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읽는 백범일지
김구 지음, 도진순 엮음 / 돌베개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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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 쉽게 읽는 백범일지

지은이김구/도진순 엮음

  : 백범의 소원과 우리의 소원


                       

                           <1>

아라비안  나이트속의 알라딘이 램프를 문지르면  램프의  요정 지니가  연기처럼 피어 올라 나와 소원을 말하라고 한다.  알라딘은  램프의 요정 지니를 통해 세가지 소원을 성취한다.

어릴  때,  나는  알라딘 램프의 소원 이야기 보다 동화속에 나오는 어리석은 나무꾼의 세가지 소원의 교훈이  더 기억에 남았다.  

어쩌면 나도 나무꾼처럼 쏘세지를 코에서 떼는데다  귀중한 소원을 낭비 해버리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소원을  멍청하게 함부로 빌지 말아야지.  

누가  들어줄지도 모를 소원 세가지를  나 혼자서 심각하게 고민 했던 적이 있었다.

만약에  나 한테 알라딘 램프의  요정이 나타나서 소원을 빌라고 하면 나는 뭐라 해야 할까?

아주  큰 부자가 되는 것?  이쁘고  좋은 사람 만나는 것무병장수 하며 사는 것?

그런데  만약 램프의 요정 보다도 훨씬 스케일이 크신 창조주 하나님께서 소원을 빌라고 한다면 무슨 소원을 빌어야 할까?


지금으로 부터  약 80년 전 백범김구(白凡金九:  1876~1949)선생은 하나님께 세가지 소원을 말 했었다.

"네 소원이 무엇이냐? 하고 하나님이 물으시면" 으로 시작 되는  <백범일지> , <나의 소원>에서  백범선생은 세가지 소원을 말한다. 그런데 그는  모두 다 똑 같은 바램을 말했다.  

"나의 소원은 대한 독립이오"  (한 두개는 다른 걸 빌어도 되지 않았을까? )

개인의  부귀영화가 아닌 우리나라 독립을 말하는 스케일을 보면 범부인 내가 생각하는 소원과는 차원이 달랐다.

어릴  때는 김구선생이 바라는 대한독립을  단순히  일제 치하에서 독립하는 것 이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제서야 읽게 된  <백범일지>를 통해 그가 바랬던 대한 독립은 단순히 일본에게서 나라를 되찾는 것만 뜻하는 것이 아니 였음을  깨닫게 되었다.

사실  그가 진정으로 바랬던 대한 독립은 실제로는 이루어 지지 않았다.

우리 나라는 남한과 북한이 갈리는  분단 국가가 되었기 때문이다. 우린 아직  '통일 대한민국'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의 소원은 통일~" 이란 노래를 부르게 된 건지도 모르겠다. 

,  전지전능한  하나님께서는 백범 선생님과 우리의 소원을 언제쯤 들어 주실 려나?


      <2>

보통  10월은 문화의 달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올해 2024년 시월은 예년에 비해 더욱 뜻 깊고  의미 있는 날들이 많았다.

먼저  101일은  국군의 날 사열 행사를 통해 우리의 국방력을 세계에 알리는 하루 였었다.

광화문  광장 상공 위로 전투기가 날아 다녔고현무-5 미사일이 위용을 드러냈고, 대한민국 군인들의 절도있게 행진하는 모습을 이순신 장군께서 큰 칼 옆에 차고 지켜 보고 계셨다.

그 뒤로 10 3일은 개천절, 하늘이  열리는 날이었다. 이번에 <백범일지>를 보고 알게 됐는데 원래 개천절은  1949년 이전에는  음력 10 3일 이었다고 한다.

단군  할아버지가 나라를 세운지  4357년이나  되었는데 이제서야 세계 무대에서 우리나라가 점차로 중심이 되어 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10 9일은  한글날.  요즘 방송에 나오는 외국인들의 한국어를 구사 능력을 들어 보면 예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수준이 높아져 깜짝 놀랐다.  얼굴을 보지 않고 말만 들으면 한국인이  말하는 것과 전혀 분간을 할 수가 없을 정도다.

원래  우리나라 말이 외국인들이 배우기가 쉬운 언어 였었나?  우리말과 글을 너무도 쉽게 배울 수 있다니.  세종대왕님의  위대함은 시간이 갈 수록 높아만 가는 것 같다.

바로  그 다음날, 10 10 저녁,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소식을 들었다.

, 드디어 우리나라에서도 노벨상을 받는 날이 오다니….

그동안  노벨상을 받는 나라 사람들을 보면서  부러워 하고 우리나라는 언제쯤 받을까 하며 한숨 내 쉬는 일이 없게 되었다. 이것은 노벨 문학상을 탄 한강 작가의 개인의 영광을 넘어서  대한민국의 경사가 된 것이다.

앞으로는  우리나라가 물리학이나 의학, 경제 같은 다른 분야에서도  받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10월 하순부터는  블랙핑크의 '로제' 와 미국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함께 부른 <아파트>가 세계적인 히트를 치고 있는 중이다.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서구사회에 콩글리쉬 발음 'APT'가 그대로  불려지고 또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한국식  음주 문화도 유행 되어지고  있다.

10월은 정말이지 대한민국 '국뽕'  맛을  제대로 보여주는 달이 되었다.

이쯤  되면 '한류(韓流)'  세계적 주류(主流)에 들어가서 이제 곧 일류(一流) 가 될 것 같다

앞으로 한국의 물결은 주류로 흘려 들어가 하나의 흐름으로 이룬다고 예언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류즉일류, 일류즉한류 !(韓流卽一流, 一流卽韓流 한류가 곧 일류다!)


사실  지금은 한류라는 용어보다 ‘K’ 를 붙여 K- pop, K- 드라마 , K- 영화 등 우리나라 문화 예술을 상징하는 용어로 많이 쓰이는 것 같다.

원래  한류는 90년말 밀레니엄이  다가 오는 시기에  중국, 일본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에 유행하기 시작한 우리나라 문화 콘텐츠들을 말한다. 그 당시 전성기였던  장동건, 안재욱, 김희선  같은 1세대 한류를 주도했던 사람들의 아시아에서 인기는 지금의 BTS 급이었다.

내가 중학생  때인 80년도 후반만 해도  홍콩의 스타들이 신드롬을 일으키며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었다. 급기야는 주윤발과 장국영, 왕조현 같은 배우들이 우리나라를 방문해서 CF광고를 찍기까지 했다.

그 뒤로 약 10년 만에 상황은 역전되어 한류가 아시아 전체로 유행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한류  현상은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현상이 아니었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계속 진화를 하고 있는 중이다.  영화, 드라마, 노래 뿐만 아니라 지금은 전방위 문화와 산업 분야로 확산 되고 있다.

이제는  이제껏 한류를 주도했던 영상과 노래 같은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분야를 넘어선 문화와 연결된 산업으로 까지  전 세계인이 좋아하는 문화 콘텐츠들을 계속해서 확장하고 있는 중이다.



<백범일지> <나의 소원> 에서 백범은 우리나라가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했다

그는 부강한 나라가 되기 보다 오직 한 없이 가지고 싶은 문화의  힘을 가지길 원했다.

그는  왜 부강한 나라 보다 문화의 힘을 더 원했을까? 문화의 힘으로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는 남에게도  행복을 주고 싶어했기 때문이라 했다.

이제  당신이 그토록 바랬던 문화 강국이 된 우리 대한 민국의 지금의 모습을 본다며 백범선생께서는 어떤 생각을 하실까?  하늘에서  뿌듯해 하지 않으실까?

"우리 민족이 주연 배우로 세계의 무대에 등장할 날이 눈 앞에 보이지 아니 하는가?"

선생의 외침이 들리는 듯 하다.


 <3>

23년전에 나는 상해 임시정부 청사를 찾아 간 적이 있다.

2000년 초반은 인터넷이  제대로 보급이 안 되었던 시절, 여행 안내 책과 지도를 가지고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를 중국인들에게  물어서  겨우  찾아 갔다.

지금의 주소는 상하이 황푸취 마당루, 당시 주소는 프랑스 조계 보창로 309번지,주위에  비슷하게 생긴 낡은 상해식 양옥집은  도로 옆 문 앞에 간판이 없었다면 정말 찾지 못 할 뻔 했었다

처음엔 그 시절 일제의 눈에 띄지 않게 은폐를 위해서 중국인들이 밀집한 거주 지역에 위치한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이 초라한 건물이 과거 우리 대한 민국의 임시정부 청사였다니!    나라 없이 살았던  우리 민족의 서글픔이 그대로 느껴졌었다


<백범일지>를 보면 김구선생은 1919, 44세의 나이에 상해로 망명했다.

임시정부에서  문지기라도 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는데 선생은 경무국장에 임명된다.

그 후  상해에서 임시정부의 요직을 맡으며 1931(56)에는 한인 애국단을 창단한다,

창단  다음 해인 1932 1 8일 에 '이봉창(1901 ~1932)'의사가 일왕 히로히토에게 수류탄을 투척했다. 또 같은 해 4 29'윤봉길(1908~1932)' 의사가 상해 홍구공원(虹口公园)에서 물병 폭탄을 던져  의거를 일으켰다.

 

임시정부  청사건물은 그 시절 상해식 가정집을 사용한 것으로 당시의 물품이나 유품들이 전시 되어 있다. 좁은  공간을 유용하게 사용한 느낌이었다.

건물은 3층 구조로 되어 있는데 마지막 3층 공간에는 별도의 전시관이 마련 되어있다.

임시 정부 관련 문서와 사진들이 전시 되어 있는데 마지막 코스에는 이봉창 의사와 윤봉길 의사가 거사를 일으키기 전에 남겨둔 사진이 걸려져 있다.

정말 밝게 활짝 웃는 모습의 31살의 이봉창 의사와 , 손에 수류탄을 들고 분연한 모습 속에 엷은 미소를 짓는 듯한  24살의  젊은 청년 윤봉길  의사의 마지막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교과서에서  보아왔던 사진이었지만  이곳에서 보면 알 수 없는 감정에 빠져들어 버렸다.

사진  속의 두 분을 바라보자 마자 울컥 하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속 깊은 곳에서 펑펑 울고 싶을 정도로  서러움인지 안타까움 인지 모를 감정에 북받쳤다.

 


정말  내가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지 모를 정도로 내 안의 울림은 요동을 쳤었다.

나만  이렇게 눈물을 흘린 줄 알았는데 나중에 임시 정부를 방문 했던 내가 아는 지인 분도 나와 같은 경험을 말씀 하셨다. 아마도 한국인이라면 거의 모두가 두 의사분의 사진 앞에서 눈물이 나는 걸 경험 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이건 무슨 감정 이었을까?


나는  우리 나라 임시정부는 눈물의 정부 청사라고 생각한다.

나라  잃은 서러움과 일제에 맞서 타국땅에서 온갖 치욕을 견디며 살아야 했던 우리 선조들의 한이 맺힌 곳이다. 대한민국 독립운동의 근거지 로서 온갖 어려움을 견뎌야 했다. 게다가 임시정부는 내부적으로 민족주의니  공산주의니  민주주의니 하며 서로 다른 사상으로 일치 단결을 하지 못 했던  안타까운 곳이기도 하다.

결국  임시 정부는 서로 다른 사상의 분열로 무정부 상태의 국면까지 치닫게 되었다.

<백범일지> 상권 마지막 부분에는 이에 대한 안타까웠던 당시의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

단결의  어려움이 그때나 지금 나라가 돌아 가는 상황이 별 차이가 없어 보이는 것 같아 더욱 씁슬한 마음만 들었다.

우리는 위급할 때 마다 단결하는 민족이라 했는데 왜 우리 정치는 국익 보다 개인의 이해 관계에  따라 집단 이기주의를 내 세우는 것일까?  예나 지금이나 항상 우리편 네편으로 갈라서 다투고 있다니. , 안타깝다. 우리 정치인들은 왜 나아지지 않는 걸까?

김구 선생님!  우린, 아직도 이러고 있으니 어찌 하면 좋겠습니까?


<4>

<쉽게 읽는 백범일지>는 기존 김구선생의  <백범일지>의 원뜻을  훼손하지 않고 엮은이 도진순님이 현대의 대중들에게 쉽고 널리 읽힐 수 있게 이  시대에 맞는 언어로 다시 풀이한 책이다. 일지라고 해서 일지(日誌) 가 아니다.

백범일지에서 '일지(逸志)'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을 기록한 것' 이라는  뜻이라고 처음 알게 되었다.

또 김구선생의  호 백범(白凡)이란  뜻이 백성, 백정에 쓰이는 백()과 무릇 범()이 합쳐져  우리나라의 평범(平凡)한 백성들을 모두 포함한 의미라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  사람으로 반 백년을 살고 나서야 이제 겨우  백범선생의  백범이란 뜻을 알게 되었다니 참으로 부끄럽다.  <백범일지>를 통해 김구선생과 우리 나라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치셨던 선조들께 참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그분들은 대한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내 던지셨는데.

역사 교과서 몇 줄의 내용을 외우고 다녔던 것이 전부였던 내 역사 의식이 부끄럽다.


<벼랑에서 가지 잡고 오르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니고,(得樹攀枝無足奇)

움켜잡은 그 손마저 놓아야 대장부라 할 수 있으리,(懸崖撤手丈夫兒)>

백범은  청계동에서 만난 스승 고능선(1842~1926)에게 얻은 이 구절을 평생 가슴에 품고 살았다이 구절은 백범이 치하포 사건 때 일본인 스츠다를 죽이기전 마음속으로 되새겼던 구절이며  홍구 공원 의거를 일으키기 전 윤봉길 의사에게 전했던 구절이다.

한 때  백범이 마곡사에서 출가하여 원종(圓宗)이란 법명을 받아 승려로서 삶을 살았는데 불교의 선()에서도 이와 같은 뜻의 구절이 있다. 무문관(無門關) 46() 에 나온다


<백척간두진일보 (百尺竿頭進一步)  백척이나 되는 장대 끝에서 한 걸음 더 내딛어라>

이는 유교에서 대장부가 되는 것과 선에서 대자유인이 되는 법이 똑같이 통하는 것이다.

"저는 영원한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 떠나는 것이니, 기쁜 얼굴로 사진을 찍읍시다"라고 했던 이봉창 의사의 활짝 핀 웃음은 이미 움켜잡은 손을 내 놓은 대장부의 미소 였으며 백척간두에 한 발 더 내딛은 자유인의 모습 이었다.


김구 선생의 드라틱한 인생은 크게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뉜다.

그의  전반부 인생은 1876년에 태어나서  44세 까지 우리나라에서 살았던 삶이다.

젊은 시절 양반이 되고 싶어 글 공부를 했고, 동학에 입교하여 동학혁명에 참가 했으나 실패 했다. 이후 치하포에서  명성황후의  원수를 갚고자 일본인 스츠다를 죽이게 된다.

그로  인해 붙잡혀 감옥 살이를 하게 되지만 많은 이들에게 그의 명성을 알리게 된다.

그 후  감옥을 탈출하여 신분을 숨기고, 한 때 승려가 되어 불교에 귀의 하였으나 다시 속세로 나와 기독교인 되어 교육으로 세상을 구하고 했다.

한 인물이  여러 생을 산 것 처럼 파노라마틱 하다. 선생의 전반 인생은 참으로 파란만장 했다.


그의  후반부 인생은 1919년 중국으로 망명하여 우리나라가 해방이 되기 까지 26년 간 임시정부와 함께 했던 삶이다. 대한의  독립을 위해 남의 나라에서 서러움과 고난을 몸소 겪어야 했던 시절이다.

그 힘든  고난의 시절을 겪고 다시 1945년에 해방된 우리나라로 환국하여 우리나라의 완전한 독립을 위해  애썼다. 하지만 결국 1949년 안두희(1917~1996)에게 암살을 당하고야 만다.

그가  바랬던 우리나라의 완전한 자주적인 독립은 보지 못한 것이다.

 

백범선생이  소원했던 대한 독립은 우리나라가 남의 나라 도움없이 스스로 이루어내는 독립을 말한다.

미국의  도움도, 소련의 도움도, 중공의  도움도 필요 없이 내 나라 국민이 스스로 독립을 이루어 내는 것이다.

먼 과거의 역사에서 신라는 당나라의 힘을 빌려 삼국 통일을 했었고, 가까운 역사에서 조선은 일본에게 치욕적인 식민지배를 당해야 했다.  해방 된 후에도 미국과 소련에게 남과 북이 각각 신탁통치를 당해야만 했다. 이 모두가 나라가 힘이 없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우리는  현대화가 성공적으로 정착되어 선진국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우리의 통일에 대해서는 간섭하는 나라들이 많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와 일본 같은 강대국들에 둘러 싸여 우리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지  의문 스럽다.

우리는 스스로 일어 서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하나로 뭉쳐야 한다.


하나님께서 만일  지금 우리에게 세가지 소원을 말하라고 한다면,

"우리의 소원은 통일입니다. 평화 통일입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해야만 합니다. 

이제는 우리가 세계의 중심으로 우뚝 서야 합니다.  대한 독립 만세!  들어 주실 꺼죠?" 



<답설야중거(踏雪野中去) 불수호난행(不須胡亂行)

금일아행적(今日我行跡) 수작후인정(遂作後人程)'

(눈 내리는 벌판 한 가운데를 걸을 때라도 어지럽게 걷지 말라.

오늘 걸어간 이 발자국들이 뒤따라오는 사람들에게 이정표가 되리니)>


우리의 서울은 오직 우리의 서울이라야 한다. 우리는 우리의 철학을 찾고 세우고 주장해야 한다. - P4

나는 스스로 묻고 대답해 보았다. 나는 어릴 때부터 ‘마음 좋은 사람‘ 되기가 소원이 아니였더냐? - P69

굳은 의지를 다지는 결심의 표시로 이름을 ‘구‘라 하고 우리나라가 완전한 독립국이 되려면 조선의 하등사회, 곧 백정, 범부들이도 애국심이 현재의 나
정도는 되어야 하겠다는 바람 때문이었다. - P184

오늘날 소위 좌우익이란 것도 결국 영원한 혈통의 바다에서 일어나는 일시적인 풍파에 불과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아니 된다. - P306

우리 민족이 주연배우로 세계의 무대에 등장할 날이 눈 앞에 보이지 아니 하는가?....중략....
공원의 꽃을 꺾는 자유가 아니라 공원에 꽃을 심는 자유다. - P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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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서: 관노트                                                     

2024년1028

제목:  we are young


지난주 토요일 북경 배드민턴 한인 연합대회에 참가 했었다.

나는 C 남복 출전을 했다. 작년 이맘 D조에서  C 승급하기 위해 4년의 시간동안 공을 들여야 했었다.  

D조는 항상 나에겐 죽음의 조였다

회마다 우승과 준우승 2팀만 승급이 되기 때문에 경쟁이 제일 치열하다

초심에서 D조로 넘어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D조에서는 병목 현상이 발생한다

그동안 매년 대회에 참가해서 항상 좌절의 맛을 너무 많이 봐서 포기 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해야했다. 포기하지 않은게 정말 이상 정도로 아주 집착하며 운동을 했다.

그땐 알라딘에서 책도 주문해서 읽고 (동호인 배드민턴, 시작해 배드민턴, 배드민턴 전술 등. 빠짐없이 사놨다.) 



레슨도 열심히 받고 레슨 받은 내용은  기록에 남겼다.  학교 수업 내용을 필기 노트에 남겨 둔다는 식으로 나름 훈련 일지를 기록 했었다.  

배운 것을 복습하는 의미도 있고  다른 이유는 혹시라도 나처럼 늦게 배드민턴을 시작한 사람들에게 참고가  만한  남겨 두 싶었다.



45살에 시작한 운동, 일찍 시작한 운동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너무 늦었던 것은 아닌 같다.

그렇게 시작한 운동이 이제 수로는 5년차가 되었다

작년 대회에서 준우승을 하며 겨우 승급을 했다. 그렇게 일년이 지나고 이번 대회에서는 C조에서 B조로 가는 승급에 도전하게 되었다.


결과는 전혀 예상하지도 못한 우승을 해 버렸다.

주위의 사람들의 반응도, 자신도 믿을 정도로 내가 우승을 해버린 것이다.

결승에 오른 상대는 설이(내 큰 아들) 팀이다. 같은 또래의 중장년층이 참가하는 대회에 이제 18살인 설이도 C조에 참가 했었다

예선에서 나는 설이에게 졌었다. 그래서 2위로 올라가 다른 1위랑 준결승을 치뤄 이긴 후 결승에서 다시 만난 것이다.

설이가 지금 한창 때라 순발력과 힘이 장난이 아니다

남들이 말 하길  아빠와 아들의 대결은 대부분 아들이 이긴다고 했었다

오직 편은 완산(내 아내) 만 내가 이기길 바랬다.

설이네 팀은 예선 전승으로 상대방 아저씨들을 초라하게 만들 정도의 점수차로 아주 쉽게 결승에 올랐다.

우리팀은 첫번째 경기에서 설이 팀에게 이미  졌었다. 하지만 이후 다른 팀들을 아주 힘겹게 이기고 결승에 오르고야 말았다. 그 과정이 무지하게 힘들었다.


내가 파트너보다 나이가 많고  친다.  

상대팀은 그런 나의 상황을 알기 때문에 전부 나에게만 집중 포화를 쐈다.

나는 나에게 오는 콕을 막기에 만 급급했다.  피하고 싶지만 콕이 나를 쫓아오는 처럼 항상 한테만 콕이 날라 왔다

그렇게  이리저리 구르다 보니 다리에 경련이 심하게 났다

그래서 잠시 경기를 중단 하기도 했 시합 후 의사에게 간단한 물리 치료를 받기도 했다.  

평소 보다 긴장하고 힘이 들어가니 근육들이 많이 뭉쳐 버렸다

어쨌든 쉽게 결승에 오른 설이와 다르게 나는 너무나  힘들게 결승에 올라 간 것이.


결승 초반 부터 설이 팀에게 6 차이로 지고 있었다

점수 차이가 크게 벌어지자 응원하던 완산도 결국 설이가 이기겠구나 하며 포기하고 밥먹으로 갔었다고 한다

그런데 중반이 넘어 가면서 흐름이 묘하게도 우리쪽으로 유리하게 흘렀다.

설이팀이 번의 실수를 것이다

이때 파트너가 살리면서 경기의 주도권을 우리가 가져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막판에 역전에 성공하고 마지막 끝내 2점차이로 우리가 설이팀을 이겼다.  

사실 설이팀에게 지더라도 준우승이므로 B조로 승급을 하는데 문제가 없었지만 우승까지 하게 것이다.  

평소 아빠의 실력을 인정하지 않는 설이인데 이번에야말로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게 것이다

나중에 설이 말로는 라켓을 바꿔서 진거 라고 패배를 절대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내가 공식적으로 이긴건 이긴거다

승부의 세계는 냉혹한 거다. 설이야.


결국 내가 우승을 차지하고 설이는 준우승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완산도 A 여복에서 준우승을 했다.  

그날 우린 가족은 서로 함께 축하하고 행복해 했다.

정말 하면 된다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닌 같다

거기다 하나 덧붙이면, "하면 된다.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그래,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결국 바라는 바는 이루어 지는 것이다.



대회 뒷풀이가 끝나고 집에 돌아와 시합때 찍었던 사진과 동영상을 편집하며 배경음악을 뭘로 할까 하다가  그룹 FUN   WE ARE YOUNG  선택 했다.

마음은 늙지도 죽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나의 마음은 이 순간 영원한 젊음에 머무를 것이다. 

 


tonight~  we are young ~ so let's set the world on fire 


지금 이 순간 ~  우린 젊어~  그러니까 세상에 질러버리자.


we  can burn brighter than sun    tonight~  we are young~  


우리 태양보다 밝게 타오를 있어.  지금 이 순간~   우린 젊어~



10월의 어느 멋진 날, 우린 젊었다.  


설이의 공격. 하루종일 난 이런 공격을 수도 없이 막아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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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4-10-28 18: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우승 축하축하 합니다.👍👍👏
그것도 젊은 청년을 상대로~~
집중 포화를 멋진 수비로 막아내시는 마힐님이 보이는 듯 합니다.
안세영 선수처럼요^^
근데 아내분께서 정말 마힐님을 응원했을까요?
마음 속으로는 설이를~~ ㅎㅎ

마힐 2024-10-28 21:33   좋아요 1 | URL
아휴..... 불감당한 과찬이세요.. 안세영 선수는 제 입장에서 보면 그냥 신(神)이어서 제가 감히.....
비교 불가예요. ㅎㅎ
그래도 저 한테는 시합이 아니라 전투 였던 것 같아요. 영혼까지 다 태웠어요. ㅎㅎ
그 후유증으로 지금 까지도 온 몸이 쑤십니다.
페넬로페님 말씀 보고 저도 혹시나 해서 다시 아내 한테 유도심문으로 물어 봤는데요. 진짜로 저 응원한 것 맞은 것 같아요 ㅎㅎ 축하해 주셔서 감사 합니다.

자목련 2024-10-29 11: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승, 정말 멋지네요!!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마힐 님은 젊고 젊습니다!

마힐 2024-10-29 11:52   좋아요 0 | URL
자목련님도 젊고 젊습니다! 우리 모두 젊어요! tonight~ we are young~
축하해 주셔서 감사 합니다. ㅎㅎ

cyrus 2024-11-01 20: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죽음(Death)의 조라서 D조였군요... ㅎㅎㅎ 우승 축하드립니다. 마힐 님이 경기에 뛰는 모습이 있는 사진은 없나요? ^^

마힐 2024-11-01 23:49   좋아요 0 | URL
cyrus 님도 민턴을 치시는 지요? 업계의 용어를 아시는 걸 보면…ㅎㅎ 축하 감사합니다. 얼굴 빨개지게 치는 것만 몇 장 찍혔던데 그건 못 올려요. 자세도 엉망이고 창피 합니다. ㅠㅠ 내년 시합때 스매싱 자세 찍히면 그땐 올려 볼께요. ㅎㅎ Cyrus님 즐거운 주말 되세요!

잉크냄새 2024-11-24 13: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제가 아는 지인도 북경에서 배드민턴 동호회 활동하시던데...
아마 같은 동호회가 아닌가 싶네요.
그분도 we chat 에 우리는 젊다는 문구를 중국어로 올리셨더군요.

마힐 2024-11-25 12:12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오늘 북경 날씨는 비가 내릴 듯하며 춥네요.
지인분께서 북경에서 배드민턴 동호회로 활동하시는 군요.
북경에 5개의 한인 동호회가 있어서 일년에 2~3번 정도 함께 교류전을 합니다.
같은 동호회가 아니라더도 아마도 안면은 있을 수 있어요.
나이를 먹으면서 그나마 건강을 유지하는 운동중에서 배드민턴이 지금의 저한테는 비교적 맞는 것 같아요. 잉크냄새님 께서도 건강하시길 바라며 오늘 즐거운 하루 되세요.
 
은랑전
켄 리우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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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은랑전

지은이켄 리우 / 장성주 옮김

  : 작은 발걸음은 원대한 꿈을 담고



지난주(10/13) 일요일 , 여명이  밝아 오는 미국 텍사스 현지시간 아침 7 25분에  우주선 발사시설인'스타베이스' 에서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우주선 '스타 쉽(star  ship)'이 발사 되었다

우주선 발사는 실시간 동영상으로 전세계에  방송 되었다.

이때  가장 화제가 된 것은  우주선 발사시 사용했던 1단계 발사 추진체가 수직으로 천천히 로봇 팔에  안기며 착륙하는 장면이다.



스타  쉽의 전체 길이는 121M, 그 중 탐사선이 50M,  발사 추진체가 71M  라고 하는데 그 거대한 추진체 로켓이 마치 영화속의 한 장면 처럼 불꽃을 품어내며 착륙하는 것 이었다.

발사체의  착륙 성공을 지켜 보는 많은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했다.

나는  이 장면을 보면서 일론 머스크가 꿈꾸는 우리 인류의 화성 이주 계획이 어쩌면 허황된 망상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또 하나의  역사적인 순간이 아닐까?

예전 부터 나는 그가 어릴 때 공상 과학영화나 만화, 소설을 많이 봐서 그런게 아닐까 하는 마음이 강했었다. 

'테라포밍' 하겠다는 그의 포부는 거창하지만  너무나도 비현실적이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어쩌면  정말 테라포밍이 가능 할 지도 모르겠다.

테라포밍(TERRA FORMING)  이란 지구가 아닌  다른 천체에다가 지구와 비슷한 환경과 생태계를 인공적으로 조성하여 인류를 이전 시켜 거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 한다.

과거 SF 소설 속에 등장했던  상상속의 미래의 기술들이 이제는 어느덧 현실 속에 실현 되어 지고 있다. 


이번에  때마침 읽은  '켄 리우(Ken Liu)' 작가의 <은랑전> 은 테라포밍을 비롯하여 과거와 미래의 지구, 우주를 넘나들며 외계인, 변종인류가 등장하는 SF 단편 소설이다.

SF(Scinece Fiction) 라 하면 사이언스 픽션이라 하여  과학 소설을 뜻하는데 이 책 <은랑전>에는  단편 < 은랑전>을 포함하여 모두 13편의 작품이 수록 되어 있다.


그 작품들  중에 먼저 책의 제목으로 쓰인 단편 < 은랑전>   2015년 작 대만 영화  <자객 섭은낭(刺客 聶隱娘)> 을 모티브로 삼았다.  

영화에서  섭은낭의 섭() 은 성씨 이고 이름은 은낭(隱娘)으로  소설  '은랑전' 은 영화속  이름 '은낭'에서 ''''으로 고쳐 쓴으로 보인다.

중국  당나라 시대가 배경인 강호의 무협을 켄 리우 작가는 현대적 시각으로 각색했다

은랑은  어릴 때 스승에게 납치 되어 살수, 즉 자객으로 길러진다

은랑은 스승을 비롯한  두명의 사저(師姐: 스승에게  먼저 입문한  언니)들을 통해 최고의 살수 기술을 배운다.

이들  기술은 물리적 범위를 벗어난 기술들로 이는 신선(神仙) 경지에  이른 무술이다.

마치  이안 감독의 <와호장룡(臥虎藏龍)> 속 유명한 신(scene),  리무바이 (주윤발 분)와 옥교룡(장쯔이 분) 대나무 위를 밟고 뛰고 날으는 장면이 연상 될 정도로 우아하다. 

6년간의 수련 후, 천부적인 자질로 그들에게 실력을 인정 받은 은랑은 스승에게 첫 임무를 맡게 된다.  

당나라 한 지방 절도사를 암살해야 했지만 은랑은 절도사의 따뜻한  마음에 감화가 되어 오히려 절도사를 살려 주게 된다

결국 자객의 임무를 다하지 못한 은랑은 두 사저들과의 대결을 피할 수가 없게 되었다.

이때 은랑과 사저들간에 벌이는 무술 대결은  SF소설 답게 차원의 공간을 이용한다 .  

눈으로  보이는 차원의 싸움이 아닌 다른 차원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은랑과 사저들간의  대결 끝에 은랑은 자객의 삶이 아닌 모두의 평온을 지키는 삶을  선택한다.




작품 < 맥스웰의 악마>에서는  2차대전 말기, 재미  일본인 다마코는 미군의 스파이가 되어 일본 오키나와 섬에 주둔한 일본군 98부대의  기밀을 빼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98부대는 초자연 현상을 검증하는 부대로 유타(무녀) 의 피가 흐르는 다마코는  오키나와에서 죽은 혼령들과 대화를 하게 된다

다마코는 맥스웰(1831~1879) 이 고안 했었던  '맥스웰의 악마' 라는 사고 실험에 실제 혼령을 이용하여  폭탄을 만들려는 일본군의  계획에 몸서리 치게 된다.

광기어린  전쟁의 막바지에 이르러 다마코는 자신을 죽이려는 일본 장교를 피해 필사적으로 달아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미해병의 사격에 쓰러지게 된다.

 "은마리지마" (오키나와 방언으로 "집에 가야지" 라는 뜻 ) 다마코의 영혼은 미국으로 잘 갈 수 있을까?


<메세지> 라는  작품에서는 멸망한 우주 문명의 행성에서 벌어지는 사춘기를 겪는 딸 메기와  그녀의 아빠 제임스의 부녀간의 갈등과 화해를 다루고 있다.

이 작품은  배경만 미래와 우주 문명이지 사실은 현대의 부모와 자식간에 겪는 갈등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방사능에 노출 되어 목숨이 다해 가는 순간에서  제임스가 딸을 탈출 시키며 전하는 마지막  대사, "넌 내가 지금까지 풀어 본 수수께기 중에 최고였어. 사랑한다" 는 오래 기억 될 것 같다.


지구를  지배하는 토닌인 이라는 외계종족과 그들에게 기억을 삭제 당한 여인 조슈아 레넌의 이야기가  <환생>에 등장한다.

"나의 기억이 곧 나다" 라고 한다.  그런데  나의 모든 기억을 지워 버리고 다시 세팅을 하게 된다면?  ''  라고 느끼는 존재가 사실은  뇌에서 빚어낸 착각이라면?

환생이란 것은 나의 모든 기억을 없애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그럼에도  지워지지 않는 기억이 남아 있다면 ?

아니 그 기억을 잊지 말아야 한다면? 

<환생>은 기억에  대한 물음을 주는 작품으로 여겨진다.


<추모와 기도>는 총격 사건으로 희생된  헤일리에 대한 가족들의 입장, 여동생 에밀리, 아빠 그레그, 엄마 애비 게일, 고모 세라의 인터뷰 내용을 담아 냈다.

죽은  헤일리를 기리기 위한 추모가 인터넷에서 어떻게  변질이  되고 파괴되어 지는지를  적나라 하게 보여 줬다.

 

<폭풍너머의 추격전><회색 토끼, 진홍 암말, 칠흙 표범> 에서는 SF보다는  판타지 계열로 웹툰 이나 블럭 버스터 영화 로 제작해도 될 것 같은 소재를 다뤘다.

그중 <회색토끼, 진홍 암말, 칠흙 표범> 은 발현주라는 술을 마시면 사람이 괴인및 동물화가 되어 버린다.  

사람의  몸이  용이나 곰, 호랑이 같은 전투를 할 수 있는 괴인 동물로 변형시키는 것을  발현이라고 한다.

도적떼에  납치 당한 남동생 쇼를 구출하기 위해 누나 에이바와 그녀의 동료들이 겪는 모험을 담았다

그 여정이  마치 삼국지 속의 유비, 관우, 장비의 도원 결의가 연상 되었다.


<진정한 아티스트> 에서는 하이 콘셉트(High concept) 영화, 즉 흥행을  목적으로 제작하는  영화사에 지원한 소피아의 입사 면접 이야기를 통해 빅데이터를  이용하여 어떻게  흥행에 성공하는 영화를 제작 하는지를 알려 준다.  


<비잔티움 엠페시움>에서는  가상현실, 암호 화폐, 블록체인  같은 소재를 활용하여 한 자선단체의  성공과 몰락을 보여 준다. 가상현실을 통한 개인의 공감이 어느새 과거의 신탁과 같은 모습으로 변해가는 미래를 예견 한다.


이 책의 작가  켄 리우는1976년 생으로  중국 간쑤성 란주(兰州) 출생이나 11살에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하버드대 영문과를  졸업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 중국 관련 소재와 하버드 대학이 그의 여러 작품 속에 배경으로 쓰인게 눈에 뜨였다.  

켄 리우는 작가이면서  번역가로도 알려 졌는데 중국 SF작가  최초로 휴고상을 받은 류츠신 작가의 <삼체> 를 영어로  번역했다고 한다. (어쩌면  작가의 롤모델이 류츠신이 아닐까 싶다.) 

이번에  읽은 <은랑전>SF 소설 입문용으로 적당한 것 같다. (류츠신의 <삼체> 같은  수준의 작품 읽기 도전에는 좀 더 수련을 쌓아야 한다. 나도 은랑처럼 6년 정도 수련을 해야 될 지도...)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 X 의 우주 기술 경쟁력이 이미 미국 정부의 NASA를 뛰어 넘었다는 평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러한 일론 머스크의 기술력중 가장 큰 핵심은 로켓 재활용이다.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가는 우주 산업에서 머스크는 로켓 부스터 재활용이라는 아이디어로 경쟁력을 키워냈다. 

그 로켓 재활용 아이디어를 일론 머스크는 SF소설 속에서 얻어 냈다고 한다.  

그가  생각하는 인류가 화성으로 테라포밍 하는 계획도 어쩌면 소설 속의 한 장면으로만 끝나지 않을 것이다.  이번 스타 쉽의 로켓 수직 착륙의 성공이 인류의 원대한 꿈의 또 다른 도약이 되길 바란다.

마치1969 7 21, 아폴로 11호 선장 닐 암스트롱(1930~2012)  인류 최초로 달에 첫 발을 내딛으며 했던   " 이것은 한 명의 인간에게는 작은 걸음이지만 , 인류에게는 커다란 도약입니다"  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또 하나의 역사적 장면이 아니였을까?



저 작은 발자국 하나에 온 인류의 꿈이 담겨 있으니...

적어도 내가 경험한 바로는, 소설 쓰기의 핵심에는 역설이 있다.
소설의 매체는 언어이고 언어는 소통이 지상 과제인 기술이건만, 작가인 나는 소통이라는 목적을 멀리해야 비고소 마음에 드는 소설을 쓸 수 있다.
<서문 중에서> - P9

지구는 홀로세 후기의 환경이 유지되도록 세심하게 조절한 온난 기후가 이어지고, 금성은 소행성을 이용한 중력도움을 거듭한 끝에 궤도가 조정되고 테라포밍까지 완료돼 초록이 무성하고 따뜻한 쥐라기 지구의 복제판 같은 모습이며, 화성은 방향이 바뀐 오르트 구름의 구성 요소들이 지표면에 퍼붓다시피 쏟아진 데다....<일곱번의 생일 중에서> - P33

세상에 존재하는 차원은 너비와 길이와 높이 뿐이라고 생각하겠지.
허나, 은랑아, 그건 착각이란다. 넌 이때것 종이 위의 개미로 살아 왔지만 진실은 그보다 훨씬 더 경이롭단다.
<은랑전 중에서 > - P196

이건 고통의 상품화다! 사진을 특정한 구도에 맞춰 자르고 편집해 거짓말에 이용하듯이, 가상현실 또한 같은 방식으로 조작할 수 있다.
<비잔티움 앰퍼시움 중에서> - P324

우리는 우리가 누군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우리는 답을 알아내려는 노력을 결코 멈추지 않는다.
<은둔자 중에서> - P393

들판의 아룩은 조용히 서 있고자 하나 바람이 그리 놔두지 않는 법이지.
<회색 토끼,진홍 암말, 칠흙 표범 중에서> - P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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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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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당신거기 있어 줄래요?

지은이기욤 뮈소 / 전미현 옮김

  :  시간여행에 대한 사색

 


시간여행정말로 이루어 질 날이 오게 될까

스티븐 호킹(1942~2018)은 생전에 시간여행은 미래로는 가능하지만 과거로는 안 된다고 했다.  그 이유는 이론상으로 빛과 같은 속도인 30만 km로 가는 비행체가 있다면 그 우주선 안의 시간은 느리게 가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주선 안의 시간 지연 현상 때문에 밖에서 보면 몇 십년이 흘렀어도 내부의 시간은 불과 얼마 안되는  시간 밖에 흐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시간여행은 미래로만 가능 하다는 이론이다.

아인슈타인(1879~1955)은 상대성이론과 특수상대성 이론을 통해서 현대 물리학에서는 타임머신을 이용한 시간여행은 불가능하다고 했다하지만 대신 웜홀(worm hole)  을 이용한 시간여행은 가능하다고 했다

웜홀이란 블랙홀과 화이트홀의 시공간을 연결하는 통로로  영화 <인터스텔라에서는 이러한  웜홀을 통해 시간여행을 한다.

그리고 양자역학에서는 '초끈이론'  을 내세우는데 이 이론은 검증하긴 어렵지만 시간여행의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그래서 이제는 과학자들 보다  작가들이  시간여행을  창작의 영역으로 가지고와 이를 소재로  영화나 드라마 소설 그리고 웹툰에 이르기 까지 활용하지 않는 곳이 없다.

  

초창기 시간여행을 다룬 창작물들은 나름 과학적 근거가 있었고 또 타임머신을 이용하는 매개체가 존재했다

그러나 요즘은 그런 근거는 없어지고 시간여행 매개체를 아주 간단히 축소하거나 또 맥락없이 자고 일어나니 과거나 미래로 가게 되는 설정을 남발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아예 클리셰가 되어 버려  어느덧 식상하기 까지 하다.

그  까닭을 생각해보니 시간여행이란  어차피 검증을 할 수도 없고 현실적으로 실행 불가능하니 명확한 근거나 맥락은 작품에서 밝히지 않아도 상관 없게 되어 버렸다

즉 시간여행을 하는 방법은 독자도작가도 서로 모르는 것은 매한가지서로 그냥 묻지도 답하지도 않고 타임머신 같은 복잡한 매개체 없이 곧 바로 간편하게 과거로 보내 버리는 것이  요즘 시간여행물의 추세가 아닌가 싶다.

 

이번에  읽은 프랑스 작가 기욤 뮈소의 소설 <당신거기 있어 줄래요?> 도 이러한 맥락없이 시간 여행을 하는 현대의  수많은 환타지 창작물 중 하나이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이 소설이 나름 재미가 있었는지 2006년 출간 이후 원작을 기반으로 영상화 시켰다

이는 드라마와 영화로  각각 만들어 졌는데 영화는 2016년에 소설과 같은 제목과 내용으로 개봉 되었다.  당시에 김윤석과 변요한이  주연을 맡았는데  아마도 흥행엔 실패한 것 같다. (솔직히 영화가 제작 되었는지도 몰랐다

하지만 이보다 먼저 2013  tvN에서  제작한 드라마  <나인: 9번째의 시간 여행>    당시에 시청률로는 대박을 쳤었다.

사실 나는 소설보다 드라마를 먼저 알게 되었는데 그때 드라마의 모티브가 된 원작 소설이 바로 <당신거기 있어 줄래요?>이란 것을 후에 알게 되었다

드라마와  소설은  기본 골격인 주인공이  9번을 시간 여행한다는 모티브 하나만 같고 서로 전혀 다른 내용으로 전개 된다

 

소설의 주인공 엘리엇 쿠퍼는 2006년의 시간대에 살고 있으며 이제 곧 정년을 앞둔 소아외과 과장이다.  엘리엇은 캄보디아 의료봉사를 하며  촌장의 아이를 치료해준 보답으로 촌장에게서 타임슬립을 할 수 있는 알약 10개를 건네 받는다.

이후 알약을 먹고 나서  30년 전인 1976년으로 돌아가 과거의 자신즉 젊은 엘리엇을 만나고  자신의 소원이었던 옛 애인 일리샤도  만나게 된다.

사실  2006년의 엘리엇은 폐암 말기 였는데  자신이 죽기 전  딱 한번만 이라도 사랑했던 일리샤를  보고 싶은 소원을 이루고자 시간여행을 시도 한 것이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시간여행물에 나오는 기본 틀은 대동소이하다주인공은 현실에서 심각한 결핍을 겪고 있다

그게 돈이든사랑이든정신적인 것이든물질적인 것이든 이유야 어쨌든 주인공의 현실은 행복하지 않은 삶을 살아간다.

그래서 그들은 과거의 인과관계에  집착한다.  만약에 과거의 내가 그렇게 했더라면오늘 내가 이럭하지 않고 있을 텐데... 그때 그렇게 하지 못한 나를 자책하며 과거 때문에 미래의 나는 고통을 받고 있다고 철저히 믿고 있다.  

그들에게 과거는 후회와 회한의 고통을 안겨다 주는 원인인 셈이다

그들은 또한 내가 만약 과거로 돌아가 고통이 되는 씨앗을 없애 버리면 미래의 나는 달라지게 됨을 굳게 믿는다.  이렇듯  시간여행은 인과관계에  집착한다

 

과거의 젊은 엘리엇과 미래의 늙은 엘리엇은 서로 동일한 사람이지만 전혀 다른 사람이란 인식으로 인해 서로 소통하기가  쉽지 않다

그들의 주된 갈등은 '' '로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점이다.

내가 나라는 것을 믿지 못하는 상황즉 내 스스로가 내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 상태와 다르지 않다.굳이 시간여행이 아니더라도  현실 속의 지금의 나는 내 자신의 모든 것을 객관화 시켜 인정 하고 받아 들이고 있는가

 

2006년의 엘리엇은 자신의 소원대로 일리샤를 만나 봤음에도 불구하고 1976년의 젊은 엘리엇의 요청으로 인해  정해진 운명을 바꿔 버리고야 만다.

원래의 운명대로 라면 일리샤는 사고로 죽었어야 했다

그 운명을 알고 있는 미래의 엘리엇은 과거의 엘리엇에게 사실을 밝히게 되고,  과거의 엘리엇은 일리샤를 구하기 위해  미래의 엘리엇의 도움을 받게 된다.

얼핏 생각하면 죽어야 할 일리샤를 시간여행을 통해 살려내는 것은 참으로 낭만적이고 희망적이다.하지만 시간여행으로 관여 했던 미래의 댓가는 결코 낭만적이지 않았다.

차라리 그냥 원래 운명대로 사는 것이 더 낫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미래를 바꾼 댓가는 주인공 엘리엇에게 철저한 고독만을 떠 안겨 주었다.

사랑했던 일리샤와는 처절하게 헤어져야 했고자신의 유일했던 절친인 메튜마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 버린 사이가 되어 버렸다

이렇게 되면  나는 과거의 나와 미래의 나가 힘을 합쳐 나와 타인의 운명을 바꾸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사실 내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것은 내 자신 뿐이다타임머신이나 시간여행의 도움으로 낭만적이고 해피한  엔딩을 맞이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  환타지에 불과하다

시간여행을 통해서 운명을 바꾸는 주체는 시간여행이 아닌  내 자신이 되어야만 한다.

미래의 나와 과거의 나는 다르지 않다.  둘 다 ''  이다

’ 란 실존은 지금, 내가 이 순간에 존재 함을 여실히 알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불가(佛家)의 스승님들 께서는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이 순간이라고 말했다.

금강경의 구절에는 "과거심 불가득현재심 불가득미래심 불가득처럼 "과거심도 현재심현재심도 현재심미래심도 현재심으로 가득 차 공하다고 했다.

과거 현재 미래가 각각 따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는 뜻이다

지금의 나를 보면 과거에 내가 어떻게 살았는가를 알 수 있고현재의 나를 보면 미래의 나가 어떻게 살게 될 지를 알 수 있다고도 했다

그래서 결국 지금의 나가 가장 중요하다는 뜻이 된다

지금 내가 바뀌지 않는 다면 미래의 나는 결코 바뀔 수가 없다즉  인과관계에 집착하는  시간여행속의 과거의 나가  바꿔어야만 오늘의 나가 변하게 되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큰스님께서는 과거는 이미 지나 갔으니 없고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으니 없다고 하셨다

그러니 오직 지금 이 순간만이 존재할 뿐이다.

소설의 제목처럼  '당신거기 있어 줄래요?' 누군가 내게 묻는 다면  '나는 본래  오지도 않았고 가지도 않았으니  늘 항상 이 자리에 있었어요'  라고 답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소설과 드라마를 비교 한다면정말 솔직히 말해서 나는 소설보다는 tvN 드라마 나인이 훨씬 더 재미있었다. 보게 되면  k드라마가 왜  대단 한지  바로  알 수 있다



인생을 다시 쓸 수 있다면 우리는 어떤 실수를 바로 잡고 싶을까?
- P7

WAITING FOR YOUR NEXT VISIT - P127

일리나를 죽게 만든 사람은 바로 자네야 - P177

우리는 두눈에 붕대를 감고 현재를 통과한다. 시간이 흘러, 붕대가 벗겨지고 과거를 자세히 들여다보게 될 때가 되어서야 우리는 비로소 살아온 날들을 이해하고, 그 의미를 깨닫는다.
-미란 쿤데라- - P193

자네는 인생의 한참이나 남은 것 처럼 일리나를 대했어.
사랑은 그런식으로 느긋하게 하는 게 아니야. - P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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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 번의 세계가 끝날 무렵
캐트리오나 실비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수첩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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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백만번의 세계가 끝날 무렵

지은이캐트리오나 실비 / 공보경 옮김

  :  독서는 희망과 믿음을 키우고



 

지난  일년간 나의 독서 생활중에서 소설 읽기의  비중이 가장 낮았다.

사실  나는 소설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

그 편견은  '소설은 전부 허구다' 라는 선입견 때문이다.(그런데  선입견  때문이라기 보다는 원래 학교에서 그렇게 배우지 않았나)

학창시절에서 부터 나는 남여 간의 사랑을 다루는 소설을 제일 싫어 했다.

그래서 인지 알라딘 사이트에서 장바구니에 책을 담을 때 소설  영역은 클릭하지도 않았다. 물론 소설의 종류는 다양하고 남들은 소설속에 사랑이야기가 없으면 재미가 없겠지만 난 그 재미를  도저히 모르겠다.

그런데  알라딘 이웃 서재님들이 올리는 여러 분야의 소설 리뷰들을 보면서 점차 나도 일부 소설은 읽어 봐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최근 접한 안톤 체호프의 단편 소설 이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같은 고전 소설들을 통해 작가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하는지를 들여다 보게 되었다.

즉 그동안  단순히 허구라고 생각 했던 소설은 사실 작가가 소설이란 형식을 빌려 독자와 소통을 하고자 하는 방식이란 것임을 어렴풋이 알게 된 것이다.

그렇게 해서 나름 고심 끝에 선택해서 읽게 된 것이  <백만번의 세계가 끝날 무렵> 이다.

이 책은  나의 본격적인 소설 읽기의 도화선이 되리라 믿었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도화선은 불발이 되었다.

불이 붙다가 중간에 꺼져 버렸다.  ? 도대체 왜 불발이 되어 버렸을까?

, 이건 나의 안목을 탓 할 수밖에 없겠다.


이 책< 백만번의 세계가 끝날 무렵>에 등장하는  남자 주인공 '산티아고 로페즈 로메로(산티)' 와 여자 주인공 '소라 리슈코바(소라)'는 독일의  퀼린에서 만난다.

이들은  몇 번의 죽음과 다시 환생을 거쳐 각기 다양한 상황속의  만남을 이어간다.

여기 까지 보면 처음엔 백만번이나 윤회를 하며 만나는 연인들의 사랑 이야기인 줄 알았다.

또 소설 제목과 표지 그림이 의미 하는 것이  환생을 거듭하여  완성시키는 우주적 차원의 사랑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보는 소설 초반은 나쁘지 않았다.

반복되는  환생과 만남, 그리고 주인공들과  주변 인물 관계들 간의 관계 설정 등, 나름 흥미를 끌었다.  

만약 내가 사는 현실이 진짜가 아니고 설정된 무대 세트 위에서 벌어지는 일이며 내가 겪는 모든 상황이 다 가짜였다면?

이러한  설정은 영화 트루먼 쇼를 본 사람들이라면 대체로 익숙 한 설정이다.

게다가  동일한 지역 한정으로  그 지역을 벗어나지 못하며, 또 시간은 항상 동일한 시간대만 흐르게 된다면?  이 부분은 타임루프(Time Loop) 에 해당하는 설정이다.

타임루프란  특정한 시간대가 동일하게 반복 되는 것을 뜻한다.  대부분의  타임루프 소재의 영화는 주인공들이 타임루프를 벗어나고자 다양한 방법으로 반복해서  노력하는데 그걸 지켜보는 관객의 입장에서는 재미가 있다. 이러한 타임루프 설정에다가  태어나고 죽기를 반복하는 환생까지 추가가 된다면?

이 소설에서는  이 모든 설정들이 전부 하나로 믹스가 되어 있어 초반에 읽을 때는 어쩌면 대작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이 소설의 구성은 모두 3부로 되어 있는데 초반 1부와 2부는 앞의 설정 대로 진행이 된다. 그런데 3부 에서는 앞의 믹스 된 설정들 사이에서 여러가지 오류들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그 대표적  오류는 첫째, 타임루프 라면  어떤 생을 살아도 주인공의 나이는 고정 되어야 한다. 누군가  먼저 죽고 나중에  죽더라도 환생하면 다시 같은 시간대로 리셋이 될 것이다. 그런데 환생이란 설정이 가해지면서  앞서 죽었던 이가 먼저 태어나고 뒤에 죽은이가 나중에 태어면서 사람들의 나이가 변해 버린다. 배경이 되는 공간과 시간은 고정이 되어 있는데 사람들의 나이는  고정 되어 있지 않았다. 뭔가 모순 처럼 보였다.

두번째는  전통적인 윤회관에서 환생을 하면 태어날 때 남여의 성별이 바뀌게 되는데 소설에서는 계속 고정된 성별로만 태어난다.즉 시간과 공간, 등장 인물의 성별은 고정 되어 있지만 나이는 변한다. 그리고 남여 주인공외에  주변인물들은 병풍 역할만 한다. (소라의 연인이 성소수자라는 설정 밖에 기억이 안난다. 무대가 되는 쾰린이 성소수자 천국이라 그런 설정 일 수도 있겠지만...)

결국  니체의 영원회귀론도 아니고, 타임루프 설정도 안 맞고, 윤회 환생의 믹스가 전혀 따로 논다. 이게  작가의 설정 오류가 아니면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소설 속의 두 주인공도 이러한 오류를 미스터리 같은 상황이라 여기고 이 반복되는 환생의 의미를 알기 위해서 둘이 함께 머리를 싸맨다.  읽는 독자도 이정도 쯤이야 나처럼 따지지만 않는다면 그냥 봐 줄 수도 있을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가장 심각한 오류는 두 주인공은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학습 능력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는 것이다. 공간과 시간에 갇혀 있는 자신들의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둘이 합심하여 노력해도 모자랄 판에  만날 때 마다 그냥 싸운다.  이게  난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는거다. 더구나 급기야는 서로가 서로를 살해하는 상황까지 가고야 만다. 루프를 벗어나기 위한 행동이라나? 그러면서도   환생해서 만나면 서로 또  다투고 언쟁을 벌인다.  . 이건 정말....대체 얘네가 왜 주인공인지 이해가 안 간다. (이때쯤 이면 열 받아서 책을 던지고 싶어 지는 충동을 느끼게 되리라)  나중엔 읽다가 오기가 나더라

도대체 작가는 어떻게 결말을 낼건지...두고보자하는 심정.  진짜  작가의 의도적 설정인지, 내가 이해를 못해서 혼자 발악을 하는 건지는 모르겠다. (, 책 읽기가 싫어 지는 것도 또 하나의 체험이 되었다)  

결국 그들의 최종 미스터리 관계가 풀리기 시작한다.

 

그들은 원래 연인도 아니 였으며 같은 우주 탐사선을 탄 동료 였다는 것이  밝혀진다.

같이 탑승했던 우주선이 지구로 귀환 중 고장이 나고 주인공들은 가사 상태에 빠지면서 그들의 무의식  상태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그들은 생생한 실제라고  여겼다.

다시 말해서 남여 주인공이 코마 상태의 뇌 속에서 꾸는 꿈이었던 것이다.

가사 상태에 빠진 그들은 우주선에서 죽어가는 실제 상황에서 그들 무의식에서 벌어지는 환생과 타임루프를  벗어나고자 하는 환영에 불과 했다. 작가는 요즘 유행하는 타임루프, 환생, 메타버스 같은 설정을  비빕밥 처럼 버무렸는데 오히려 각각의 제 맛을 살리지 못한 그냥 잡탕이 되어 버렸다. 결국 코마상태에 빠진 꿈 이었다니... 허탈했다.

그런데 이걸 영화화 한다고?  그것도 원더우먼의 갤 가돗을 주연으로 한다고?

, 이거 참, 말리고 싶다. 스코트랜드 출신의 저자 '캐드리오나 실비'  한테는 미안하지만....

작가가 전하고 싶은 의도는 어떠한 선택이든 잘못된 선택은 없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것 같은데, 이 책을 읽게 된 나도 잘못된 선택은 아니였다고 믿자. 그렇게 믿자구!

아니. 내가 이래서 소설은 안 읽고 싶었다구.


소설가는 소통을 하는 사람들이란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그들의 소통은 일방적이다.

작품을 통해 작가의 정신세계에 현실의 독자를 초대하는 게 그들 만의 소통의 방식이다.

독자는 작품을 감상해야지만 작가의 보이지 않는 세계를 생생하게 체험 할 수있다.

독자가 작가의 그 보이지 않는 세계를 경험하는 순간, 독자는 희망이 보일 수도, 고통을 느낄 수도 있다

만약 그것도 아니라면  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마주 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럴 때  독자는 작가의 세계를 이해 하게 되거나 아니면 못 할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내게 문학은 어렵다. 아직은 작가의 정신을 이해하기에 한참 부족하기 때문이다. (... , 괜찮다. 천천히 하자구)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으로 인해  이제 문학도 드디어 K 문학의 시대가 열렸다.

그런데 이 분 소설이 참 어렵다는데.... 내가 읽고 제대로 이해 하게 될 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열심히 읽다 보면 언젠가는 이해 할 날이 오게 됨 을 믿고...일단 읽자.

어쩌면 독서의 목적이 자신에 대한 희망과 믿음을 키우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산티는 방향을 바꿀 새도 없이 벽에 부딪힌다. 아니 벽을 통과해 버린다. 존재에서 무 존재로 바뀌어 벽을 통과하고 다시 존재하는 상태가 된다. - P246

어머니에게 나는 단순한 사춘기 소녀가 아니라 무한의 시간을 사는 불멸의 존재라고 말하고 싶다. - P269

우리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중요하다면, 그 중 어떤 행동을 했을 때 뻗어나 갈 수 있는 길이 무궁무진 할 텐데 그 중에 하나만 옳은 길 일리 없어. - P285

산티는 늘 해온 대로 세상에서 의미를 읽어내려 하고 소라는 안에서 부터 세상을 부수려 한다. - P332

중요한 건 내가 누구인지 아는 거야, 그래야 어디로 갈지도 알게 돼. - P343

잘못 된 선택이라는 건 없어. 그냥 그렇게 될 뿐이야 - P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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