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보이 Oldboy 1
츠치야 가론 외 지음 / 아선미디어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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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올드보이가 개봉되었다. 말로만 들었던 올드보이. 급하게 만화가 원작이라 하여 보게 되었다. 10년간 아무 이유도 모른채 감금되어 살아야 했던 청년을 그린 이야기로 실로 오랜만에 초를 아끼며 보았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자신이 전혀 의식하지 못한채 남을 상처주면서 살아 갈수 있다는 생각에. 그리고 내가 남에게 원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다시 한번 나의 과거에 그런 일이 없었을까 하고 반성하게 된다.

누가 이 만화책의 묘미는 반전에 있다고 한다. 어떻게 반전할 것인가? 만화속 두 주인공이 영화속 최민식과 유지태라고 하는데 유지태는 왜 그런 원한을 가졌을까?

실로 오랜만에 보는 만화다 내일은 당장 만화속에서 풀지 못한 의문을 영화로 보면서 풀어 봐야겠다.

그리고 살아가면서 남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과 무의식 중에 내가 남에게 상처 준 일이 있을련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며 모든 나에게 조금이라고 상처받은 이는 꼭 용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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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야, 안녕? 사계절 그림책
제니 오버렌드 지음, 김장성 옮김, 줄리 비바스 그림 / 사계절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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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차게 바람이 분다. 겨울 바람이 분다. 다른 일요일 같으면 벌써 산으로 들로 놀러 다녔을 것인데 쌀쌀한 겨울바람 덕분이 따뜻한 아랫목에서 책과 친구가 되었다. 아이들에게 읽혀 줄 동화책이 나의 것이 되어 버리는 일은 자주 있지만 이번엔 다시 읽고 싶어 하는 아이들에게 책을 빼앗듯이 하며 감탄 감탄 감탄. 성교육책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이런 감동을 얻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경이로운 그 자체. 나도 이랬다는 자신만만함. '그래 맞아 맞아 그때는 고함을 치는 거야. 그래야 고통이 좀 덜하지. 아! 맞다 그때 나도 돌아 다녔어. 아기가 좀 더 잘 나오라고. 계단도 많이 오르내리고. 당신은 애 안 낳아 봐서 모를 거야. 얼마나 아픈데. 낳고 나서 아기를 보면 얼마나 감격스러운데.' 구구절절 남편과 아이들에게 난 뭔가 된 듯이 뻐기며 쉴 사이 없이 이야기를 했다.

아기가 엄마의 엉덩이에서 나오는 장면은 나에게 탄성을 지르며 눈물을 글썽이게 했다. 그러면서도 재빨리 아이들의 눈치를 살폈다. 뭔가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는 나의 생각. 너무나 열심히 뚫어 보는 아이들. 이때다 싶어 평소 아기는 어디서 나오느냐는 물음의 대답을 확실히 해 주었다. 아기의 탄생을 준비하는 온 집안 식구들을 하나하나를 짚어 가며 표정을 살피며, 아가의 탄생은 이 세상에서 가장 기쁜 일이라고도 하였다. 그리고 커다란 쟁반위에 놓인 태반은 징그럽기 보다는 소중한것이다는 것도 이야기 하였다. 아이들이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자기들도 이렇게 소중하게 사랑을 받으며 태어났다는 것을 느끼는 것 같았다.

지은이는 출산을 가족들의 사랑과 믿음과 기쁨을 나누며 집에서 하기를 권하고 있다. 현실에서는 실행되기가 참으로 어렵지만 다행스럽게 남편과 같이하는 출산으로 변해 가고 있다. 여자 혼자서 참아내는 산고의 고통을 옆에서 보는 남편과도 나누는 것이고, 탄생의 기쁨도 같이 나누는 것이다. 소중한 생명의 탄생을 기다리는 가족 그리고 출산의 고통과 기쁨을 나누는 가족. 사랑하는 생명이자 그 생명이 이루어낸 사랑하는 나의 가족인 것이다.

파스텔 톤으로 아주 부드럽게 그린 그림의 이 책은 한 사람 한 사람의 표정으로 경이로운 생명 탄생과 가족의 사랑을 느끼게 해 주며 굳이 글을 읽지 않더라도 그림만 보아도 사랑과 행복이 가득 숨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아기가 꼭 책을 품에 안고 잔다. 나의 아기야 “너도 이렇게 기다리며 소중하게 태어났단다.” 이 세상 모든 아기들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이 책속과 같이 탄생을 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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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뱅이를 아시나요 파랑새 사과문고 1
김향이 지음, 김재홍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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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뱅이를 만나고 나니 새벽이다. 큰딸은 방귀를 뿡뿡뀌며 자고 둘째는 이불을 덮어줘도 어떻게 아는지 차 버린다. 막내만이 처음과 같이 돌부처님 마냥 자고 있다. 귀여운 것들, 천사같은 것들. 대낮의 한바탕 소동과는 달리 자는 모습은 모두 뽀뽀를 천번 만번 해 주고픈 모습들이다. 지금 이 시간 아이들을 보면서 미소지을 수 있는 것은 아마 '쌀뱅이를 아시나요' 를 만난 덕분이 아닐까?

흰저고리 검정치마 검정고무신, 노란 머리 긴 속눈썹 빨간 운동화 개나리 치마, 꼭 잡은 야무진 손. 그네들의 모습은 어쩜 나 어릴적 윗집에 사는 할머니집에 놀러온 서울 언니와 나의 모습이었다. 쌀뱅이의 옷, 신발, 머리핀, 맛있는 과자, 할 수만 있다면 그애의 몸과 바꾸어 버리고 싶었다는 주인공. 쌀뱅이가 언니 언니라고 불러 주기만 해도 살빛이 하얗게 될 것 같다는 주인공. 지금 나의 입은 옆으로 짝 벌어지고 있다. 나도 쌀뱅이처럼 되고 싶었다. 서울 언니의 예쁜 말씨에 언니의 얼굴도 예뻐보였고 소꼽놀이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언니는 동화속의 공주 같아 보였다. 나도 서울에서 살았으면, 나도 피부과 하얗으면, 나의 손도 언니처럼 갸냘폈으면...... 자꾸 자꾸 피식피식 웃음이 나온다.

미국으로 입양되어 간 쌀뱅이가 사진작가가 되어 방문한 고국에서 어린 동무를 찾음으로써 옛 기억을 찾는다는 이 이야기는 짐승도 귀소 본능이 있듯이 더욱더 인간이기에 집으로 돌아 가고픈 심정을 잘 나타내고 있다. 동무를 만남으로 어린 시절 기억을 더듬는 쌀뱅이는 우리의 못먹고 못입던 시절 수없이 많이 타국으로 입양되어간 글도 말도 잃어 버린 아니 잃어 버렸지만 내 것을 찾으려는 입양아들일 것이다. 경제가 나아져 선진국 대열에 섰다고 하지만 아직도 타국 입양은 비일비재하고 뿌리를 알지 못하고 헤매는 입양아들은 이 곳도 아니고 저 곳에도 완전 소속될 수 없는 슬픔 가슴을 안고 살아 가지나 않을까?

이 곳에 산재한 7편의 작품은 김향이님의 가슴이 어떤 곳에서 보다 더욱 더 가득차고 있다. 암울했던 우리 역사의 단면도 외동자식을 기다리는 할머니를 바라보는 손녀의 시선으로 독자들에게 생각하게 하고, 정신 지체 장애인인 삼촌을 생각하는 조카, 고향을 등지고 도시생활을 하며 끝내 말을 잃어 버린 버버리 할아버지는 우리의 노인을 다시 한번 기억하게 한다

홍점이의 얼굴에 크게 난 붉은 반점은 하느님이 홍점이를 잘 찾아볼 수 있게 남긴 사랑의 표시로 자신의 큰 아픔과 콤플렉스를 순화하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책의 구석구석에 소외된 곳의 아픔과 희망을 아주 따스하게 나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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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샤쓰 길벗어린이 작가앨범 3
방정환 지음, 김세현 그림 / 길벗어린이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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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학년에 다니는 둘째 딸이 드디어 울음을 터뜨렸다. 그 울음소리가 아이의 가슴을 뻥 뚫어 줄거라 생각하기에 나는 울지마라는 소리대신 실컷 더 크게 울어라고 속상한 딸의 마음에 더욱더 설움이 더하도록 부채질을 했다. 우는 이유인즉 윤희 언니는 옷도 많이 사주고 신발도 사주면서 왜 나는 안 사주냐는 것이었다. 윤희는 몸에 맞는 옷이 없어 꼭 사야 되고 너는 작년에 입은 외투며 입을 옷이 많이 있으니 안 사는 것이라고 타일러도 어린아이인지라 자꾸 사는 윤희의 옷에 설움이 복받혔는가 보다. 한달에 한번 먹는 통닭을 앞당겨 먹자고 어느 정도 아이의 설움을 달랜 뒤 통닭이 오기 전에 막간을 이용해 <만년샤쓰>를 읽어 주었다.

창남이의 익살스러운 표정은 어쩜 큰 딸을 닮았는 것 같다고 하였고 어깨로 둘러 맨 헝겊가방은 용감한 작은 딸을 닮았다고 했고, 자신의 가장 기본적인 것만 남기고 불이 나 오갈데 없는 이웃들에게 나누어준 창남이 어머니는 엄마를 닮았다고 하였다. '맞다.맞아' 아이들의 맞짱구 소리에 힘을 얻어 두번이나 읽어 주고 나니 작은 딸 눈에 눈물이 뚝 뚝 나의 눈에도 눈물이 뚝뚝. 눈만 동그랗게 뜨고 있는 큰딸과 네살박이 민수. 작은 딸과 나는 우는 김에 서로 부둥켜 안고 실컷 울었다. 딸은 창남이가 너무 불쌍하다고 울었고 나는 옛날 나의 어려웠던 어린 시절이 복합적으로 떠올라 설움이 더했다.

익살스럽고 가난도 부끄러워 하지 않고 자기의 처지를 웃음으로 넘길 줄 아는 창남이. 옷 한가지에도 까탈을 부리며 더 많은 것을 원하는 오늘날의 너나 할 것없는 우리 아들 딸들. 무엇이 소중한 것인지도 모를 정도의 풍부한 환경에서 사는 것이 진정 아이들을 위하는 길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처한 환경에 어리지만 긍정적이게 살아가는 창남이. 결코 울지 않고 늠늠하게 살아가는 창남이. 그러나 창남이 역시 어린이였기에 눈이 멀어 보지 못하는 엄마를 생각할때 참지 못하고 쏟아 놓은 눈물은 창남이 선생님도 울렸고 친구들도 울렸고 우리 온가족을 울려 놓았다.

통닭을 잘못 시켰나. 아니 책을 읽어주는 시기가 안 맞았았나? 한동안 아이들과 나는 따끈한 통닭이 왔지만 금방 먹지를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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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아 창비아동문고 175
박기범 지음, 박경진 그림 / 창비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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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학교에서 징계 받은 문제아들을 일정한 시설에 수용하여 소년원식합숙 훈련을 시킨다는 정부의 소년원법개정안이 각의에서 통과 되었다. 공교롭게도 내가 이 문제아라는 책을 읽고 있던 중이었던 까닭에 정부의 이 발표는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할지 아니면 문제를 일으킨 아이들에게 문제아라는 딱지를 붙이는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게 될지 나에게 여러측면에서 생각을 해보게 하였다

니일의 써머힐에서는 도둑질을 한 아이를 도둑놈으로 몰기 보단 사랑으로 감싸주면,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면서 자연히 도둑질은 치유된다고 하였다. 이처럼 도둑질뿐만 아니라 오늘날 우리 어린이들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문제를 일으키며 살아가게 된다. 우리 세대들이 다 겪은 일이기도 하다. 문제아의 주인공인 창수도 자신의 가정형편상 신문배달을 위해 오토바이을 타고 다니고, 사소한 시비로 불량배들과 싸움을 벌이게 되지만 가슴은 언제나 어린아이일 뿐이다. 보통 아이처럼 대해 주면 창수도 평범한 애인데 하지만 주위에선 언제나 창수에게 문제아라는 꼬리표 붙인다. 따뜻하게 한 마디라도 이유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었더라면 창수의 가슴속은 엉어리지지 않았을 것이다. 여기에서 가르치는 선생님의 자질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창수의 선생님처럼 주위에서 들은 이야기 한가지로만 선입견을 가지고 창수를 문제아라는 낙인을 찍기 보단 대화를 하면서 좀더 따뜻하게 감싸 안았더라면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나는 나를 문제아로 보는 사람한테는 영원히 문제아로만 있을 것이다” 라는 창수의 슬픈 독백은 문제아를 바라보는 우리의 사회에 그들을 바라보는 태도를 달리해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며, 진정 사랑으로 감싸 줄 때 문제아가 평범한 어린이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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