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소년 완전판 5
우라사와 나오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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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소년 완전판>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전 지구에 전염병이 퍼진다거나 신흥종교가 나라를 어지럽히는 상상은 하지도 못했는데, 공교롭게도 <20세기 소년 완전판> 4,5권을 읽는 동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지고 신천지가 나라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생각해보면 판데믹이 처음 있는 현상도 아니고 신흥종교가 나라를 어지럽힌 건 90년대 일본에서 옴진리교가 지하철에 사린가스를 살포한 게 먼저이지만, 아무래도 나는 현재를 살고 있는 인간이다 보니 현재 일어나는 일들과의 유사성이 더 크게 보인다.


5권에 비하면 4권은 발랄하고 경쾌했다는 생각이 들 만큼 5권의 내용은 무섭고 진지하다. 친구 랜드에 끌려갔다가 무사히 도망쳐 나온 고이즈미 쿄코는 새로 온 선생님을 수상하게 여긴다. 다정했던 켄지 삼촌이 테러리스트일 리 없다고 믿는 칸나는 켄지의 결백을 밝히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한편 켄지의 친구들은 '얼굴 없는 소년'의 정체를 밝히려고 애쓰지만, 너무 어릴 때의 일이라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얼굴도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친구가 수십 년이 흐른 후 복수하러 온다면 얼마나 무서울까. 이보다 더 무서운 일이 기다리고 있을 6권을 어서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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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소년 완전판 4
우라사와 나오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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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라사와 나오키의 만화는 한 번 펼치면 멈추기가 힘들다. 그래서 <20세기 소년 완전판>도 전권을 구입해 한꺼번에 읽고 싶은데, 막상 신간이 나오면 참지 못하고 한 권씩 사서 읽게 된다. 완전판 말고 구판으로 읽어도 되지만, 그러고 싶지 않은 기분 뭘까...


4권에는 칸나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 '고이즈미 쿄코'라는 여학생이 등장한다(참고로 고이즈미 쿄코는 80년대부터 현재까지 활동 중인 일본의 유명한 가수이자 배우의 이름이다). 고이즈미는 아무 생각 없이 역사 수업 주제로 켄지 일당의 테러 사건을 정하는데, 이것이 발단이 되어 친구 랜드에 끌려가 강력한 세뇌 교육을 당하게 된다. 친구 랜드에서 만난 청소부 아저씨에게 배운 기술로 세뇌를 피한 고이즈미는, 학교로 돌아와 칸나를 애타게 찾는다. 켄지의 조카로 알려진 칸나라면 친구 랜드가 벌이고 있는 악행을 이해할 거라는 생각에서다.


독자가 궁금해 하는 진실을 드러낼 듯하다가 끝내 드러내지 않고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는 솜씨가, 우라사와 나오키의 대표작 <몬스터>의 그것을 연상케 한다. 얼른 다 읽고 영화 보고 싶다. 재밌어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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괭이밥과 황금 1
키타노 에이이치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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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삶을 황폐하게 만들고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지 절실하게 깨닫고 있는 요즘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일랜드 대기근을 배경으로 한 만화 <괭이밥과 황금>을 읽으니, 왠지 모르게 다른 시대, 다른 세상의 일 같지 않고 지금 여기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처럼 느껴진 건 나뿐일까.


이야기는 1849년 1월, 전례가 없는 대기근이 절정을 맞은 아일랜드의 어느 농가에서 시작된다. 대기근의 원인은 감자의 역병. 주식이 감자인 아일랜드에서 역병으로 인한 감자 수확량 감소는 심각한 기근으로 이어졌고, 이 때문에 당시 800만이었던 아일랜드 인구 중 4분의 1에 해당하는 200여만 명이 사망하고 나머지는 병들거나 나무껍질, 풀뿌리 등을 먹으며 연명했다.


사람들이 죽거나 떠난 들판 위에 한 남자가 쓰러져 있다. 대기근으로 가족을 모두 잃고, 얼마 전에는 하나 남은 딸까지 잃은 남자는, 더 이상 살아갈 기력도, 의지도 바닥이 나 이대로 목숨이 거두어지길 기다리고 있다. 그런 남자의 곁으로 두 사람이 다가온다. 키가 작은 사람은 주인인 아멜리아이고, 키가 큰 사람은 하인인 코너다. 두 사람은 대기근으로 집안이 망하고 가족들을 잃은 후 방랑을 하면서 근근이 살고 있다.


남자는 씩씩한 아멜리아와 순박한 코너가 마음에 들어 함께 살자고 제안한다. 하지만 아멜리아는 단호히 거절한다. 아멜리아의 목표는 어떻게든 돈을 구해 아메리카 신대륙으로 향하는 배를 타는 것이다. 그곳에서 얼마 전 황금이 발견되었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감자 한 알 나지 않는 아일랜드 땅에서 빌빌대며 사느니 신대륙으로 가서 황금을 캐는 편이 훨씬 낫지 않겠냐는 것이다.


아멜리아와 코너는 우여곡절 끝에 미국으로 향하는 배에 오르고, 6개월간의 험난한 항해 끝에 미국에 도착한다. 도착하자마자 온갖 배척과 차별을 당하는데, 그 모습을 보니 얼마 전 영화 <아이리시 맨>을 보기 전에 공부한 미국 이민사(史)가 떠올랐다. 유럽 각국에서 온 이민자들 간에 서로 경쟁하고 배척하는 분위기가 워낙 강해서, 이 과정에서 마피아 같은 조직폭력배가 생겨났다고 했던가.


아멜리아와 코너도 미국에 도착해 무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아멜리아의 최종 목표는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로 가서 황금을 캐서 부자가 되는 것인데, 과연 그 과정이 순탄할지 어떨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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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의 편지
조현아 지음 / 손봄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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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학 첫날의 두근거림을 기억한다. 낯선 학교, 낯선 교실, 낯선 선생님, 낯선 친구들... 낯설기만 했던 모든 것들이 언제부터 익숙하고 정든 것들로 바뀌었는지는 기억하지 못한다. 낯선 나에게 먼저 다가와 준 친구들과, 그들을 따라다니며 새롭게 익힌 것들로 인해 정신없이 바빴기 때문이리라.


조현아의 <연의 편지>는 2018년 8월 네이버 웹툰에서 여름 특선 10부작으로 공개된 만화다. 연재 당시 9.98이라는 높은 평점을 기록했고, 이듬해 출간된 단행본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야기는 주인공 소리가 이전 학교에서 겪은 학교 폭력의 후유증으로 새로운 학교에서도 겉돌다가, 어느 날 우연히 책상 안쪽에 붙어 있는 숨겨진 편지를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소리는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알 수 없는 발신인 불명의 편지를 읽으며 조금씩 학교생활에 적응하고 새로운 친구들을 사귄다.


소리는 예전 학교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친구를 구하려다 그 자신이 집단 따돌림의 대상이 되었다. 그 때문에 학교를 옮긴 후에도 사람이 무서워서 사람 사귀는 걸 두려워하고 힘들어한다.


나도 한때는 친구를 사귀지 못할까 봐, 남들이 나를 미워하고 배척할까 봐 두려워하고 불안해했을지도 모른다. 그런 적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나에게 먼저 다가와 주고 말 걸어준 사람들이 늘 있었기 때문이다. 어떤 집단이든 간에 소리처럼 소외감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나머지 사람들이 민망해하고 반성해야 한다. 사람을 가려서 환대하는 자리에는 선이 존재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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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는 정의 1
ICHTHY HOSPITAL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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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토끼를 닮은, 모 아이돌 그룹의 멤버를 좋아하는 동생을 위해 구입한 책이다. 구입한 김에 나도 한 번 읽어봤는데, 그림이 귀여운 것은 물론이고 내용도 유쾌하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늠름한 늑대 두 마리를 부하로 거느린 보스 토끼다. 인간의 상식으로는 육식 동물인 늑대가 초식 동물인 토끼보다 우위여야 마땅할 것 같은데, 이 만화에서는 늑대가 토끼 앞에서 설설 긴다. 그도 그럴 게 이 토끼가 귀여워도 너무 귀엽다. 얼굴도 행동도 씹덕 그 자체다. 무시무시한 늑대들 앞에서 자신의 귀여움만 믿고 거드름을 피우는 토끼가 귀엽고, 마음만 먹으면 '한 입 거리'인 토끼를 보스로 모시는 늑대들의 모습이 우습다.


책 후반부에는 부록인 것 같기도 하고 외전인 것 같기도 한 별도의 만화가 실려 있다. 물론 이 만화의 주인공도 토끼다. 이마에 단 리본이 깜찍하고 앙증맞은 토끼 '키나코모치'의 미팅 이야기, 높은 경쟁률을 뚫고 대기업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엘리트 토끼 '니카이도 모코모코'의 회사 생활 이야기 등등 귀엽고 재미있는 토끼 만화가 한가득이다. 토끼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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