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아지매들이랑 커피타임을 하면서 한 아지매가 나를 흉내 내었다.
"소현아, 정신 안 차리나... 도대체 정신을 어디다 두고 다니노!!!!"
아침에 이렇게 고함을 질렀다. 왜 동네에서 다 알도록 크게 들렀는고 하니......
내가 그렇게 고함을 지른 원인은 남자때문이다. 열심히 돈을 벌이고 있는데
늦게 출근할 줄 알았던 남자가 오더니 "밥"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바쁜것도 안 보이는지....
먹을려고 하면 아이들 먹을때 같이 먹던가..... 실컷 뒤집어 자고 있더니만....
바쁜데 몇번이고 와서 "밥 안주나" ."밥주라..배고프다."
가게에는 시원한 국물이 없다고 하면서 아무거나 한 그릇 먹기를 원하는
나의 생각과는 달리 콩나물국을 해 달라고 한다...속이 엄청 쓰리다면서.......
속으로는 꽉!!!!그래도 쨉싸게 집에가서 북어랑 냉장고에 있던 콩나물을
가지고 와서 끊일 생각으로 건너가는데 소현이가 친구랑 가는것이 보였다.
보는 순간 그냥 난 돌아버렸다. 또 분홍색의 선명한 슬리퍼가 눈에 보인 것이다.
거기에서 동네 사람들 다 들을 정도로 위의 말을 했는가 보다...
예쁘게 말할 것도 딱 남자가 신경을 돋구면 아이에게 불똥이 튀고 ...
한 두번도 아니고 몇번이고 슬리퍼를 끌고 가는 소현이를 보니 남자랑 같이 꽉이다.
어제 저녁 6시쯤 가게를 맡기고 집으로 가니 끝까지 뒹굴고 있을
남자는 보이질 않고 민수는 방에서 자고 소현이는 시험지를 풀고 있었다.
이상하다 싶어 보니 운동중이다. 팬티만 입고 하고 있는데 땀이 두두두둑
떨어져서 밑이 엉망이다. 수건을 여러개 받혀 놓고 난 거실에 누워서
정말 대단합니다고 치켜세워 주니 소현이가 엄마도 운동을 하라고 했다.
엄마는 하기 싫다고 하니 또 하는말 엄마는 책보는 것이 더 좋죠하는 것이다.
그래 엎드려서 책보는 것이 운동하는 것 보다 더 좋다면서 저녁상을 차리기 시작했다.
민수가 깨어나고 남은 돼지고기 뽂아서 잘먹고 수박 한 쪽씩 다 먹고 치웠는데..
(남자에게 물어보니 저녁을 굶을 거란다) ... 한참뒤에 샤워를 끝내고 또 뒹굴더만
슬슬 배가 고프다고 난리다...이럴때 나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안 먹는다 할때는
언제고.........우띠..... 그래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다고 드시와요 하면서
상을 차리고 남자는 상치에다 마늘과 땡초를 찍어서 먹고 나서 배를 두드리며
있는데 전화가 왔다. 남자의 친구가 촌닭을 잡아와서 바베큐를 하고 있으니 빨랑 오라고..........
나에게 가자고 했지만 내 배도 너무 부르고 아이들을 챙기고 가기도 귀찮고 해서
혼자 갔다 오라고 했더니 미안한지 자꾸 같이 가자고 난리다. 괜찮다고
나는 그냥 빨리 잘란다고 하면서.........술을 작게 먹으라고...요새 계속 폭주를 한다고
하면서 엉덩이 살살 두들겨서 보내주고 어느새 잠이 들었는데...........................
따르릉...... 몇시냐...전화가 왔다.... "문 좀 열어 주슈"
으 술냄새... 쏙 들어간 배는 온데간데 없고 허리밸트는 임신 8개월짜리의 배 아래 걸쳐지고....
문만 열어 주고 한마디만 했다.... 조금 작게 마시지요..-..-
침대에 누워 자는 척을 하면서 옷벗는 걸 보니 참으로 가관이다...
윗도리는 잘 벗는데 바지를 벗는데 몇번이고 넘어진다.........순간적으로 그래 잘 한다..
.한 동안 잠잠하더니........" 내일은 꼭 저녁에 술이 고프다며 소주한잔 하자고 해야지.......
마지못해 같이 술잔을 돌리면서 오늘 왜 먹었는지 후회하도록 본때를 보여줘야지...
." 나는 남자가 술을 연거푸 먹을때는 남자의 속이 엄청 고달프다고 느껴지는 찰라에
술상을 또 봐온다...나랑 같이 한잔하자고...오늘은 이상하게 술이 땡긴다고하면서
ㅋㅋㅋㅋ그러면 남자는 마지못해서 또 한잔을 한다...그러면서 술잔을 한개이다.
내가 먹고 주고 돌아가다가 보면 남자의 주 특기가 민수야 책읽자 하면서
한쪽으로 돌아서 앉는 것이다... 그러지 말고 딱 한잔만 더 ...한잔만
..더....ㅋㅋㅋ그러면 그 뒤의 몇달간을 술이라고 하면 거절을 한다....
몇년동안 써 먹었는데 아직까지 남자는 그 진가를 모르는지....
오늘 저녁도 속 풀어 준다고 얼큼한 매운탕을 끊여서 술잔을 돌려야지...아싸라비아^^^^^
날씨가 너무 좋다...신발을 전부 빨아서 옥상에 널었는데 눈이 부시다....
우와.....온 세상이 다 깨끗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