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디 : 라 트라비아타 (한글자막) - 박종호와 함께하는 유럽 오페라하우스 명연 시리즈 박종호와 함께하는 유럽 오페라하우스 명연 시리즈 5
베르디 (Giuseppe Verdi) / 아울로스 (Aulos Media)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나의 네번째 '라 트라비아타'

 

로버트 카슨의 연출이 뛰어나다. '라 트라비아타'는 2005년 잘츠부르크 공연이 충격적이어서 앞으로 다른 연출은 지루할 거라고 생각했건만, 초짜의 오만이었다. 매우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줄 모르고 보았다. 무대장치의 주요 소재는 '돈(그것도 베르디가 인쇄된)'. 초반부터 남자들이 여기저기서 비올레타에게 돈을 쑤셔넣고, 2막의 주 무대인 정원의 낙엽들도 모두 돈이다.

 

2막의 파티 장면이 인상적이었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알프레도, 알프레도, 당신은 모를 거에요'는 다른 공연이나 음반과 다르게 불려진 점이 이색적이다. 평소 지루하게 느껴졌던 3막은 역시 비올레타 역의 파트리치아 치오피에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파트리치아 치오피는 매력적이고 연기가 좋지만 가창이 다소 불안하다. 로베르토 사차의 알프레도는 무난하고, 흐보로스톱스키의 제르몽은 가창이 좋으나 연기가 목석같다(게다가 너무 젊다. 알프레도보다 젊어 보인다). 이제는 하늘의 별이 된 마젤 옹의 연주는 가슴을 파고든다. 화질은 VCR급이고, 자막은 부실한게 반이나 잘라먹었다. 언젠가 블루레이 등 매체를 통해 리마스터링한 버전이 나왔으면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입] [블루레이] 베르디 : 라 트라비아타 [한글자막]
안토넬라 마나코르다 (Antonella Manacorda) 외 / OPUS ARTE(오퍼스 아르떼) / 2019년 11월
평점 :
품절


다섯번째 라 트라비아타.

 

일단 연출 면에서, 돈을 있는 대로 쏟아부어서 무조건 화려하게 황금빛 또는 붉은빛으로 채색하고, 의상도 최대한 화려하게 해놓았다. 이 정도 예산이면 반지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화려하게. 그렇게 고전적인 연출 중 가장 비쌀 것 같다. 그래도, 2005년 잘츠부르크 이래 이제 고전연출은 지루해서 못 볼 것 같다는 나의 편견은 여지없이 깨지고 말았으니, 그 이유가 첫째 이 급이 다른 화려함 때문이고, 둘째, 내가 이제 이 작품을 진짜로 즐기게 된 것 같기 때문이다.

 

극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비올레타 역에 대해 말하자면, 에르모넬라 야호는 이 역할에 싱크로율이 좋다고 본다. 안젤라 게오르규나 안나 네트렙코는 병약하게 죽어가는 여인 치고는 너무 예뻤다. 반면 야호는 (미안하지만) 눈이 퀭하고 볼이 움푹 패인 게 처음부터 죽어가는 비올레타의 모습을 묘사하기에 좋아보인다. 게다가 얼마나 극에 몰입하던지, 2막의 '알프레도, 알프레도, 당신은 모를거에요'를 부를 때는 흐르는 눈물에 눈화장이 지워지고, 목이 메어 목소리가 잘 안나오는 것 같아 보는 내가 조마조마할 지경이었다. 3막에서는 광란의 연기로 혼신의 힘을 다하는데, 공연종료 직후 커튼 콜에서 웃지 못하는 표정으로 나타난다. 극을 마치고 아직 감정이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특이한 건 제르몽 역의 도밍고인데, 아직까지도 그의 노래와 연기를 볼 수 있다는 건 대단한 행운이긴 하지만, 그의 바리톤 성부는 너무 높다. 테너인 줄. 그의 베르디 바리톤 아리아집을 조금 들어보니 그 목소리가 맞긴 한데, 항상 두꺼운 목소리, 저음의 제르몽만 듣다가 테너같은 제르몽을 들으니 조금 이질감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다. 게다가 존재감이 너무 크기 때문에 그가 바리톤으로 등장하면 테너가 다소 밀리는 느낌이다. (미투 폭로로 오페라단에서 잘리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올해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평생 공로상을 받았다나. 이제 그런 짓 그만 하고 건강하게 장수하면서 팬들과 만나게 되길.)

 

알프레도 역의 카스트로노보는 준수했다. 다만 전반적으로 오케스트라가 성악에 다소 밀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연출은 보는 내내 솔티 경의 1994년 코번트가든 공연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는데, 알고보니 같은 무대감독이다. 리메이크이자 업그레이드판인 셈이다.

 

자막은 레치타티보는 잘 된 편이나 아리아 부분은 두어 문장 후 뚝 끊긴다. 이 작품은 한글자막 제대로 된 DVD를 본 적이 없다. 워낙 유명하고 공연물이 쏟아져나오다 보니 그 정도는 알아서 보라는 건지. 그래도 1) 전통적인 연출을 2) 최고 수준의 소프라노의 가창과 연기를 3) 고화질, 고음질로 감상하고 4) 한글자막이 어느 정도는 지원된다는 점에서, 이 작품을 처음 접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이 공연물을 추천한다(1994년 판도 좋지만 한글자막이 없으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입] 베르디 : 오텔로 [한글자막]
쿠라 (Jose Cura) 외 / C Major / 201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베르디 최고의 비극이라는 오텔로를 처음 접하다.

 

조금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폭풍이 휘몰아치는 압도적인 첫 장면이 먼저 들어왔고(요새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많이 차용하는...), 그 다음에 바리톤이 주변 사람들에게 상황 설명 해주는 베르디 특유의 나레이션 장면이 보이고, 그 다음에 원작에는 (아마도?) 없는 천사가 눈에 들어온다. 70대 후반에 작곡했다던가? 보통 예술가들의 만년의 작품에는 인생의 관조가 담기는 것 같은데(관조는 '팔스타프'에 양보한 것 같고), 오히려 중기 3부작에 비해 곡조가 많이 묵직해졌다. 아마도 동갑내기인 바그너가 작곡한 오페라들이 동시대 유럽을 지배하던 시기이기에, 이를 의식해서이리라. 반면 얼핏 듣기만 해도 '아, 이건 베르디'라고 떠올릴 만큼 그만의 선율, 이탈리아 오페라의 감성이 살아 있기도 하다. 다른 공연물들로 접하게 되면 이러한 생각이 강화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입] [블루레이] 모차르트 : 코지 판 투테 [한글자막]
모차르트 (Wolfgang Amadeus Mozart) 외 / C Major / 2014년 1월
평점 :
품절


모차르트 오페라에 관심 갖게 된 건 이 타이틀 때문이리라...

스팅레이 클래시카 채널에서 방영 중인 걸 우연히 보았고 내용이 너무 재미있어서 끝까지 보고나서 블루레이 타이틀까지 구입해서 다시 본 아주 바람직한 사례.

 

늘씬한 몸애의 가수들이 벗고 다니는데다 그 내용이 아주 재미나는데 안 볼 수 없지 않겠는가. 무대는 매우 절제되어서 잘츠부르크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마드리드였고(그래서 올레 tv에는 없었나보군...), 의상은 붉은 원피스의 피오르딜리지를 제외하면 모두 무채색 의상이라는 점에서 2005년 잘츠부르크의 '라 트라비아타'를 떠올리게 한다.

 

음악은? 모차르트 음악은 사실 잘 듣는 편은 아니었고, 오페라는 특히 그랬다. 그런데 클래시카 채널에서 음악을 들었을 때, 내용 만큼이나 음악이 아름답고 생기가 넘쳤다. 아 이게 그 저속하기로 이름난 모차르트의 오페라? 이후 베토벤의 '피델리오'를 보았을 때, 노잼에 충격을 금치 못했다. 하기사 흔들리는 마음을 노래한 작품과 '아아, 그녀의 절개와 용기가 그녀의 남편을 구했네'라고 노래하는 작품 중 뭐가 재밌겠는가?

 

연출은 아네트 프리치의 늘씬한 몸매를 중심으로 한 눈요깃거리에 치중하지만, 사실 이 작품의 묘미는 연애감정의 정밀한 묘사이다. 다폰테 3부작이 모두 그러한데, 아마도 대본가-작곡가 모두 이름난 난봉꾼이었기에, 작품에서도 그러한 미묘한 심리의 표현을 극적으로 능수능란하게 다룰 수 있지 않았을까, 하고 나는 생각한다.

 

성악적으로는 아쉽게도 외모들을 따라가지 못하는데, 그건 다음에 본 2006년 잘츠부르크 공연에서 느꼈다. 다만, 이 작품을 처음 보려 한다면, 잘츠부르크보다는 이 타이틀을 추천한다. 한글자막이 지원되고, 보는 재미는 이게 더 있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입] Fierrabras : Franz Welser-Most (2disc)
Laszlo Polgar 외 / EMI 뮤직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세상에, 슈베르트가 직접 등장하는 연출이라니.

 

처음 앨범 표지를 봤을 때 '왜 슈베르트 분장을 한 사람이 서 있지?'라고 의아해했는데,

실제로 슈베르트가 직접 등장한다. 그것도 주연으로.

 

즉, '피에라브라스'라는 오페라 기획을 구체화하면서, 배우들의 위치를 잡아주고 악보를 쥐어주고 부르게 한다든가, 인물간 관계를 설정해주고, 왕관과 같은 소품을 씌워주거나 메모를 하는 등 내내 바쁘게 뛰어다닌다. 그가 대사에 일부 관여하기도 한다. 의상도 그의 시대의 옷들이거나, 무어인 쪽은 극히 간소한 투르크 의상인데, 아마도 본 무대에 올려지기 전 배우들의 연습 단계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한다.

 

이러한 연출들은 이 작품이 무대에 올려지는 것을 보지 못하고 사망한 슈베르트에 대한 나름대로의 경의가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쿠엔틴 타란티노 식 대안 역사 같은.

 

최고의 연출이고, 이런 기발한 아이디어들 때문에 내가 오페라를 본다. 한글자막은 아예 지원도 안되고, 영어자막도 줄거리만 추측할 수 있도록 최소한으로 나오지만, 어차피 피에라브라스는 내용이 허접하지 않나. 재미난 연출과 슈베르트 특유의 아름다운 음악만으로도 즐기기에 충분하다. 젊은 날의 요나스 카우프만도 만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