 그의 순례는 지극히 순례답게 끝이 났다. 판타지 드라마에 나올 법한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고, 반전도 없었다. 할리우드 영화처럼 그가 순례 끝에 엄청난 부와 명예를 얻지도 않았다. 나는 이런 결말이 지극히 영국적이라서, 소설치고는 너무 '소설같지' 않고 현실적이라서 좋은 줄만 알았다. 그런데 책 끝부분에 실린 저자의 이야기를 읽고 나니, 이 소설은 그냥 소설이 아니라 저자 레이철 조이스의 이력과 경험이 상당 부분 투영된, 실화 내지는 우화와도 같은 소설이기 때문에 그토록 감동적이고 현실적으로 다가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 레이철 조이스는 배우로 활동하다가 결혼과 함께 방송 작가로 전직했다. 네 명의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이자 각본가로 활발히 활동해온 그녀는 몇 년 전 후두암 판정을 받은 아버지를 위해 이 소설의 초안이 되는 라디오 극본을 집필했다. 그녀의 극본은 BBC 라디오4의 라디오 드라마로 만들어졌고, 그 해 최우수 라디오 드라마 상을 수상할 만큼 많은 청취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그녀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이 극본을 가지고 어릴적부터 꿈꿔온 첫 소설 집필에 도전했다. 열네 살 때 가명으로 출판사에 글을 보냈을 만큼 오랫동안 글쓰기를 좋아했던 그녀는 정작 소설이라는 벽의 문을 두드리지는 못하고 연기와 극본이라는 다른 문만 두드리며, 그야말로 변죽만 울리며 살았다. 그러다가 생애 처음으로 이 소설을 쓴 것이다. 소설은 출간되자마자 영국 아마존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올랐으며, 그녀에게 브리티시 내셔널 북 어워드 신인 작가상 수상과 맨 부커 상의 후보라는 영광을 안겨 주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녀가 이 소설을 쓰게 만든 계기인 아버지는 소설은커녕 그보다 전에 방영된 라디오 방송조차 듣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저자의 이야기를 읽고나니 해럴드 프라이는 저자, 해럴드가 찾아간 예전 직장 동료는 저자의 아버지가 모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 전 나를 위해 희생을 하고, 나를 끔찍이도 사랑해준 사람을 위해 오랜 시간 노력했지만 결국 구할 수 없었다는 아쉬움, 회한, 자기만 살아남았다는 죄책감,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살아가겠다는 용기와 희망 등등 우연이라기엔 닮은 부분이 너무나도 많다. 그렇다면 저자에게 순례란 곧 소설 쓰기라는 해묵은 숙제였을 터. 해럴드가 예전 직장 동료를 만나기 위해 순례를 떠난 것처럼, 암으로 죽어가는 아버지를 위해 소설 쓰기라는 자기만의 순례를 하다가, 꼭 해럴드처럼 구하고 싶은 사람은 구하지 못하고 자기 자신만 구원한 저자가 느꼈을 슬픔과 마음 한편의 성취감, 그 모순적인 기분을 상상하니 나까지 가슴이 저릿하다. 

 

 

어떤 이는 이 소설을 한 노인의 순례기 또는 여행기로, 어떤 이는 한 편의 로드무비와도 같은 소설로 여길지도 모르지만, 나한테는 이 소설이 그 어떤 작가의 자서전보다도 진솔한, 자기고백 같은 소설로 기억될 것 같다. 소설 속 해럴드 프라이의 이야기도 충분히 멋지고 감동적이지만, 글쓰기도 좋아하고 아버지도 한없이 사랑하는 나는 저자를 주인공으로 상상한 이야기에 더 큰 감동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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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퍼스트 클래스 승객은 펜을 빌리지 않는다.


전직 일본 항공사 스튜어디스가 십여 년 넘게 관찰하고 연구한 퍼스트클래스 고객들의 성공 비결을 담은 책이라고 합니다. 기내식을 고르는 요령부터 업무 처리, 메모, 독서, 취미생활 등 다양한 습관들을 일본인 특유의 꼼꼼함으로 자세하게 소개한 책일 것 같아서 기대가 됩니다.












2. 화폐를 점령하라


화폐의 역사라든가 화폐 자체의 속성에 관한 책은 많지만 대안 화폐에 대한 책은 드문 것 같습니다. 이 책은 화폐의 부정적인 속성과 폐해, 대안 화폐까지 자세하게 소개한 책일 것 같네요.












3. 원씽


멀티플레이어, 멀티태스킹 등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하는 것을 찬양하는 시대에, 한 번에 오직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하라는 메시지가 어떤 울림을 가질지 기대가 됩니다.













4. 편집의 힘


글쓰기를 인생에 비유한 책은 여럿 보았는데, 글을 편집하는 과정을 인생에 비유한 책은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현직 편집기자가 소개하는 편집의 기술과, 그것을 인생에 적용하는 비법. 궁금하네요.










5. 세상을 여행하는 초심자를 위한 안내서


라디오 방송에 게스트로 자주 출연하는 김현철 정신건강전문의의 신간입니다. 트위터를 통해 이 책이 좋다는 멘션을 많이 받아서 신간평가단 멤버들과 같이 읽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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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머핀 2013-09-09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
 
요시모토 바나나의 인생을 만들다
요시모토 바나나, 윌리엄 레이넨 지음, 황소연 옮김 / 21세기북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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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이 따르는 경험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성장의 기회를 놓치는 사람입니다. 어떤 경험이든 대처하는 방식에는 두 가지의 선택이 있습니다. 하나는 부정적으로 대처하는 선택입니다. 불만을 토로하고, 울부짖고, 눈물 흘리고, 원망하고, 자신을 나무라며 지나간 일들에 집착합니다. 또 하나의 선택은 긍정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입니다. 웃음을 잃지 않고, 타인의 도움에 감사하고,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며 과거가 아닌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갑니다." (p.13) 

 

"자신이 걸어가야 할 인생은 자기 자신과의 진솔한 소통, 교감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 머릿속의 나머지 30퍼센트를 차지하는 부분입니다. 이 30퍼센트가 참된 자기 자신입니다." (p.38) "사람들은 세상이 주입한 가치관이나 사고방식에 얽매여 진정한 자신을 바라보지 못합니다. (중략) 누구나 살다 보면 인생의 문제에 직면할 때가 있습니다. 인생에서 찾아오는 이런 온갖 경험에 대처하고자 하지 않으면 더 높은 수준의 정신세계로 도약할 기회를 잃고 맙니다." (p.81)

 

 

검은 머리, 감색 교복, 검은 스타킹, 검은색 운동화...... 몸에 걸치고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검은색 아니면 감색, 회색 같은 단조로운 색이었던 중학교 시절, 자주 가던 중고책방에서 책 한 권을 만났다. 빨주노초파남보. 자극적인 색상의 표지가 어찌나 마음에 들던지. 책의 제목은 <암리타>였고, 그 책을 읽고나서부터 나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팬이 되었다. 그 때가 2000년대 초반이라서 요시모토 바나나도 그 시대에 데뷔했거나 빨라봤자 90년대 중후반에 첫 책을 낸 작가일 줄 알았다. 그런데 대표작 <키친>이 무려 1988년에 나왔고, 데뷔연도는 그보다 한 해 앞선 1987년이라고 한다. 마냥 젊고 풋풋한 작가인 줄만 알았는데, 내가 첫 돌을 맞을 때 작가로 데뷔했다니... 그렇다는 것은 이제 곧 데뷔 30주년? 내가 나이든 건지, 그녀가 생각보다 나이가 많은 건지, 세월이 빠른 건지 분간이 안 된다. 아니면 셋 다 맞거나.

 

 

요시모토 바나나의 신간 <인생을 만들다>는 그녀가 세계적인 영혼 치유 전문가 윌리엄 레이넨과 1년 넘게 주고받은 메일을 엮은 에세이다. '소설도 아니고, 갑자기 웬 영혼 치유 에세이람?' 사실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가가 에세이를 내는 건 흔한 일이지만, 그냥 에세이도 아니고 영혼 치유 전문가와 개인적으로 나눈 글을 에세이로 내는 건 흔치 않은 일이거니와 조심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오래지 않아 <키친>, <암리타>, <도마뱀>, <하치의 마지막 연인> 등 그녀의 지난 작품들을 되짚어 보고나서야 결코 뜬금없는 선택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상처와 고통, 회복과 구원에 대한 소설을 주로 써온 그녀가 영혼을 치유하는 일에 관심을 가진 것은 사실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라는 것을 말이다. 윌리엄 레이넨과 나눈 메일 속에서 요시모토 바나나는 그간 소설에는 직접적으로 쓰지 않았던, 어린시절의 기억, 개인적인 어려움, 창작의 고통, 유산으로 인한 아픔 등 내밀한 이야기들을 털어놓았다. 그 이야기들을 읽고 있자니, 일본을 넘어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작가인 그녀도 나와 똑같은 인간이라는 아주 당연한 사실이 새삼 뭉클하게 다가왔다. 오히려 진작에 그녀의 작품 속에서 행간을 통해 읽었어야 하는 이야기들을 이제서야, 이렇게 적나라한 문장들을 통해 알게 되었다는 사실이 독자로서 한없이 부끄러웠다. 

 


이 책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그녀의 고백과 질문에 대한 윌리엄 레이넨의 답변을 함께 소개한다. 사실 최근에 힘든 일이 많아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매우 지쳐 있었다. 연말은 다가오는데, 올해도 이룬 것 없이 지나가는 것 같아서 허무하고 서글프고, 그런 마음을 속에 담아두면 그만인 것을 가을탄다는 핑계로 주위 사람들에게도 자주 내비쳤다. 투정에 짜증에... 내가 생각해도 참 밉상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반성했다. 일단 내가 하는(또는 내가 한다고 믿는) 생각의 대부분은 가족이나 친구, 연인, 직장 상사나 동료, 대중매체 같은 외부의 생각이지 '진정한 나'가 하는 생각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뜨끔했다. 연말까지 뭐라도 이뤄야 한다는 것은 내가 정한 기준이 아닌데도 거기에 얽매여 마음상하고 주변 사람들까지 괴롭혔으니 한심하다. 아무리 안좋은 일이 있어도 스트레스를 받아도, 내가 그것을 고통이나 아픔이라고 느끼지 않고 생각하지 않는 한 그것은 안좋은 일도 아니고 스트레스도 아닌 법. 다른 작가도 아니고, 단발머리 여중생 시절에 처음 만난 요시모토 바나나의 에세이에서 이런 귀한 지혜를 얻게 되어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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