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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영등포 역을 지났다. 중간에 선로가 문제가 있어서 다른 선로로 간다고 연착이 된다는 방송을 했던지라 많이 늦을 줄 알았는데 거의 제 시간에 도착을 하는 것 같았다. 이제는 서울이에요 하고 묻는 아이들에게 자신있게 대답했다.  소현이는 피곤한지 눈이 가물가물한데 중간에 한 숨 잔 민수는 말똥말똥하다. 아무쪼록 서울에서 아이들 안 잃어버리고 무사히 다녀오길 속으로 빌고 서울역에 내렸다.
그런데 서울역은 진주역이 아니었다. 진주는 나오는 구멍이 하나인데 서울은 나오는 구멍이 몇개 나 되었다. 남자가 어디에서 만나기로 했냐고 했는데 다짜고짜로 서울역에서 대답하니 기가 차는 듯하다. 젠장 와 봤어야 알지.-..- 남자에게 무작정 TV에서 본 서울역 간판이 있는 곳으로 가자고 했다. 우주님 전화라고 알 수 있느니까 안되면 전화 하지 하면서..(그런데 계속 내 고물 휴대폰이 서울와서 더말썽이다.-..-) 한 50보 정도 갔을까? 어떤 남정네한테서 전화가 왔다. 

"책울타리님이세요. 저 마태우스인데요."   ..............
그 순간  이 목소리는 정말 상냥한 서울남자의 목소리... 으매 목소리 한 번 보드랍네.^^^ 아니나 다를까 그분도 서울 남자였던 것이다. 목소리가 징그러울 정도로 귀여웠다. 나는 남자를 보고 이제는 큰일 났다고 했다. 서울 사람들이 내 목소리 내 행동을 보고는 아마 기겁을 할 것이라고...그러면서 괜시리 옆에 아이들을 보고 사투리 쓰지 말고 지금부터 조용히 해라고 했다. 소현이가 그럼 엄마 지금부터 우리 아무 말 안해요 한다..아니 아무말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고 조용히 이야기 하라고........어쩌지. 지금부터 서울말을 쓰는 것도 안 되고 조금 연극을 해서 나긋나긋하게 아주 얌전한 척이라도 해 볼까? 지금의 이미지가 사람들의 인상에는 딱 박히는 건데........그러나 자신이 없다. 1시간 정도는 그럴 수 있지만 그 이상은 ....그래서 포기했다. 사람은 처음 만났을때 편안하면 끝까지 편안할 수 가 있다는 신념하에...(그런데 나중엔 이것이 주책 바가지가 되었다-..-) 
 

드디어 만났다. 마태우스님 우주님 느림님이 나와 있었다. 마태우스님과 우주님은 사진으로 봐서 알 수 있었고 느림님은 나오신다는 코멘트는 봤는데 혹시 느림님이시냐고 묻기가 실례될까 싶어  묻지를 못했다. 나중에 물었다. 역시....너무 반가웠다... 인상은 캡 짱이었다. 정말 내 동생 같았다.

지하철을 처음 타 보는지라 그냥 서 있었다. 마태우스님이 여기 저기 다니시는 것 같았다. (서울에 온 적은 몇번 있었지만 택시 타고 다녔기 때문에 아직 지하철은 한 번도 못 타 봤다. 민수를 배었을 때 와 보고는 몇년만에 처음인데 소현이 말대로 정말 사람들이 많았다. 역시 서울이야^^^^^)

소현이는 느림님의 손을 잡고 나는 우주님을 따라가고 남자는 알아서 오겠지뭐. (지하철 타는것이 걱정이다는 나를 보고 집에서 무시를 했다.)  민수를 보고 너는 이제부터 엄마보다 저 예쁜 이모를 따라 다녀야 길을 안 잃어버린다고 해더니 민수가 더 바빴다. 우주님 꽁무니만 쳐다 본다고. 쪼금한 녀석이 이곳에서는 우리 엄마가 소용없다는 확실히 느꼈는지 우주님 뒤만 쫄랑쫄랑. 극기야 내 손도  뿌리치고 우주님 손을 잡을려는 것을 내가 목격했는데 결국 미녀의 손을 잡기엔 간이 너무 작았던 것 같다. 한 번 밖에 없는 기회를 놓치다니 민수야 ... 엄마가 안타깝다. 보들보들한 우주님 손을 잡았으면 너가 정말 행복했을텐데.....그렇담. 소현이는 마태우스님의 손을 잡았을까? 그렇게 마태우스님을 좋았했는데....(얼굴 보고)   그러나 소현이는 이모를 좋아하는 주 특기 대로 느림님과 마치 한 몸이 되는 듯 했다. 정말 정말 울 동네의 이모들 같은 느림님과 거의......(나중엔 내가 너무 미안했다. 느림님 미안)

이제는 우주님 집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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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온 집안이 울음 바다였다. 7시30분 밥을 먹다가 나온 남자의 한 마디 때문이었다. 남자가 잠수교도 잠기고 서울이 지금 물난리가 난 모양인데 그냥 취소하는 것이 어때? 하는 말 한마디...
나도 장대같이 오는 서울의 비가 원망스러웠지만 이 비에 아이들도 위험할 것도 같았고 나오시는 분들에게도 괜히 폐를 끼치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우주님에게 상황을 알아볼려고 전화를 할려고 하는데 소현이가 갑자기 아무 소리도 안하고 밥상머리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는 것이 아닌가? 뜨아했다. 남자와 나는 마주 보았다. 그러면서 아빠가 가기 싫어서가 아니고 너무 비가 많이 온다고 하니 너희들이 위험 할 것 같아서 그런다고 했지만 아무말도 안하고 닭똥 같은 눈물이 뚝뚝....

그 모습을 보니 나도 남자의 한 마디가 원망스러워서 눈물이 뚝뚝. 민수가 엄마와 누나가 우는 것을 보고 눈물이 뚝뚝...그야말로 남자는 죄인이 되었다. 소현이는 밥이 안 먹고 싶다고 벌건 눈으로 방으로 들어가고 민수도 뭘 아는것처럼 엄마 서울 안가요를 반복하고. 나는 나대로 우리집 남자가 비가 와서 차가 막히더라도  한 번 가보자고 했으면 하고 섭섭해 하고.
그렇게 해서 우리의 침묵은 계속 되었다. 설거지를 하고 있으면서도 남자의 마음을 알지만 섭섭한 것은 이루말 할 수가 없었다.
그당시 내 마음은 이러했다.
"어디 두고 보자. 일단은 내 일로 간다니까 저러는 거지. 나는 자기가 아무리 술을 먹고 늦은 시간에  열 번을 친구들을 다 데리고 와도 열 번을 편안하게 해 줄려고 노력했건만.....나는 내 몸이 아무리 피곤해도 시댁의 무슨 일이던지 하하 호호 열심히 했건만..두고 보자. 조금 있으면 있을 시어머니 칠순 잔치에 나는 무관심하리라 (실제론 절대 그렇게 못하지만)"

그러나 남자의 말 한마디가 우리의 맘을 또 되돌려 놓고 말았다. 장난감 놀이를 하고 있던 민수에게 "민수야 이 장난감도 서울에 가져 갈 거가?" 하는 한 마디에 소현이는 나에게 살짝 다가와서 "엄마 아빠가 갈 건가봐요" 하고 귀뜸을 해 주었다.  나는 웃으면서 "언제 아빠가 안 간다고 하더냐고. 예약 해 놓은 차비가 아까워서라도 엄마는 갈거야" 고 하면서 아침의 일은 깡그리 잊고 민수 손을 잡았다.

무겁다며 남자는 배낭을 메고 나는 민수 손만 꽉 잡고 문을 나섰다. 정말이지 날씨는 상쾌했고 코 끝을 스치는 바람은 충분히 우리를 들뜨게 만들었다.  소현이는 룰루 랄라 아침의 재앙(?)은 깡그리 잊고 그렇게 꿈에도 그리던 롯데월드를 가게 된 것이다. 이 번 시험을 잘 치르면 롯데월드에 간다고 해서 소현이는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9살의 딸과 수준이 같은 옹종한 내 속이 또 얼마나 우스운지.....

기차 여행이다. 아이들의 말만 믿고 그야말고  기차를 택했다. 그러나 가는 도중에 정말이지 엉덩이에 좀이 쑤셔 죽는 줄 알았다. 아이들은 기차에서 딱지치기를 하고 드래곤볼 게임도 하고 별로 지친 기운도 없었다. 기차가 한 정거장 설때마다 "여기가 서울이에요"하는 소리를 여러 수십번은 더했고 소현이는 화장실이 신기한지 10번은 드나 들었다.

남자가 내 옆에 앉아서 살며시 손을 잡았다.
"뭔 속이 밴댕이 소갈따지냐고. 애미나 얼라들이나 똑 같다" 고  한다. 나는 "미안해요, 그래도 서러운데 어떡하냐고" 하면서 다시 한 번 손을 잡고. 속으로는 우리 시어머니의 칠순 잔치를 잘해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딱지 치기를 아이를 흐뭇하게 바라 보았다.

장장  7시간 기차를 타고 가야 하는 서울 나들이. 그러나 이런 기회가 아니면 언제 해 보냐? 먹고 살기도 바쁜 판국에 저지르지 않고 생각하면 갈 수가 없는 먼 한양길인데......

아이들에게 이름표를 하나씩 달고 (이제는 앞면에 나의 휴대폰을 썼다) 우주님의 집들이를 핑계된 서울 나들이는 시작된 것이다. (우주님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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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서야 책상 앞에 앉습니다. 우주님 덕분에 서재 번개를 했지만 우리 가족들에게는 더 할 나위 없이 재미 있는 하루였습니다.
저녁 숙소를  정하고 남자가 한 마디 하더군요.
"아마 사람들이 이제부터는 너 하고 상종도 안 할거야"고요^^^^
왜냐하면 무슨 아지매가 서울 바닥에 와서 좀 겸손할 줄도 모르고 계속 혼자서만 떠들고 있었다는군요. 저도 그런 생각을 잠시 했었죠. 아무 말도 안하고 듣고 있던 느림님과 우주님에게도 미안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저도 모르게 어색함에서 탈출하려는 듯 계속 떠들게 되었고 나중엔 무슨 말을 했는지도 모를 정도로요. 정말 정말 미안하더군요.
미안해요.

그렇다고 해서 제 일상사가 매일 그런 것은 아니에요. 어떤 자리에서는 한마디도 안 하는 자리가 있는데 우리 번개 자리에서는 오래전 만났던 자리인것처럼 느껴진 이유도 있죠.

계속 계속 미안해 지네요. 주책의 달인이라고나 할까요.

그래도 촌놈의 서울 상경기는 올려야죠.

모두들 고마워요.....

자 지금부터 열심히 두드립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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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나서면 항상 온 집안을 뒤집어 놓는다. 냉장고며 서랍장이며 베란다 마당등을 잠도 안자고 쓸고 닦는다. 아이를 낳으러 갈 때에도 그랬고 수술하러 갈 때에도 그랬다. 하루 이상 집을 비우면 항상 도진다. 이번에는 가족들이 먹을 밑반찬은 준비 안해도 되니 편하긴 편하다.

왜 집을 나서면 이럴까? 누가 와서 뭐라 하는 것도 아닌데 잠도 안 자고 이 난리를 칠까?  그렇다고 해서 텅빈 집에 별로 치울 것도 없지만 더욱더 구석구석 기어 다니는 이유가 뭘까?

멀리 떠나서 집을 생각할 때   단지 정리된 느낌이 좋고 돌아왔을때 상쾌한 기분을 만끽하기 위해서 그럴까?   남을 의식해서 그럴까? 내가 없으면 집에 올 사람이 한 명도 없는데...우리 시어머니는 이제 집으로 전화도 안 하실꺼고 더더욱 오실리는 만무한데...

하여튼 상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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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아이들이 부탁을 했다. 내가 10시30분이면 문을 닫는 관계로 아이들이 만화책을 볼 수 없다고.. 아이들 말대로 혀가 빠지게 뛰어모면 문 닫고 컴컴하단다. 전에는 문 앞에서 "아줌마 아줌마"하고 똑똑 두드리면 내가 쏙 하고 나왔는데 이제는 두들겨도 안 나온다는 것이다. 당연히 안 나오지. 이젠 집에서 잠을 자지^^^^^ 아이들이 시험도 끝났는데 아침 일찍 나가고 밤 늦게 들어 온다고 문 좀 늦게 닫으라고 애원이다. 그래서 1시간 더 연장해서 11시 30분에 닫는다고 했다.

단골 손님들이 가고 나면 나도 집에 갈 거라고 했다. 오늘도 여지 없이 허겁지겁 뛰어온다. 좀 천천히 오지 하니 아줌마가 문 닫을까봐 차에서 내리자 마자 뛰었다고 한다. 어휴! 아이들이 너무 안 되 보인다. 그래서 너거는 시험도 다 끝났고 고 3도 아닌데 이렇게 늦게 마치냐고 하니 아줌마가 어떻게 좀 해 주란다. 내가 능력이 있으면 시험 끝나고 나면 실컷 놀아라고 하겠지만  능력이 있어야지.

학교로 학원으로 유일한 낙이 만화책 몇 권 보는 아이들도 많다. 우리의 현실은 아이들의 피를 빨아먹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부 잘 한 놈이 휼륭한 사람이 되고 잘 산다면 이 세상에 공부 많이 하고 공부 잘한 사람이 최고이겠지만  그렇게는 되는 세상이 아닌데.... 쯔쯔

마지막 단골이 왔다 갔다. 문을 계속 열어 놓았다간 여름 긴 밤에 집에 가는 것은 자꾸 늦어지겠고 그만 가야 되겠다.

앗 ! 또 왔다... 잠도 없냐? 이 밤에 뭐하러 왔냐? 하고 물으니 잠이 안 와서란다. 쯔쯔....어이쿠 . 애인이 없으니까 만화책을 낙을 삼고 있지...빨리 애인 만들어!!!!

내가 책방 아지매가 맞는지^^^^^진짜 갈란다.

오늘 밤에 꿈속에서 만납시다. (비발샘 버전입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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