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블루레이] R. 슈트라우스: 살로메 [한글자막]
R. 슈트라우스 (Richard Strauss) 외 / Arthaus Musik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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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살로메.

 

슈트라우스의 오페라는 몇개 봤지만, 솔직히 길고 지루하면서 성악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고, 단순히 꽥꽥거리는 거로만 들렸다. 그래서, 살로메부터는 조금 다르게 접근하기로 했다. 독일은 관현악의 나라. 학창시절부터 존 윌리엄스나 한스 짐머 같은 영화음악을 좋아했으니, 성악은 버리고 오케스트라를 즐기는 걸로.

 

전략은 성공한 듯하다. 집중할 수 있었고,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고 재미있게 보았다. 

 

첫째, 오스카 와일드의 이 희곡은 내용은 충격적이면서도 재미있다. 살로메는 죄수에 불과한 요하난의 몸, 머리카락, 입술을 차례로 탐하지만 거부당하자 차례로 저주를 퍼붓고, 계부를 유혹하여 그 목을 갖게 해달라고 하여 거기에 키스한다. 탐미주의의 끝판왕이라고 해야 하나. 살아서 가질 수 없다면 죽어서라도 갖겠다는. 반면 살로메를 욕망하던 장교는 좌절되자 스스로 목숨을 끊고, 역시 그녀를 탐하던 계부는 그녀를 죽이라고 명령한다. 성적인 욕망이 엇나갔을 때의 벌어지는 비정상적인 행동들.

 

둘째, 슈트라우스의 음악인데, 마치 공포영화를 보는 것 같은 긴장감을 준다. 2시간도 채 안되는 짧은 단막극이라는 게 음악을 통해 그 긴장감과 공포감을 응축해서 드러내는 장치인 것 같다.

 

셋째, 가브리엘 라비아의 연출은, 무대를 핏빛으로 설정함으로써 불길한 느낌을 주는데, 자살한 자의 피를 밟아 미끄러지는 것부터 시작해서 시종일관 불안해 하는 헤롯의 심리를 관객에게도 효과적으로 주입시킨다. 그리고 잔인하리만치 참수된 요하난의 시신장면. 곧 다른 연출도 볼 예정이지만 이 충격을 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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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블루레이] 푸치니 : 라 보엠 [한글자막]
푸치니 (Giacomo Puccini) 외 / C Major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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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라 보엠은 가장 재미없는 오페라였다. 카라얀-프레니-파바로티의 음반을 꽤 많이 들었음에도 불구, 공연물로는 여러 캐릭터들이 마구잡이로 떠드는 게 정신사나워서 보다가 잠들곤 했다. 거의 트라우마 수준.

 

절치부심해서 대본을 읽어보았는데, 마구잡이로 대사를 던져대기는 해도, 비유와 유머가 넘쳐나는 굉장히 재미있는 작품이란 걸 알았다. 그 배경과 맥락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재미없던 것이(라고 스스로 위안한)다. 따라서 나처럼 의외로 라 보엠에 좌절하는 사람이 있다면 대본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대본을 읽은 후 훨씬 많은 것이 보였고,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었다. 다만, 이리나 룽구나 Kelebogile Besong(발음 모름) 같은 소프라노들의 가창이 편안하지는 않고, 무대는, 싸구려 아파트 2층에서 상황이 벌어지도록 연출한 게 시야를 불편하게 하여 효과적이라고 보긴 어렵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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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블루레이] 베르디 : 라 트라비아타 [한글자막]
베르디 (Giuseppe Verdi) 외 / C Major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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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란드 비야손은 도대체 못하는 게 뭘까? 노래, 연기, 저글링으로도 모자라 연출이라니.

 

라 트라비아타는 희극적인 요소가 1도 없는 작품인데, 여기에 무대를 서커스로, 등장인물들을 광대 컨셉으로 잡아서 이전에는 볼 수 없던 독특한 연출을 만들었다. 특히 가스통을 피에로, 플로라를 채찍 든 변녀 캐릭터로 잡은 건 평소 미미했던 그들에게 존재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제르몽이 '돈 조반니'의 석상 컨셉은 괜찮기는 하지만, 그렇기 떄문에 감정 표현이 전혀 되지 않는 것이 흠. 주인공의 또다른 자아를 출연시키는 것 역시 다른 공연에서 보던 컨셉이라 신선하지는 않지만, 대신에 (특히 3막에서) 비올레타가 몸상태에 관계없이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를 수 있어, 그 장면이 무척이나 아름답게 느껴졌다.

 

그렇다고 음악적인 부분이 빠지는 것도 아닌데, 세 주연이 특급은 아닐지라도 감상하기에 모자라지 않았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감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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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블루레이] 벨리니 : 청교도 [한글자막]
슈투트가르트 관현악단 (Staatsorchester Stuttgart) 외 / Naxos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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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교도는 처음인데, 기대는 상당히 했다. 벨리니 최후의 작품이자 최고의 대작이라니.

 

3시간짜리 긴 공연은 내내 아름다운 멜로디로 가득 차 있다. 문제는 대본과 연출. 매우매우매우 허접하다. 약혼자가 다른 여자와 도피했다고 오해하여 갑자기 미쳐버리는 등 내용이 아스트랄. 몽유병자 처럼, 벨리니 작품의 여자들은 정상적인 여자들은 없는 것 같다. 구로사와 아키라가 그랬다던가, 나쁜 시나리오로부터 좋은 영화가 만들어질 수 없다고. 대본이 수준 이하이니 연출로 커버가 안되나본데, 이 공연물 연출이 다 말아먹었다. 배우들의 가창은 상당하지만 동작이 어설픈 게 시트콤 찍은 듯. 리듬에 맞춰 손을 터는 장면에서는 실소를 금할 수 없다. 그렇게 지루하게 3시간이 흘렀다.

 

낙소스 종특이 저렴한 가격인데, 그것도 음반 뿐인지, 이건 가격이 특별히 합리적이지도 않다. 다른 청교도는 물론, 아직까지 보지못한 노르마 등 벨리니의 다른 작품까지 봐야 하나 심각하게 회의적이다.

 

선율이 아름답지만 내용이 허접하기로는 슈베르트도 못지 않은데, 살아생전 모든 부귀영화를 다 누린 벨리니에 비해, 슈베르트는 초연도 못 올려보고 죽었다. 지못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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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블루레이] 베르디 : 라 트라비아타 [한글자막]
베르디 (Giuseppe Verdi) 감독, 페테르젠 (Marlis Petersen) 외 / Arthaus Musik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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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니멀리즘이긴 한데, 자줏빛 커튼을 서너겹으로 치고 의자 하나 갖다 놓은게 전부.

돈을 너무 아끼려 든게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

미니멀리즘이라면 풍부한 아이디어 또는 상상력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무대는 그렇게 해놓고, 추가적인 아이디어라는게 배우들이 객석에서 노래 부르는 거다(맙소사).

 

알프레도는 얼빵한 책벌레 컨셉인데, 아마도 원작 대본의 2막에서 아버지를 기다리며 잠깐 책을 읽는 장면에서 영감을 받은 것 같다. 생각해보면 이게 나름 원전에 충실한거다. 밤의 여왕을 짝사랑하면서 1년간 말도 못 붙여봤다. 심지어 그녀는 그를 오늘 처음 알았단다. 그런 사람이 그녀로부터 건배사를 제의를 받았으면, 당황하는게 정상이다. 갑자기 비야손처럼 당당해 지면 그게 이상한거다.

 

다만, 이 연출은 드라마틱한 게 너무 많은데, 비올레타의 머리색이 막마다 바뀐다거나(가발인 것도 티가 난다), 화려한 생활을 접고 알프레도와 동거하면서 소길댁 복장으로 살아간다거나(이런 것도 처음 봤다), 책만 파던 알프레도가 복수심에 불타오르더니 몇시간 만에 타짜로 변신한다는 것 등인데, 별로 납득하기 어렵다.

 

2막 집시의 노래, 투우사의 노래, 3막 축제일 합창 등의 장면은 생략되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합창인 '알프레도, 알프레도 당신은 모를거에요'도 한번만 부르고 반복없이 끝내 버린다. 제작진이 예산에 맞추다보니 그런 것일 수도 있는데, 이런 생략이 일반적인 것인지는 모르겠다.

 

성악은 비올레타 역의 마를리스 페터젠은 준수하지만, 나머지는 so-so하다. 프리마 돈나 오페라라고 하더니, 인건비를 소프라노 하나에 몰빵한 것 같다. 오케스트라는 ('돈을 아꼈다'에 생각이 꽂혀서 그런지) 악기가 몇개 빠진 것 같고, 연주도 어딘가 심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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