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차게 바람이 분다. 겨울 바람이 분다. 다른 일요일 같으면 벌써 산으로 들로 놀러 다녔을 것인데 쌀쌀한 겨울바람 덕분이 따뜻한 아랫목에서 책과 친구가 되었다. 아이들에게 읽혀 줄 동화책이 나의 것이 되어 버리는 일은 자주 있지만 이번엔 다시 읽고 싶어 하는 아이들에게 책을 빼앗듯이 하며 감탄 감탄 감탄. 성교육책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이런 감동을 얻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경이로운 그 자체. 나도 이랬다는 자신만만함. '그래 맞아 맞아 그때는 고함을 치는 거야. 그래야 고통이 좀 덜하지. 아! 맞다 그때 나도 돌아 다녔어. 아기가 좀 더 잘 나오라고. 계단도 많이 오르내리고. 당신은 애 안 낳아 봐서 모를 거야. 얼마나 아픈데. 낳고 나서 아기를 보면 얼마나 감격스러운데.' 구구절절 남편과 아이들에게 난 뭔가 된 듯이 뻐기며 쉴 사이 없이 이야기를 했다.아기가 엄마의 엉덩이에서 나오는 장면은 나에게 탄성을 지르며 눈물을 글썽이게 했다. 그러면서도 재빨리 아이들의 눈치를 살폈다. 뭔가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는 나의 생각. 너무나 열심히 뚫어 보는 아이들. 이때다 싶어 평소 아기는 어디서 나오느냐는 물음의 대답을 확실히 해 주었다. 아기의 탄생을 준비하는 온 집안 식구들을 하나하나를 짚어 가며 표정을 살피며, 아가의 탄생은 이 세상에서 가장 기쁜 일이라고도 하였다. 그리고 커다란 쟁반위에 놓인 태반은 징그럽기 보다는 소중한것이다는 것도 이야기 하였다. 아이들이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자기들도 이렇게 소중하게 사랑을 받으며 태어났다는 것을 느끼는 것 같았다. 지은이는 출산을 가족들의 사랑과 믿음과 기쁨을 나누며 집에서 하기를 권하고 있다. 현실에서는 실행되기가 참으로 어렵지만 다행스럽게 남편과 같이하는 출산으로 변해 가고 있다. 여자 혼자서 참아내는 산고의 고통을 옆에서 보는 남편과도 나누는 것이고, 탄생의 기쁨도 같이 나누는 것이다. 소중한 생명의 탄생을 기다리는 가족 그리고 출산의 고통과 기쁨을 나누는 가족. 사랑하는 생명이자 그 생명이 이루어낸 사랑하는 나의 가족인 것이다.파스텔 톤으로 아주 부드럽게 그린 그림의 이 책은 한 사람 한 사람의 표정으로 경이로운 생명 탄생과 가족의 사랑을 느끼게 해 주며 굳이 글을 읽지 않더라도 그림만 보아도 사랑과 행복이 가득 숨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아기가 꼭 책을 품에 안고 잔다. 나의 아기야 “너도 이렇게 기다리며 소중하게 태어났단다.” 이 세상 모든 아기들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이 책속과 같이 탄생을 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