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라 트라비아타 생각하는 힘 :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42
알렉상드르 뒤마 피스 지음, 진형준 옮김 / 살림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 나라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베르디 오페라 ‘라트라비아타‘의 원작을 편역으로 밖에 볼 수 없다는 점은 비극이다. 그러나 편역임에도 원작의 감성을 잘 드러냈다는 점에서 감사할 일이다. 비올레타는 어쩌면 행복하게 죽은 것이다. 마르그리트가 마지막에 느낀 감정은 애절한 그리움이었을테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 토스카
빅토리앵 사르두 지음, 이선화 옮김 / 지만지드라마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푸치니 ‘토스카‘의 이 원작 희곡을 드디어 우리말 번역본으로 읽게 되어 반갑다. 오페라에서 설명이 필요한 부분들에 대한 답을 여기서 발견할 수 있다. Countess Attavanti가 후작부인인지, 여후작인지 여부가 번역본마다 차이는 있지만, 원작 희곡은 후작부인, 오페라는 여후작으로 하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노말리
에르베 르 텔리에 지음, 이세진 옮김 / 민음사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평행우주에 대한 철학적 고찰, 굉장한 결말을 예상했지만, 반전이 없는 게 반전. 여러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뒤바뀐 삶들을 잔잔하게, 때로는 잔인하게 그려내고 있다. 두고두고 곱씹어 볼 만한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지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4
에밀 졸라 지음, 조성애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휴... 간신히 끝냈다.


'루공-마까르'가 사람들을 안 불편하게 하는 건 없지만, 이 작품 『대지』는 (푸근함을 주는 제목과 다르게) 그 끝판왕을 보는 것 같다. 에밀 졸라의 등장인물들은 욕설, 간음, 폭력, 학대, 뒷다마는 기본으로 장착하지만, 여기에 이르러서는 존속살인과 근친상간을 패치한다. 광부들이 파업에서 폭동으로 번지는 과정을 그린 『제르미날』보다도, 그 선정성과 폭력성이 압도적으로 자극적이고 세세하다. 


작품은 한평생 땅을 일군 자린고비 노인이 자식 셋에게 재산을 양도하는 데서 시작한다. 노인의 누이는 경고한다. 재산을 나눠주면 자식들의 존경심도 함께 잃는다고. 『대지』는 그렇게 재산을 분할해 준 자식들로 인해 노인이 '서서히 죽어가는' 이야기가 기본 뼈대이다. 『목로주점』의 제르베즈(이 작품의 주인공 '장 루공'의 누이)가 서서히 굶어죽어가는 것처럼, 노인은 그렇게 고통 속에 죽어간다. 재산 분할로 인해 그의 일가가 피튀기는 싸움을 이어가는 것을 모두 지켜보면서 (이 작품에서만은 작가의 이름을 바꿔도 되겠다. '에빌 졸라'). 내 주변에 재산이 많은 친척 일가가 있고, 그들 형제 간 그리 친하게 지내지 않는 모습을 보긴 했어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권력은 자식과도 나누지 않는다'는 말도 있지만, 이들의 재산분배 과정에 이어지는 이전투구는 할 말을 잃게 만든다. 당대의 풍경들을 카메라로 찍듯 펜으로 그려내는 졸라이기 때문에, 단순히 '욕하면서 보는 작가의 막장드라마'라고 치부할 수도 없다.   


여기에 등장하는 농부들은 땅에 진심이고, 정직하게 하는 대하는 등 거의 '여자'처럼 사랑하고 아낀다. 그러나 에밀 졸라를 읽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그의 작품 속 '여자'들은 언제나 폭력과 욕설에 노출되어 있는, 거의 남자에게 매인 존재이다. 아무리 자존심이 강하거나 강인해도 여자들은 그를 취한 남자에게 돌아간다. 처음에는 갖은 사탕발림으로 꾀지만, 갖고 나면 그냥 소유물 취급을 한다. 그것이 당연하다는 게 아니고, 당대의 가부장적 현실이 그렇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기서 땅을 '여자'로 비유하 것이 과연 옳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땅은 'motherearth'인데, 땅을 물려준 부모를 내내 학대하다 살해하다시피 한 인물들의 행각을 보면, 역설도 이런 역설이 없지 않나 싶다.


이외에도 다양한 차원의 갈등들을 볼 수 있는데, 공업과 농업, 자유무역과 보호무역, 전통농법과 진보적 농법 등이 그것이다. 아메리카 대륙으로부터 수입되는 값싼 밀 때문에 유럽의 밀값이 하락하고 그것이 도시의 노동자들을 먹여살리기는 하지만 농업인들은 희생되는, 사라져가는 전통농가에 대한 안타까움도 함께 담겨 있다.


번역은 조금 아쉬웠다. 여기서 일일이 지적하지는 않겠지만, 자연스럽지 않은 문장들이 간간히 눈에 들어왔다. '루공-마까르'를 꾸준히 출간해 주는 출판사에 감사할 뿐이고, 20권을 다 내주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결정판 아르센 뤼팽 전집 4 결정판 아르센 뤼팽 전집 4
모리스 르블랑 지음, 성귀수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813』에 이어지는 작품.


『813』말미에 뤼팽은 모로코에 파병된 외인부대원으로 '돈 루이스 페레나'라는 이름을 갖게 되는데, 이 편에서는 내내 그 이름을 사용한다. 넘치는 자신감, 초인적 직관, 미녀 밝힘증은 여전하지만, '돈 루이스 페라나'라는 이름으로 변신을 전혀 하지 않는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 그 뿐 아니라 공익의 수호자의 면모를 과시하는데, 전편들처럼 도둑질도 하지 않고 총리나 경시청장 같은 고위직들의 신임을 듬뿍 받으면서 거의 자유롭게 활동하는 탐정이 된다.


내용도 굉장히 재미있다. 사건 속에 사건이 있고, 사건 속에 또 다른 사건이 있다. 범인을 잡았다 그 배후에 누군가가 있다. 그래서 궁금증을 불러일으킬 뿐 아니라 계속해서 읽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데드풀' 같은 끝없는 허풍이 이어지다보니, 모리타니 왕국을 프랑스령으로 귀속시킨 게 그 자신이었다는, 개념이 안드로메다로 갈 법한 부분에서는 살짝 지루해지기도 했지만, 모리스 르블랑의 필력은 『수정마개』가 끝이 아니었던 것. 


한편, 시간 설정이 특이하다. 사건의 시발점이 된 2억 프랑의 유산을 남긴 모닝턴은 1919년 '인플루엔자'로 앓아 누웠다가 독극물로 사망한다. 나는 그가 1918년부터 대유행한 스페인독감을 말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해설에 따르면 작품은 1914년, 전쟁 중 집필된 것으로, 전쟁 후 일어날 세상을 염두에 두고 썼다는 것이다. '미래에 유행성 독감까지 예견했다는 것인가'라는, 나만의 착각에 잠깐 웃음을 지었다.


다만, 뤼팽 장편의 백미라고 할 만한 역사적 사건이나 전설(『속이 빈 바늘』), 당시의 국제정세(『813』), 정치 스캔들(『수정마개』)에 기반한 에피소드가 없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 도둑질을 안 하다보니, 끝모를 예술적 취향도 여기서 멈춘다. 이제 겨우 4권인데, 그럼 다음 뤼팽은 또 어떤 모습을 보일까 궁금해진다.

페레나를 둘러싼 영웅신화는 그 위용을 차근차근 갖추어왔던 것이다. 그 속에는 초인적인 에너지와 기적 같은 담력, 황당무계한 상상력과 기발한 모험심, 그리고 강인한 완력과 냉철한 정신력 등등, 도저히 아르센 뤼팽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신비스러운 인물의 모든 특징이 고스란이 담겨 있었다. 이를테면, 좀 더 이상화된 업적으로 더욱 위대하게 승화된 아르센 뤼팽의 새로운 모습이었다!

"난 아무것도 믿지 않아. 다만 끊임없이 탐구할 뿐이네. 무엇이든 최초로 마련되는 기반 위에다 하나의 가설을 세울 뿐이지. 가장 그럴듯한 가설을 말이야. 그리고 생각하는 거지.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서두를 생각은 없습니다. 내가 하는 모든 말은 입 밖으로 내기 전에 그 한마디 한마디가 충분히 숙고된 것들입니다. 어느 한가지도 소홀히 흘려버려서는 안 되는 얘기이죠. 왜냐면 얘기 속에 담긴 사실들을 중구난방으로 헤집어 본다고 해서 결코 이번 사건이 해결되는 게 아니며, 오로지 가능한 한 충실하게 갖춰진 이야기를 따르는 가운데 문제 해결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난 신문 따위엔 눈길조차 주지 않고 지냈습니다. 어리석은 정치 놀음이나 지저분한 사건들을 눈으로 섭렵하느라 매일 소중한 30분씩 허비하는 게 그토록 불가피하고 필수적인 일일까요?"

"내 공격을 막아낸 건 당신 자신의 재능만이 아니었습니다. 분명 기적 같은 행운이 당신을 집요하게 보호하고 있었습니다."

머뭇거리는 것도, 생각에만 골몰하는 것도 그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단번에 파악하고 싶었고, 순식간에 깨닫고만 싶었다. 별다른 단서라든가 모호한 추론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중대한 순간마다 갈 길을 가르쳐주었던 그 놀라운 직관력 한 방으로 일사천리 꿰뚫기만을 원했다.

핍밥받고, 희생당하고, 삶의 열정을 상실한 사회적 약자들. 그들 모두에 대해 돈 루이스는 한결같이 애틋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는 자신의 명철한 지성과 자상한 조언, 경험과 힘을 그들과 함께하고, 필요하다면 직접 시간을 할애해 자기 스스로 나서주기도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