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헛에서 피자 한판을 시켰다.
아빠가 출장갔다 오시면 같이 먹었음 싶는데
윤희가 제일 먹고 싶은 것이 피자 란다.
실컷 먹고 싶은 대로 먹어 보거라란 마음에 큰 판은 시켜
어른 하나 아이셋이 나눠 먹는다.
처음엔 내 몫이라 끼어 찬 윤희가 한개를 다 못먹어낸다.
음식에 욕심을 부리지 말라고 하며 더 먹고 싶으면 얼마든지 먹어라고
말하지만 눈빛이 못믿는 눈빛이다.
식탐하는 아이에게서 마음이 저려 온다.
우걱우걱 열심히 먹어대는 모습을 보니 내 마음 반갑지 않다.
남은 것을 호일에 꼭 사서 냉동실에 이름을 적어 넣어 둔다.
먹고 싶을 때 얼마 든지 먹을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한마디 더 덧붙인다.
음식은 얼마든지 있으니 조금씩 먹고 먹고 싶을 때 더 먹어라고.
그러나 왠지 불안한 눈빛.
그 눈빛을 가지게 한 어른들이 원망스럽다.
저녁내내 코를 콜며 잔다.
불을 켜 놓고 잤다.
윤희의 코고는 소리가 문득 걱정된다.
살을 빼야 하는데... 어린이 비만은 심각한데.
그러면서도 윤희의 식탐에 나의 마음이 약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