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블루레이] 벨리니 : 노르마
벨리니 (Vincenzo Bellini) 외 / ERATO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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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유병자'의 빈약한 설정, '청교도'의 허접한 대본과 촌스러운 연출에 충격을 받았으나, 그래도 작곡가의 대표작이길래 안 볼수는 없어 의무감으로 보았다.

 

좀 낫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특유의 물량공세가 볼거리를 풍성하게 해주는 게 처음 눈에 들어오지만, 초반 라드바노프스키의 '정결한 여신'이 좋아서 그 이후를 기대를 하게 되었다. 벨리니치고는 플롯이 개연성 높고 괜찮다(갑자기 미치는 사람도 안 나오고). 청교도는 볼수록 내용이 짜증나서 음악이 귀에 안들어왔는데, 이건 음악이 귀에 와 꽂힌다. 신앙과 사랑사이에 심한 내적 갈등을 보이는 두 여자. 바람둥이이지만 명예를 제일로 하는 로마군인답게 죽음 앞에서 의연한 남자. 이들의 아름다운 카바티나-카바렐라, 이중창, 삼중창들이 2시간 반 내내 아름다운 선율을 그린다. 오케스트라가 좀 아쉬운데 물론 조용히 깔려 아름다운 부분들도 있지만, 아리아를 하는데 '빰빠바밤빰', '쿵짝, 쿵짝, 쿵짝, 쿵짝' 이런 느낌을 주는 부분이 많아 좀 깬다. 서곡부터가 작품 전체의 분위기에 안 어울린다.

 

끝까지 재미있게 봤고 귀가 호강했다. '몽유명자'와 '청교도'의 실망감을 한방에 날리는 단 한편. 서양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게 로마사인데 반해 로마사를 다루는 작품이 별로 없는데, '노르마'는 부분적으로나마 로마를 다루고 있다는 점도 이색적이다.

 

(요새 오페라 대본들을 읽고 있는데, 이 공연물을 본 다음날 대본을 읽어보았다. 마지막의 심판 부분은 조용하지만 대단한 감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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