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를 갔다가 할머니가 파는 부추를 사왔다.

1시간 정도 걸려서 부추를 다듬고 씻어서 물을 빼 두었다.

이런 여유, 30년을 돌아와서 이제야 느낀다.

늘 바쁘고 피곤해서, 1시간 다듬어야 나물이든 무침이든 할 수 있는 요리는 하지 않으려고 했다.

혼자 가만히 부추를 다듬으며, 새삼 이런 여유를 가질 수 있는 나이 든 내가 좋다.

 

어제 안희정에 대한 뉴스는 충격 그 자체였다.

대통령이 되려고 했던 사람이 자신의 욕망을 조절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정말 놀라웠다.

 

이 책은 지금 나에게 꼭 필요한 책이었다.

밀양에 조그만 집을 짓고 새로 가전제품을 들이려했는데, 이 책을 읽고 대폭 줄이기로 했다.

냉장고, 딤채, 세탁기, 청소기, 에어컨 등등 새로 살 목록에서 냉장고와 세탁기만 우선 선택하고 나머지는 살아보고 사든지, 아니면 없이 생활하는 법을 배우든지 하기로 했다.

적게 소비하고, 쓰레기를 적게 내는 삶

올해는 우선 이것을 목표로 느긋하게 시작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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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8-03-06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추 다듬기, 시간 걸리죠.
저는 오늘 세발나물 사왔는데 이것도 가늘어서 씻는데 시간이 좀 걸리네요.
밀양에 집 지으셨어요? 구입하신게 아니라 지으셨다고요? 와, 와~

혜덕화 2018-03-06 19:07   좋아요 0 | URL
몇 해 전 선배 땅을 빌려 농사 지어보니, 참 좋더군요.
퇴직하면 텃밭가꾸며 살기를 위시리스트에 넣었는데, 우연히 우리에게 맞는 땅이 있어 집을 지었어요, 아주 조그맣게.
이제 며칠 쉬었는데, 하루하루가 제겐 감동입니다.
10시에 혼자 마시는 커피, 부추다듬기 등등
신세계에 발을 들인 느낌입니다.
자주 뵐게요. 이젠 시간이 많으니^^
 
나이 든 부모를 사랑할 수 있습니까 - 살아가는 동안 누구나 풀어야 할 본질적인 숙제
기시미 이치로 지음, 박진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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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행위 보다 부모의 존재 자체를 감사하고 받아들이라는 것, 부모가 나를,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오늘 만난 사람처럼 현재를 소중히 하라는 것.
미움 받을 용기에서 인상 깊었던 문장이었는데, 그 말을 책 한 권으로 써 내다니.
그래도 아들 자신이 직접 아버지를 간병해서 별 세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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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은 아버지께 사 드린 것이었다.

친정 가까이 보수동 헌책방이 있는데, 아버지는 국어대사전보다 두꺼운 동의보감을사서는 늘 읽으셨다.

그래서 자신의 공책에 요즘에도 활용할 수 있는 용법(?)을 써 놓으셨다가 기회가 될 때마다 우리에게 알려주셨다.

하지만 대부분의 어리석은 자식들이 그러하듯이, 그 때는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의 이야기를 하시나 하고 흘려들었다.

봄에 솔순으로 술을 담아 주기도 하시고

생강을 편으로 썰어 말렸다가 우리가 먹기 좋게 만들어 주기도 하시고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는, 아홉 번 말리고 아홉 번 볶아서 만들었다는 이런 저런 차와 환을 주시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씽크대 안에 넣어두고 잊어버리고 있다가 결국은 못 먹고 말았다.

아버지가 민간요법을 이야기할 때마다 어머니는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라고 하고, 우리도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었다.

아버지가 좋아하실 것 같아 이 책을 사 드렸더니, 마치 누군가 앞에서 야무지고 찰지게 이야기한 것을 들은 느낌이 들었는지 아버지는 “무슨 말을 이렇게 잘 하는 사람이 있느냐”고 무척 흐뭇해하셨던 기억이 있다. 그 뒤로 고미숙씨의 책은 몇 권 더 사서 아버지께 드렸는데, 이 책을 특히 좋아했던 것 같다.

 

다시 읽고 나니 아버지께서 10년 넘게 사전 같은 책을 옆에 끼고 계셨던 이유를 알 것 같고,  내 몸에 대한 관찰과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느 날 갑자기 병이 툭 떨어지는 것이 아니고, 일상에서의 습관과 음식, 느낌과 행위들의 종합적인 결과라면 나 또한 늙어가고 여태 큰 병 없이 산 행운만을 믿고 계속 건강하게 늙는다는 보장은 없을 테니까.

 

우리 시대의 의료기술은 불치병, 난치병을 고치는 데 주력한다.

보통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에 대해서는 대체로 무관심하다고 할 수 있다. 어찌보면 일상을 내팽개침으로써 병을 있는 대로 키우고는 그 다음에 첨단장비에 의지해 병을 고치는 ‘버라이어티쇼’를 벌이는 느낌이다. p435

 

오래 사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니고, 내 몸 내가 잘 돌보고 건사할 수 있을 때까지만 사는 것이 나는 장수라고 생각한다.

사실은 작년에 읽기 시작했지만 오늘 다 읽었으니 새해의 첫 책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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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해의 첫 책을 3권 주문하고

시간이 더 가기 전에 2017년 읽은 책을 정리해야겠다.

눈이 피곤해서  책보다는 드라마의 재미에 눈을 뜬 해이기도 했는데

그래도 그럭저럭 70여권은 읽은 것 같다.

 

                                        

10권을 읽었다.

태백산맥, 아리랑 모두 다 있었는데 아버지 서재에 있던 책이라 엄마가 다 갖다 버리셨다.

아버지 빌려드린 건데, 엄마는 아버지 물건 정리하실 때 책도 모두 처분해버렸다.

새 책도 많았는데, 정말 아깝다.

 

 

 

 

 

 

 

 

 

 

 

 

 

 

 

 

 

 

 

 

 

 

 

 

 

 

 

 

 

 

 

 

 

 

 

 

 

 

 

 

 

 

 

 

 

 

 

 

 

 

 

 

 

 

 

 

 

 

 

 

 

 

 

 

 

 

 

 

 

 

 

 

 

 

 

 

 

 

 

 

 

 

 

 

 

 

 

 

 

 

 

 

 

 

안나까레니나도 읽었지만 겨우 참고 완독했다.

유시민씨가 하도 감명 깊게 읽었다고 해서 내가 못 본 무언가가 있나 싶어서

다시 읽었지만, 내겐 그냥 지루하기만 했다.

소설도 많이 읽었는데 사실 추리 소설은 제목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다 그게 그거 같아서 읽고 나면 왠지 시간이 아까운 느낌.

 

적절한 균형을 그나마 참 재미있게 읽었고

독서만담도 재밌게 읽었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은 고미숙의 동의보감-이 책도 아버지방에 있었는데 버리셔서 재구매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는 여러 번 다시 읽어도 좋은 책

-50권만 선정해서 가진다면 이 책은 당연히 포함-

 

줄 서 있는 책은 서유기와 오늘 주문한 책들

서재에 읽지 않고 꽂혀 있는 책들을 올 해 모두 읽어줄 계획이다.

나는 늘 현재에 산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들어 생각해 보면, 진짜 내가 시간에 쫓겨 살았구나 싶다.

진짜 바빠서가 아니라,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

이젠 나를 쫓아올 시간보다는 내가 천천히 걸어갈 시간만 남아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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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내 마음입니다 - 서툴면 서툰 대로 아프면 아픈 대로 지금 내 마음대로
서늘한여름밤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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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이들은 참 똑똑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업난에 주눅 든 젊은 친구들에게 토닥토닥 해 줄 것 같은 책. 내 마음에도 위로가 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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