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의 선물 풀빛 그림 아이 10
크리스 반 알스버그 글 그림, 김경연 옮김 / 풀빛 / 200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가을은 이렇게 온단다


책 표지에 두 사람이 앉아 있다. 어른과 아이. 어른은 저 먼 하늘의 기러기 떼를 바라보고 있고 아이는 그야말로 천진난만한 얼굴에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어른을 바라보고 있다. 둘 다 긴 소매를 입고 있고 앉은 곳의 잔디는 황금색으로 변해 있다. 저 두 사람은 앉아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이제 눈부신 여름이 지나가고 차분한 가을이 왔다. 창문을 열면 싸늘한 공기가 집안 구석으로 스며들고 아이들은 긴 옷을 꺼내 입는다. 봄,여름,가을,겨울 계절을 어디서 오는 것일까? 아이들에게 그저 봄 다음이 여름이고 여름 다음이 가을이고 가을 다음이 겨울이다고 설명하기에는 간을 안 한 국 같다. 소금 안한 국에 소금을 넣되 어떤 소금을 넣어줄까 생각하다가 집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제목부터 아이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어? 나그네가 어떤 선물을 주고 갔을까?” 나그네가 준 선물을 찾은 아이들의 눈망울에는 호기심이 가득하다.


가죽옷을 입은 사람을 차에 치는 바람에 집으로 데리고 온 베일리씨와 그의 딸 캐티와 엄마는 남자가 기억을 되찾을 때까지 같이 생활을 한다. 남자의 이상한 행동과 베일리씨의 집만 아직 파란 빛으로 물들어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도대체 나그네의 정체는 무엇일까? 아이들과 그림을 쫓으며 하나 하나 찾고 있는 사이에 나그네가 떠나가고 베일리씨의 집은 단풍이 물 들었다.


자! 얘들아? 이 나그네는 누구일까요? “나그네는 무슨 선물을 주고 갔을까요?

이 물음 한 가지로 아이들은 답을 맞춘다.

가을이 깊어 가기 전에 가을이 어떻게 왔는지 아이들과 이 책을 읽어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김혜자 지음 / 오래된미래 / 200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전쟁은 안 된다. 절대 안 된다. 꽃으로도 아이들을 때리지 마라” 는 소망에도 불구하고 또 그 놈의 전쟁 때문에 아이들과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부모들이 운다. “애들아 일어나! 일어나!” 통곡 소리는 끊이질 않는다. 말로만 들은 나라 한 번도 가보지도 않은 나라 러시아. 그 나라의 온 국민이 운다. 가장 약한 어린이를 군사전력으로 삼아 희생양으로 만들어 온 전쟁은 이번 러시아 사태에서도 여전히 아이들을 자신의 재물을 삼았다. 다시 한 번 전쟁이 인간을 어디만큼 잔인하게 만드는가를 본 내 눈이 밉다.




전쟁은 인간을 악마로 만든다. 어린 아이에서부터 노인까지 그 전쟁 속에 포함된 인간이란 존재는 더 이상 인간이라 말하지 못한다. 인질범의 입에서 “나도 아이를 가진 부모로서 미안하다” 고 말한다. 미안함을 알면서도 양심에 그릇됨을 알면서도 죽여야 하는 것이 전쟁이다. 승리한 자는 춤을 춘다. 전쟁에서 진 자는 살아남은 기쁨보다 죽는 것이 행복이다. 춤을 추는 승자는 피 묻은 손으로 승리의 깃발을 들지만 그들의 온 몸은 피 묻는 손 보다 더 가득한 피가 고여 있을 것이다. 시신을 부여안고 놓지 못하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지금 죽어 있는 자식들이 현실이 아니고 꿈이다. 같이 울었다. “하느님 당신은 왜 침묵하고 있는지요?” 외쳤다.


읽은 지가 한참이나 된 책을 다시 들었다. 그림들을 훑어보았다. 중간 중간 밑줄을 그은 곳을 다시 읽어 본다 “아프리카는 정말 신이 잠깐 잊으신 땅일까요?”에 첫 번째 밑줄이 쳐져 있다 밑줄 쳐진 곳을 다시 훑으며 중간 중간 사진을 들여다보니 내가 걸친 모든 겉치레가 부질없고 부끄러움을 느낀다. 집에 고이 모셔둔 다이아몬드에서는 아프리카 사람들의 피와 눈물을 느낀다. 내가 이걸 가짐으로서 그들의 피를 갖게 되었다는 생각에 나 자신을 자책한다. 왜 싸우는 건지, 누굴 위해서 총을 쏘아대는 것도 모르는 채 죽이고 죽어가는 이들, 그리고 살아남은 자들....... 건물만 파괴 되면 좋으련만 인간성도 파괴된 전쟁의 끝에 그들에게 누가 과연 희망을 안겨 줄까? 그런 면에서 난 그들에게 손을 내민 김혜자를 존경한다. 온갖 스캔들과 상업성이 난무하는 연예계의 세계에 김혜자의 존재는 평소 그들을 꼴깍게 생각해온 내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자신의 눈을 빌어 세상 사람들에게 굶어 죽어가는 아이들을 알렸고 그 글을 보고 전쟁은 나의 일이 아니다 라고 생각하는 세상 사람들도 잠시나마 눈을 떴다. 그가 장작더미에서 타고 있는 인간의 육체를 보며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느끼고, 집착하고 , 울고, 웃고 하는 것들도 결국은 연기처럼 사라지고 만다는 것을 깨달았듯이 전쟁을 준비하는 그들도 그 연기를 맡아야 된다.


책의 중간쯤에서는 밑줄도 끊여져 있다. 밑줄 긋는 것조차 미안해서 일 것이다. 우리의 과거도 전쟁을 겪었듯이, 그 전쟁이 인간을 인간이 아니게 만들었음을 알듯이 또 모든 인간은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알듯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저주받을 욕심의 끝은 이제 막을 내려야 할 것이다. “삶의 목표는 행복에 있습니다. 그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종교를 믿든 안 믿든, 또는 어떤 종교를 a믿든, 우리 모두는 삶에서 더 나은 것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나는 삶의 모든 행위가 행복을 향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본문P252


우리는 다 같이 행복해야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성가도 문학의전당 시인선 7
이상옥 지음 / 문학의전당 / 2004년 9월
평점 :
절판


“고성 가도”를 집어 들어 소파에 비스듬하게 드러누워 오랜만에 시집을 읽는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이곳에는 나의 입가를 절로 미소 짓게 하는 이  내 고향이 숨쉬고 있다. 마산, 고성, 통영, 진주 등 낯설지 않은 도시 속에서 펼쳐진 눈에 보이는 향연은 내 가슴을 뛰게 한다. “고성 가도”를 달리면서 찍은 가등은 얼마 전 내가 대평으로 달리면서 찍은 모습과 흡사해서 “이 무슨 인연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꼬불꼬불한 대평길. 양 옆으로 진양호의 잔잔한 물결에 하얀 백로는 떼 지어 놀고 길가에 핀 백일홍의 잔치에 넋이 빠진 나는 위험을 무릅쓰고 한 손으로 핸들을 한 손으론 디카를 잡았다. 그 얼마나 위험천만한 일인가?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보니 이 시인도 나와 같은 심정에서 위험한 감수를 하셨나 보다하는 생각도 든다. 우린 모두  디카의 매력에 빠졌나 보다.  시인처럼 그 속에 내 마음을 담은 시 한편만 있다면 금상첨화겠는데......


 작년에 디카를 샀다. 아이들의 커 가는 모습을 담으면서 디카의 매력에 빠졌다. 보이는 곳 마다 온통 찍어댔다. 처음에는 아이들의 얼굴을 담았지만 나중에는 모든 것을 다 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록 “쪼그리고 앉은 산”에서처럼 같은 산골짜기를 담았어도 음문조차 환하다고 생각도 못했지만, 전깃줄에 앉은 참새를 담으면서 “푸른 색종이 같은 하늘 누가 긴 금 죽죽 그었나”고도 감히 상상도 못했지만, 카메라 속에 담아 놓은 모습과 메모는 뒤돌아서서 보면 충분히 마음을 들뜨게 만든다. 디카속의 영상과 시가 어우러져 있는 이 책을 보니 세상에 쫓기어 살아가는 그저 살아간다는 곳에 의미를 둔 한 인간의 삭막함에 부끄러울 따름이다. 시골에 가서 뛰노는 닭을 봐도 평화를 느낄 수가 없었고 그저 닭이라고 하는 단어만 떠올리고 매일 보는 “남강”에서 실루엣이라고는 발견하지 못하는 삶. 아파트 사이에 푸른 도화지 같은 하늘을 발견하지 못하는 삶, 도심의 한복판은 그저 시끄러울 따름이라고 느꼈던 내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담아 놓은 사진을 꺼내어서 한 줄 갈겨 본다. 굳이 좋은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니더라도 일상생활을 담아 놓은 이 시집처럼 나또한 내 주위의 사진 속에 생명을 주고 싶다. 가느다란 실눈을 좀 더 크게 떠서 인도의 모퉁이에 쏟아 오른 하트 잎 애기똥풀에게도 노래를 불러 주고 싶다. 저 멀리 폐지 줍는 노인을 디카로 찍어 그 정지한 순간에 마음을 곁들여 나도 한 살림을 차려야겠다.


 얼마 전 천왕봉 등반을 위해서 산을 오르는 걸음마다 나도 그 한 살림을 차렸다. 바위 속을 뚫고 나오는 나무와 물줄기를 찍어 “너 일찍이 이 속에서 얼마나 많은 고달픔을 이겨내었는가?” 하고 수 많은 사람들이 밟아서 창자를 드러낸  뿌리가 그래도 파아란 잎을 피우는 것을 찍으면서 “너도 이렇게 살아가는데 만물의 영장인 인간인 내가 무엇인들 못 이겨내겠는가?” 하고 시인처럼 노래하였다. 디카로 찍은 사진의 한 편에 마음을 심어 놓으면 그 절절함과 그 순간의 심정을 더 자세히 간직할 수 있겠다는 뜻에서 말이다. 이 디카 시집을 보지 않고는 그저 흘러 보내는 하찮은 물이었을 것인데 나는 엄마의 젓줄처럼 고요히 간직했다고 본다. 그래서 난 이 시집을 본 감회가 남달리 새롭다.


 이 시집은  기존의 시집에서 보이는 알 수 없는 시인들의 깊이는 모두 파괴되었다고 본다. 어려운  낱말에 의미를 부여하고 시인의 머릿속을 파고들어야 만 비로소 해석이 가능한 수많은 시집과 대조적인 이 시집은 누구나 보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의 군단이었다. 아무리 좋은 글이라도 할지라도 읽는 이로 하여금 어렵게 만들어 느낄 수 없다는 그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일상을 끌어 와서 자연스러운 말로 나를 이끌어 준 이 시집은 디카를 가지고 무엇이든지 찍어대는 곳에 위안을 삼는 나에게 “시는 언어예술이면서도 언어를 넘어 선다”라는 문덕수 시인의 말처럼 내가 디카로 찍어 둔 모든 사진들에게도 “언어 너머 시”로 이끌어준 반가운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이들과 책을 읽고 나 또한 즐기기 위해서 새벽같이 일어나 일을 마무리 짓는다. 그저 머릿속에는 빨리 일을 끝내 놓고 아이들 읽을 책을 선정하고 나또한 한 줄 더 보고 싶은 마음뿐이다.

 

 

 

 

 

 

 

 

 

 

 


 

 

 

 

 

 

 

어제 도서관에서 빌려온책. 가장 인기가 많은 책은 "누가 해를 먹고 있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아빠가 등산을 하시면서 캐오신 송이 버섯.  자그만한 요것이 저렇게 크게 피었네. 민수왈 " 비오면 저 안에 들어가면 되요!" 호호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